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라이는 범인이 아니라 마을의 수호자였습니다
다크라이 이름의 유래와 2007년 극장판 속 반전, 신월섬 획득 사건, 그리고 기본부터 VSTAR까지 카드 6장의 실거래가를 정리했습니다.
이름의 절반은 그냥 일본어입니다
디아루가, 펄기아, 기라티나는 한국 이름이 일본어·영어와 전부 다릅니다. 다크라이는 다릅니다. 한국어도 일본어도 영어도 똑같이 '다크라이(ダークライ/Darkrai)'입니다.
이름 자체는 영어 dark(어둠)와 일본어 くらい(暗い, 어둡다)를 붙인 말장난입니다. 뜻이 같은 두 언어 단어를 겹쳐 썼습니다. 도감 분류명도 그대로 '칠흑의 포켓몬'입니다.
다만 앞부분 '다크'가 그냥 영어 dark인지, 비명을 뜻하는 cry와 겹치는 이중 말장난까지 노린 건지는 공식 설명이 없습니다. 이 부분은 정답이 없습니다. 나무위키와 해외 팬 위키 몇 곳을 돌아봐도 확정된 문장은 없었습니다.
악몽을 주는데, 사실은 마을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게임 설정상 다크라이 곁에서 잠들면 악몽을 꿉니다.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나오는 능력이라 사람도 포켓몬도 다크라이를 피합니다.
2007년 7월 14일 일본에서 개봉한 극장판 「디아루가 VS 펄기아 VS 다크라이」에서 이 설정이 뒤집힙니다. 아라모스 마을에 원인 모를 공간 왜곡이 반복되자 마을 사람들은 전부 다크라이를 범인으로 지목합니다. 실제로는 디아루가와 펄기아가 마을 근처에서 계속 싸우고 있었던 거고, 다크라이는 그늘 속에서 마을을 지켜온 쪽이었습니다. 악몽도 사실은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예지몽에 가까웠습니다.
지난주 펄기아 글을 쓰다가 같은 영화를 다시 열어봤는데, 이번엔 다크라이 쪽에서 보니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시리즈 내내 악역으로 나오는 포켓몬인데, 이 영화에서만 수호자로 나옵니다.
신월섬, 그리고 정식 배포 전에 생긴 사건
게임에서 다크라이는 '신월섬'에 삽니다. 크레세리아가 사는 '만월섬'과 마주 보는 구조입니다. 나쁜 꿈을 주는 다크라이와 좋은 꿈을 주는 크레세리아가 짝을 이루는 설정입니다.
4세대 원작에서 다크라이는 멤버스카드 이벤트로만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정식 배포 전에 벽을 뚫는 버그로 신월섬에 몰래 들어가 다크라이를 미리 잡은 유저들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전해집니다. 이렇게 잡은 개체는 정식 데이터로 인정받지 못해 포켓무버 전송이 막혔다고 합니다. 후속작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샤이닝 펄에서도 신월섬 데이터는 있는데 멤버스카드만 한참 늦게 풀린 적이 있습니다. 비슷한 일이 한 번 더 반복된 셈입니다.
참고로 다크라이는 4세대에서 마나피 다음으로 공개된 두 번째 환상의 포켓몬입니다. 악 타입 환상의 포켓몬으로는 첫 사례입니다.
카드는 기본 → Lv.X → GX → V → VSTAR로 컸습니다
다크라이가 처음 카드가 된 건 한국 발매 스타터덱 'DP 다크라이덱'의 기본 Lv.40이었습니다. 이후 Lv.X, GX, V, VSTAR까지 카드 게임 세대가 바뀔 때마다 새 메커니즘을 입고 다시 나왔습니다. 여러 세대를 거치며 계속 재등장한 셈입니다.
그래서 지금 카드값은?
가장 오래된 인쇄판인 다크라이 Lv.40(DP 다크라이덱, 일러스트 Ryo Ueda)은 26,000원에 낙찰된 기록이 있습니다(7/1, break 경매).
다크라이 LV.X(HR, DP 확장팩 암흑의 초승달, 일러스트 Shizurow)는 네이버쇼핑 즉구가로 10,000원짜리 매물이 있었습니다(6/4). 다만 실제 낙찰 기록은 못 찾았습니다. 즉구 매물가 하나뿐이라 정확한 시세는 모릅니다.
다크라이 GX(HR, 새로운 시련)는 네이버쇼핑에서 13,500원에 두 번 팔렸습니다(7/23, 7/28). 같은 카드를 tcgbox는 50,000원에 올려뒀는데, 저는 이 값은 안 믿습니다. 실거래가 두 번 나온 13,500원 쪽이 훨씬 근거가 있습니다.
환상 전설 드림 컬렉션의 다크라이(U, 일러스트 kawayoo)는 편차가 제일 큽니다. 네이버카페 경매에서 21,000원(5/18)에 낙찰된 적이 있고, 네이버쇼핑에는 5,000원짜리 매물이 한꺼번에 세 개 올라왔습니다(7/25). 그런데 번개장터에는 같은 카드가 400,000원 즉구가로 걸려 있습니다. 이 카드는 5천~2만원대로 보는 게 맞다고 봅니다. 40만원은 팔릴 생각 없이 걸어둔 호가로 보입니다.
다크라이 V(일러스트 takuyoa)는 500원(7/20)과 1,000원(7/28), 두 번이나 천원 밑으로 낙찰됐습니다. V인데도 이 정도입니다.
가장 비싼 건 다크라이 VSTAR SAR(VSTAR 유니버스, 일러스트 Pani Kobayashi)입니다. 등급별로 값이 뚜렷하게 갈립니다. 무등급은 즉구가 3만~7만원대에서 거래되고, BRG9 실거래는 58,000~82,600원, BRG10 실거래는 89,000~106,000원, PSA10 실거래는 206,000원(7/13)까지 나왔습니다.
등급 하나 차이로 값이 두 배씩 뜁니다. 지금 산다면 저는 무등급 쪽을 보겠습니다. PSA10과 3~4배 차이가 나는데, 굳이 등급까지 쫓아갈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다크라이는 신오 창세신 특집(디아루가·펄기아·기라티나)을 마무리하며 고른 포켓몬이었는데, 정작 카드값은 제일 조용합니다. 악몽을 주는 포켓몬 치고는 값은 잠잠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