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건담이 아홉 번 찍혔습니다
게임 최다 인쇄 카드를 아홉 장 나란히 놓고 봤습니다. 그림은 네 개, 화가는 네 명. 그런데 값이 붙은 건 한 장뿐이었어요.
한 장이 아홉 번
스타트 덱 ST01의 1번 카드, RX-78-2 「건담」입니다. 이 카드는 지금까지 아홉 번 인쇄됐습니다. 카드번호가 ST01-001에서 시작해 ST01-001_p8까지 갑니다. 우리 표에 들어온 건담 카드 1,817장 중 최다예요. 공동 1위가 한 장 더 있는데, 하필 같은 덱의 커맨드 카드 Unforeseen Incident입니다.
아홉 장을 전부 내려받아 나란히 놓아 봤습니다. 예상은 「같은 그림에 반짝이만 다르겠지」였어요.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그림은 네 개였습니다
위 네 장이 같은 그림입니다. 기본판, 스타트 덱 패러렐, 베타 박스판, 커스텀 덱 박스판. 우주에서 라이플을 겨누고 돌진하는 그 장면이죠. 테두리 처리와 배경 문양만 갈립니다.
그런데 나머지 다섯 장은 얘기가 다릅니다.
첫 장은 베타 박스의 패러렐판입니다. 전투 장면이 아니에요. 정비 격납고 조명 아래 그냥 서 있습니다. 총 한 발 안 쏩니다. 두 번째는 한정 박스판, 빔 사벨을 머리 위로 치켜든 순간을 보랏빛 섬광으로 잡았고요. 나머지 세 장은 프로모인데 셋 다 같은 그림입니다. 모래빛 하늘 아래 라이플을 든 건담. 은색 테두리 두 장과 금색 테두리 한 장으로 갈려요.
여기서 하나 고백하자면, 우리 카드 표에는 일러스트레이터 칸이 통째로 비어 있습니다. 건담도 리프트바운드도 전부 빈칸이에요. 그래서 카드 그림 오른쪽 옆구리를 직접 확대해서 읽었습니다. 세로로 아주 작게 「ILLUST.」 라고 찍혀 있거든요. 읽어 보니 이렇습니다.
Naochika Morishita — 네 장(기본·스타트 덱 패러렐·베타 박스·커스텀 덱 박스)
Eske Yoshinob — 한 장(베타 박스 패러렐, 격납고)
Ra.Ru.Ru. — 한 장(한정 박스, 빔 사벨)
Chifuyu Yukishiro — 세 장(프로모, 은·금)
아홉 장, 네 그림, 네 명. 「재수록은 같은 그림 재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습니다. 다시 찍을 때마다 화가를 새로 붙입니다. 프로모 세 장 옆구리에는 「NOT FOR SALE」도 같이 찍혀 있어요.
오른쪽 위 동그라미를 보세요
카드 오른쪽 위, 레어도 글자 바로 옆에 작은 육각형 뱃지가 있습니다. 여기 숫자가 들어갑니다.
기본판은 ①. 커스텀 덱 박스판은 ②. 베타 박스판 두 장은 숫자 대신 β가 들어가 있고요. 같은 그림을 두 번째로 찍은 쪽에 ②가 붙은 걸로 보입니다.
다만 이 규칙, 제가 끝까지는 못 맞췄습니다. 프로모 세 장이 같은 그림에 같은 LR인데 셋 다 ①이거든요. 은색도 ①, 금색도 ①. 그럼 ②는 뭘 세는 걸까요. 여기는 모르겠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 주세요.
키라 야마토는 여덟 번, 그림은 다섯 개
기체만 그런가 싶어 사람 카드도 열어 봤습니다. SEED의 키라 야마토, 여덟 판본입니다.
이 넷은 같은 그림. 스트라이크 건담을 등지고 선 조종복 차림입니다. 나머지 네 장은 전부 다른 그림이었어요.
프로모 두 장은 아예 전투 밖입니다. 초록빛 숲에서 새를 손에 앉힌 그림, 그리고 하늘색 배경에서 새와 함께 떠 있는 그림. 셋째는 스타트 덱 ST09 재록인데 아스란과 둘이 나란히 섰고요. 넷째는 최신 부스터 GD05 재록, 노을 아래 뒤돌아보는 얼굴입니다.
여덟 장에 그림 다섯 개. 건담 아홉 장보다 그림 종류가 많죠. 다만 두 장 비교로 「인물 카드가 변주가 크다」고 말하긴 이릅니다. 그건 나중에 열 장쯤 더 세어 보고 얘기하겠습니다.
