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코는 카드에서도 트래시에서 돌아옵니다
불사조 마르코의 한국판 카드 15장을 나란히 놓아봤습니다. 색깔은 빨강에서 파랑으로, 소속 칸은 '전'에서 현역으로 갔다가 다시 '전'으로. 그런데 능력 한 줄만은 두 번 다 같았습니다.
원피스 카드에서 마르코를 두 장 나란히 놓아봤습니다. 하나는 2024년 7월에 나온 빨간 카드, 다른 하나는 2025년 11월에 나온 파란 카드. 1년 4개월 차이입니다.
그림이 아예 다릅니다. 앞쪽은 푸른 불꽃 날개를 펼친 모습이고, 뒤쪽은 보라 정장을 입고 파란 하늘 아래 앉아 웃고 있습니다. 색깔 칸도 빨강에서 파랑으로 바뀌었죠.
그런데 능력 칸의 마지막 줄이 같습니다. 둘 다 KO당한 뒤 트래시에서 돌아옵니다.
불사조는 재로 안 남는다
마르코는 흰 수염 해적단 1번대 대장입니다. 토리토리 열매 환수종 불사조 모습을 먹었죠. 이 열매의 특징은 공격력이 아니라 회복입니다. 몸에서 나오는 푸른 불꽃은 남을 태우지 않고 자기 상처를 아물게 합니다.
정상전쟁에서 이 능력이 어떤 의미인지 드러났습니다. 대장 셋을 상대로 몇 번이나 관통당하고 얻어맞는데, 그때마다 불꽃이 몸을 다시 붙입니다. 쓰러뜨릴 수는 있어도 죽이기가 어려운 상대. 원작이 그를 그렇게 그렸습니다.
카드가 그걸 옮겼습니다.
OP02-018(2024년 7월, 빨강) — 상대가 어택을 선언하면 대신 맞아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KO당했을 때 패에서 「흰 수염 해적단」 카드를 한 장 버리면, 라이프가 2장 이하일 경우 트래시에서 다시 나옵니다.
OP09-052(2025년 11월, 파랑) — 상대 턴에 패 한 장을 버리면, 상대 효과로 KO당했을 때 트래시에서 다시 나옵니다.
조건이 조금씩 다르지만 뼈대는 하나입니다. 죽어도 돌아온다. 저는 이 두 장을 나란히 보고서야 제작진이 마르코한테 붙여둔 규칙이 따로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림도 색도 바꾸면서 이 줄만 안 건드렸으니까요.
빨강에서 파랑으로 갈아탄 사람
한국판 마르코는 지금까지 15장입니다. 색깔 칸을 정발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방향이 보입니다.
| 시기 | 카드 | 색 |
|---|---|---|
| 2024년 4~10월 | OP01-023 · OP02-018 · OP03-013 | 🔴 빨강 |
| 2025년 9월 | OP08-002(리더) | 🔴🔵 빨강/파랑 |
| 2025년 11월~ | OP09-052 · OP10-055 · ST22-012 · PRB02-008 | 🔵 파랑 |
가운데 낀 리더 카드가 두 색을 다 씁니다. 테두리 왼쪽이 빨강, 오른쪽이 파랑이에요. 그림도 딱 그렇습니다. 파란 카드에서 입던 보라 정장을 입고, 빨간 카드에서 펼치던 푸른 불꽃 날개를 뒤에 달고 있습니다. 두 시기를 한 장에 겹쳐놓은 셈이죠.
재밌는 건 빨간 카드 시절에도 그림 속 불꽃은 이미 파랬다는 겁니다. 2024년 7월 카드를 확대해보면 배경 전체가 청록 불길이에요. 색깔 칸이 뒤늦게 그림을 따라간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이건 제 짐작이고, 제작사가 왜 바꿨는지는 어디에도 안 적혀 있습니다.
첫 카드부터 '전' 소속이었다
소속 칸도 왔다 갔다 합니다.
| 정발 | 카드 | 소속 칸 |
|---|---|---|
| 2024-04 | OP01-023 | 전 흰 수염 해적단 |
| 2024-07 ~ 2026-04 | OP02-018 · OP03-013 · OP08-002 · OP09-052 · OP10-055 · ST22-012 | 흰 수염 해적단 |
| 2026-04 | PRB02-008 | 와노쿠니 / 전 흰 수염 해적단 |
맨 처음 나온 카드가 이미 '전'입니다. 그 뒤로 2년 가까이 현역으로 돌아갔다가, 올해 4월에 다시 '전'이 됐죠. 시간 순서가 아니라 그 카드가 어느 장면을 그렸느냐를 따라간 겁니다. 흰 수염이 죽은 뒤의 마르코를 먼저 그리고, 그다음에 정상전쟁 한복판으로 돌아간 거예요.
