
가디안ex를 그린 N-DESIGN Inc., 정체는 영화 VFX 회사였습니다
포켓몬카드 일러스트레이터 칸에 사람 이름 대신 회사명이 적힌 카드가 있습니다. 아르세우스V부터 가디안ex SSR까지, 2022년부터 4년째 V·ex 풀아트 슬롯을 그려온 일본 VFX 회사 N-DESIGN Inc.를 소개합니다.
카드 뒷면 구석에는 "Illus."라는 표기가 있습니다. 보통 사람 이름이 옵니다. 그런데 이 카드들은 전부 "Illus. N-DESIGN Inc."라고 적혀 있습니다. 처음 봤을 때 저는 오타인 줄 알았습니다.
회사입니다. 정확히는 주식회사 엔・디자인, 영화와 TV, 게임의 3DCG·VFX를 만드는 일본 제작사입니다. 사람이 아니라 회사 이름이 일러스트레이터 칸에 들어가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이 회사는 포켓몬카드 배틀 아카데미 예고편 VFX도 만들었습니다. 몇몇 세트의 패키지 아트워크도 그렸습니다. 카드 일러스트는 본업이 아닙니다.
데뷔는 아르세우스V였습니다
한국 정발 기준으로 이 회사가 처음 등장한 건 2022년 3월
스타버스의 아르세우스V SR과
리자몽V SR입니다. 데뷔작치고는 화려하죠. 두 장 다 그 세대 팩의 얼굴이었습니다.
리자몽V SR은 지금도 경매에서 자주 보입니다. 네이버카페 경매 낙찰가는 BRG10 등급 기준 3만8천원(5/23 마감)과 4만8천원(5/27 마감), 두 건이 남아 있습니다. 반면 온라인 쇼핑몰 호가는 1만1,900원부터 5만9천원까지 넓게 퍼져 있습니다. 등급이 없으면 낮은 쪽에 몰립니다. 등급을 매기면 높은 쪽에 몰립니다. 흔한 패턴이죠.
VMAX 시대, 같은 그림 두 번 다른 얼굴로
2022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이 회사는 VMAX 슬롯을 맡았습니다.
로스트어비스의 큐레무VMAX는 RRR과
HR, 두 버전으로 인쇄됐습니다. 그림은 같습니다. 반짝이는 처리만 다릅니다. RRR은 호가만 확인됩니다(naver_shopping 7천~1만1,500원, tcgbox 5천원). HR은 다릅니다. 실제 경매 기록이 있습니다. break 경매에서 무등급이 1만원(8/9), BRG9 등급도 1만원(6/22)에 낙찰됐습니다. 가격은 그대로였습니다. 등급을 매길 이유가 딱히 없는 카드입니다.
스페이스 저글러의 히드런VMAX RRR도 같은 시기 작업입니다. 호가는 1,500~3,500원 수준입니다. 실거래 기록은 아직 없습니다.
시스템이 바뀌어도 이 자리는 지켰습니다
2023년 게임 시스템이 V에서 VSTAR·VMAX 후속으로 넘어가는 시점에도 이 회사는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VSTAR 유니버스의 괴력몬VMAX RRR(호가 1,500~4,500원)이 그 예입니다.
같은 세트에
리자몽V RR도 다시 나왔습니다. 2022년 스타버스판과는 완전히 다른 그림입니다. 불꽃 폭발을 등지고 포효하는 구도로 새로 그렸습니다. 호가는 1,500원부터 1만5천원까지, 정상 범위입니다. 다만 매물 두 건은 뺐습니다. 하나는 "영문판"이라 적혀 있었습니다. 하나는 다른 카드와 묶음 가격이었습니다. 둘 다 이 카드 한 장의 값이라 보기 어려웠습니다.
ex 시대, 그리고 2026년 지금까지
게임이 ex 체제로 넘어간 뒤에도 이 회사는 계속 그렸습니다. 정점이 있습니다.
2024년 샤이니트레저ex 가디안ex SSR입니다. 이후
2025년 블랙볼트 큐레무ex SR(호가 1,700~1만4,800원)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2026년 2월 스타트 덱 100 배틀컬렉션의 몰드류ex RR까지, 가장 최근입니다. 이 카드는 입문용 스타터덱 재수록입니다. 그래서 호가가 1,200원으로 낮습니다.
가디안ex SSR엔 등급별 사다리가 있습니다. 무등급 네이버카페 경매가 1만1천원(8/8 마감)과 1만7천원(7/12 마감)에서 시작합니다. BRG9는 3만원(break, 7/5), BRG10은 3만8천원(naver_cafe), PSA10은 6만1천원(break, 7/31)까지 올라갑니다. 무등급과 PSA10, 격차는 거의 6배입니다.
저는 지금 가디안ex를 산다면 무등급으로 사겠습니다. 감정은 안 보내겠습니다. 무등급도 경매에서 1만원대에 꾸준히 거래되고 있어서, 감정 비용과 대기 시간을 들일 만큼 격차가 절박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이름은 없어도, 자리는 있었습니다
| 카드 | 세트 / 연도 | 등급 | 가격대 | 근거 |
|---|---|---|---|---|
| 아르세우스V SR | 스타버스 (2022) | 무등급 | 1만2,800~4만9천원 | 호가 |
| 리자몽V SR | 스타버스 (2022) | BRG10 | 3만8천~4만8천원 | 경매 실거래 |
| 큐레무VMAX HR | 로스트어비스 (2022) | 무등급/BRG9 | 1만원 | 경매 실거래 |
| 괴력몬VMAX RRR | VSTAR 유니버스 (2023) | 무등급 | 1,500~4,500원 | 호가 |
| 리자몽V RR | VSTAR 유니버스 (2023) | 무등급 | 1,500~1만5천원 | 호가 |
| 가디안ex SSR | 샤이니트레저ex (2024) | PSA10 | 6만1천원 | 경매 실거래 |
| 큐레무ex SR | 블랙볼트 (2025) | 무등급 | 1,700~1만4,800원 | 호가 |
| 몰드류ex RR | 스타트 덱 100 (2026) | 무등급 | 1,200원 | 호가 |
2022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입니다. 꼬박 4년입니다. 게임 시스템은 V에서 VMAX를 거쳐 ex로 두 번 바뀌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회사는 매번 "그 세대의 가장 화려한 슬롯"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국 정발 기준 80장, 대부분 SR·RR급 이상입니다. 커먼 카드는 거의 안 그립니다.
다만 회사 안에서 실제로 누가 붓을 잡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카드 어디에도 개인 이름은 나오지 않습니다. 회사 하나가 4년째, 같은 얼굴 없이 그림만 남기고 있는 셈입니다. 이건 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