여기서 값 얘기를 해야 하는데
재미있는 그림이 이렇게 많은데, 시세는 거의 안 붙습니다.
_p1 판본 470장 중 값 있는 카드 82장
_p2 판본 153장 중 13장
_p3부터 _p8까지 121장 — 0장
세 번째 판본부터는 값이 한 장도 없습니다. 등급 감정가까지 뒤져도 0건이에요.
넓혀서 세어 봤습니다. 네 번 이상 찍힌 카드가 56종, 인쇄본을 다 합치면 278장. 이 중 값이 붙은 건 11장입니다. 56종 중 49종은 네 번에서 아홉 번을 찍히고도 값이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그 11장, 전부 자기가 태어난 세트 안의 판본이었습니다. GD01 부스터 열 장과 ST01 스타트 덱 한 장. 베타 박스·한정 박스·프로모·커스텀 덱 박스에서 나온 재수록판은 단 한 장도 없습니다. 아홉 판본짜리 건담도 값이 찍힌 건 스타트 덱 패러렐 66,519원 하나뿐이에요.
커스텀 덱 박스가 증거입니다
SC01 커스텀 덱 박스를 열어 보면 얘기가 깔끔해집니다. 51장 중 48장이 남의 카드 재수록이에요. 자기 번호를 가진 새 카드는 딱 세 장, EX 베이스입니다.
그 박스에서 값이 붙은 카드가 몇 장일까요. 정확히 이 세 장입니다. 34,200원, 17,100원, 12,825원. 재수록 48장은 전멸입니다.
베타 박스도 같습니다. 83장 전부가 재수록이고 새 카드는 0장, 값도 0장이에요.
그래서 제 판단은 이렇습니다. 이 0원들은 「가치가 없다」가 아니라 「낱장이 안 돈다」입니다. 박스째 사서 박스째 갖고 있으니 시장에 한 장씩 나올 일이 없죠. 반대로 부스터에서 뽑히는 카드는 안 쓰는 사람이 바로 내놓습니다. 값이 찍히는 건 그림이 좋아서가 아니라 지금 낱장으로 도는 물건이라서예요. 이건 리프트바운드 쪽을 팔 때도 똑같이 나온 결론이었습니다.
왜 초기 카드만 자꾸 다시 찍히나
세트별로 「카드 한 장이 평균 몇 번 인쇄됐나」를 세어 봤습니다.
ST01 3.88번 · ST04 3.56 · ST02 3.13 · ST05 3.07 · ST03 3.06 · ST06 2.67 · ST07 2.60 · ST08 2.20 · ST10 2.06 · GD01 2.03 · GD02 1.61 · GD03 1.61 · GD05 1.39 · GD04 1.31 · EB01 1.18번
오래된 카드가 많이 찍힌 것 같죠. 절반만 맞습니다. ST01과 GD01은 둘 다 2025년 7월 발매인데 3.88 대 2.03, 1.9배 차이가 납니다. 나이 문제가 아니에요. 스타트 덱 출신이냐 부스터 출신이냐가 가릅니다.
납득은 갑니다. 스타트 덱의 대표 기체는 프로모로도 쓰고 한정 박스에도 넣고 나중 덱에 또 넣거든요. 아무로의 건담, 키라의 스트라이크, 히이로의 윙. 얼굴마담은 계속 불려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프로모판 금색 건담, 솔직히 예쁩니다. 격납고에 선 베타 박스판도 이 게임에서 흔치 않은 구도라 마음에 들고요. 모으는 재미로는 충분히 살 만합니다.
다만 되팔 계산으로는 못 잽니다. 값이 낮아서가 아니라 값 자체가 없어서예요. 121장이 0원인데 그중 몇 장은 진짜 안 팔리는 거고 몇 장은 그냥 아직 안 나온 겁니다. 지금 우리 데이터로는 이 둘을 못 가릅니다. 시세 원천이 한 곳이고 관측일도 8월 25일 하루치라 더 그렇고요.
9월 26일에 스타트 덱 네 종(ST11~ST14)이 한꺼번에 나오고, 10월 31일에는 GD06이 옵니다. 새 덱이 나오면 재수록도 또 붙겠죠. 그때 다시 세어 볼 숫자는 정해 뒀습니다. 세 번째 판본부터 121장, 0원. 이 줄이 그대로인지 보겠습니다.
건담 카드 시세는 collectory.cc에서 세트별로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