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라파덕 문제, 맞혀도 틀려도 고라파덕이 됐습니다
2014년 실검 1위에 오른 '고라파덕 문제', 맞혀도 틀려도 고라파덕이 되는 이유와 이름 유래, 카드 시세까지 정리했습니다.
콜라 100병, 답을 말하면 안 된다
2014년 2월, 카카오톡에서 이상한 문제가 돌았습니다. "콜라 빈 병 10개를 가져가면 1병을 준다. 빈 병 100개면 몇 병을 마실 수 있나." 정답은 11병입니다. 그런데 답을 입 밖에 내는 순간 이미 '발설'한 게 됩니다. 문제 자체에 "답을 말하면 안 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으니까요. 맞혀도 틀려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사흘간 프로필 사진을 그 포켓몬으로 바꿔야 했습니다. 고라파덕으로요.
이 '고라파덕 문제'가 그해 네이버·다음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올라갔습니다. 문제를 처음 만든 사람이 누군지는 지금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소동 덕분에 다들 모르고 있던 사실 하나가 같이 퍼졌습니다. 고라파덕이라는 이름 자체가 원래 언어유희였다는 겁니다.
이름은 사실 '골 아파'였다
고라파덕의 정체는 전국도감 55번, 물타입 오리포켓몬입니다. 한글 이름은 '골(머리)이 아파'와 오리를 뜻하는 '덕(duck)'을 합친 조어로 풀이됩니다. 몰랐던 사람이 훨씬 많았습니다. 2014년 문제가 화제가 되면서야 이 이름 유래가 다시 조명받았습니다.
일본판 이름은 코닷쿠(コダック)입니다. 앞의 '코'는 작다는 뜻의 小, 혹은 어리다는 뜻의 子로 풀이됩니다. 진화 전이라는 뜻입니다. 영어판은 Psyduck, 정신을 뜻하는 psy와 duck을 합쳤습니다. 그런데 정작 게임 속 타입은 에스퍼가 아니라 순수 물타입입니다. 카드를 직접 열어봐도 에너지 아이콘이 전부 물방울 하나뿐입니다. 이름엔 '초능력'이 들어가 있는데 타입엔 없습니다.
두통이 심해지면 초능력을 쓴다
그럼 초능력은 어디로 갔을까요. 도감 설정으로 남았습니다. 카드 하단 텍스트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항상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이 두통이 심해지면 이상한 힘을 쓰기 시작한다." 실제로 카드 기술 이름도 '환상빔', '지나친생각'처럼 정신계 느낌입니다. 물타입인데 상대를 혼란시키거나 동전을 뒷면으로 만드는 기술을 씁니다. 타입과 기술이 따로 놉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이 설정이 이슬(Misty)의 고라파덕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머리를 세게 맞아야만 염력을 씁니다. 그것도 본인은 기억을 못 합니다. 이슬이 상대 트레이너에게 "고라파덕 머리를 때려달라"고 부탁하는 장면까지 나옵니다. 저도 이 설정을 다시 찾아보다가 좀 웃겼습니다. 두통이 곧 무기인 포켓몬은 얘가 유일합니다.
감독이 제일 좋아하는 포켓몬
고라파덕은 게임프리크 마스다 준이치 감독이 직접 자신의 최애 포켓몬이라고 밝힌 포켓몬입니다. 본인 SNS에 "고라파덕을 사랑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포켓몬"이라고 직접 적었습니다. 신작이 나올 때마다 이 포켓몬 등장 여부가 유독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얼마
이름 유래는 재밌지만 카드값은 다른 얘기입니다. DB에 있는 실제 거래·매물가로만 정리했습니다.
| 카드 | 세트 | 가격 | 구분 | 날짜 |
|---|---|---|---|---|
| 이슬의 고라파덕 U | 열풍의 아레나 | 500원 | 판매중 | 6/30 |
| 고라파덕 C | 포켓몬 카드 151 | 2,000원 | 판매중 | 3/7 |
| 골덕 U | 포켓몬 카드 151 | 3,000원 | 판매중 | 3/16 |
| 골덕 C | 태그볼트 | 7,000원 | 판매중 | 6/25 |
| 고라파덕 AR | 포켓몬 카드 151 | 18,000원 | 판매중 | 8/18 |
| 골덕 U | 콜드플레어 | 19,000원 | 판매중 | 5/14 |
| 고라파덕 AR | MEGA 드림 ex | 20,000원 | 판매중 | 8/19 |
| 이슬의 고라파덕 AR | 열풍의 아레나 | 24,000원 | 판매중 | 8/19 |
| 고라파덕 AR (BRG10) | MEGA 드림 ex | 69,000원 | 낙찰 | 7/17 |
| 이슬의 고라파덕 AR (BRG10) | 열풍의 아레나 | 66,000원 | 낙찰 | 8/13 |
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등급 프리미엄입니다. 고라파덕 AR(메가드림ex)은 무등급 매물가가 20,000원인데, BRG10 낙찰가는 69,000원입니다. 3.45배입니다. 그런데 이 카드의 BRG10 낙찰가 자체가 6월 81,000원에서 7월 69,000원으로 두 달 새 떨어졌습니다. 저라면 이 배율을 고정된 공식처럼 믿지는 않겠습니다.
이슬의 고라파덕은 무등급도 24,000원으로 일반 고라파덕(20,000원)보다 이미 비쌉니다. 저는 이게 우연이 아니라고 봅니다. 애니메이션에서 제일 유명한 고라파덕이 이슬의 고라파덕이니까요. 다만 표본이 각각 열 건 안팎이라, 이 격차가 계속 갈지는 저도 장담 못 하겠습니다.
골덕(콜드플레어)의 19,000원은 매물이 1건뿐입니다. 저평가인지 그냥 희귀 매물인지, 데이터가 더 쌓여야 알 것 같습니다. 지금은 판단을 유보하겠습니다.
'고라파덕 문제'를 냈던 사람은 아마 자기가 만든 밈이 12년 뒤 포켓몬 이름 유래까지 다시 꺼내줄 줄 몰랐을 겁니다. 골 아파서 붙은 이름인데, 정작 진짜 골치는 문제를 받은 사람들 몫이었습니다.
collectory.cc에서 고라파덕을 포함한 포켓몬카드 한국·일본·미국 시세를 한눈에 비교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