마르코 15장, 값은 이렇습니다
| 카드 | 레어도 | 카드샵가 |
|---|---|---|
| PRB02-008_p1 | SR 패러렐 | 70,000원 |
| OP08-002_p2(25주년 얼터) | 리더 | 50,000원 |
| OP03-013_p1 | SR 패러렐 | 40,000원 |
| PRB02-008 | SR | 27,000원 |
| OP08-002_p1 | 리더 패러렐 | 25,000원 |
| OP02-018_p1 | R 패러렐 | 25,000원 |
| OP03-013 | SR | 10,000원 |
| OP02-018 | R | 1,500원 |
| OP08-002(리더 통상) | 리더 | 500원 |
| OP01-023 · OP09-052 · OP10-055 · ST22-012 | C·R | 각 200원 |
전부 합쳐 25만 원 정도입니다. SEC도 망가 패러렐도 없어요. 정점이 SR 패러렐 7만 원이니, 1번대 대장치고는 조용한 편입니다.
눈에 걸리는 건 리더 카드입니다. 통상판이 500원인데 25주년 얼터가 50,000원. 같은 번호에서 100배죠. 이 세트의 리더 얼터는 대체로 통상판과 같은 그림을 테두리만 걷어낸 것이라, 그림값이라기보다 몇 장 풀렸느냐의 문제로 봅니다.
배 전체로 넓혀보면
소속 칸에 「흰 수염 해적단」이 적힌 한국판 카드는 138장입니다. 값이 확인되는 134장을 다 더하면 428만 원. 그런데 이 돈이 어디에 몰려 있는지를 보면 좀 놀랍습니다.
| 인물 | 카드 수 | 최고가 | 전량 합계 |
|---|---|---|---|
| 에이스 | 29장 | 2,000,000원 | 3,540,200원 |
| 에드워드 뉴게이트(흰 수염) | 15장 | 100,000원 | 412,600원 |
| 마르코 | 14장 | 70,000원 | 249,800원 |
| 이조 | 8장 | 20,000원 | 27,700원 |
| 조즈 | 4장 | 8,000원 | 8,900원 |
| 비스타 | 5장 | 2,000원 | 2,900원 |
에이스 한 사람이 배 전체 값의 82.7%입니다. 선장은 2위고, 그 8.6분의 1이에요. 2번대 대장이 선장을 여덟 배 넘게 앞지르는 배. 원작에서 아버지라고 부르던 사람과 아들이라고 불리던 사람의 순서가 값에서는 뒤집혀 있습니다.
이유를 짚자면 특별 사양이 갈립니다. 에이스는 200만 원짜리 만화 컷 카드부터 여러 장을 받았고, 흰 수염은 정점이 10만 원입니다. 나머지 선원들은 대부분 200~500원이고요. 138장 중 절반인 69장이 300원 이하입니다.
흰 수염 본인은 파워 12000짜리 카드를 두 장 갖고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12000은 사황 자리예요. 그런데 그중 하나(OP13-042)는 통상판 4,000원, 다른 하나는 40,000원. 리더 통상판은 500원입니다. 세계 최강이라 불린 사람의 리더 카드가 커피값이죠.
네 가지 색을 쓴 사람도 있다
마르코가 두 색을 썼다면, 이조는 네 색을 다 썼습니다. 초록(OP01-033) → 빨강(OP03-003) → 파랑(ST22-002) → 노랑(ST28-002). 카드가 8장인데 색이 네 가지예요.
여기에 소속 칸까지 겹칩니다. 초록 카드와 노랑 카드는 「와노쿠니 / 전 흰 수염 해적단」, 빨강과 파랑은 「와노쿠니 / 흰 수염 해적단」. 이 사람도 시간을 앞뒤로 오갑니다.
이조의 파란 카드(ST22-002)는 파워가 0입니다. 8장 중 가장 비싼 축(3,000원)인데 때리는 힘이 0이에요. 왜 그런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대사가 그대로 카드가 됐습니다
이 배는 명대사 카드가 유독 많습니다. 값은 전부 커피 한 잔 아래예요.
| 카드 이름 | 번호 | 카드샵가 |
|---|---|---|
| 「난 '흰 수염'이다아아!!!!」 | ST22-015 | 1,000원 |
| 「흰 수염 해적단」 | OP02-022 | 800원 |
| 「취소해라…!!! 방금 그 말……!!!」 | ST22-016 | 400원 |
| 「'힘'에 굴복하면 사내로 태어난 의미가 없지」 | OP13-057 | 300원 |
| 「해진」 | OP02-021 | 1,000원 |
| 「불주먹」 | OP03-018 | 500원 |
「취소해라…!!! 방금 그 말……!!!」은 에이스가 아버지를 욕한 상대에게 던진 말이고, 「'힘'에 굴복하면」은 흰 수염 쪽 문장이죠. 다섯 장을 다 사도 4,000원이 안 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팔린 기록은 거의 없습니다
여기서 솔직하게 적어둘 게 있습니다. 위에 늘어놓은 값은 전부 국내 카드샵이 붙여둔 판매가입니다. 누가 그 값에 사 갔다는 뜻이 아니에요.
마르코 카드 15장을 두 달치 경매 기록에서 찾아보면 이렇습니다.
· 일본판 리더 카드 PSA10 160,000원(8월 19일 마감) — 등급 슬라브고 판본도 일본판입니다. 한국판 리더 통상은 500원이라 나란히 놓기 어렵습니다.
· 프로모 P-071 중고장터 등록 1,000원(8월 19일) — 이건 팔린 값이 아니라 부른 값입니다.
한국판 무등급 마르코가 경매에서 팔린 기록은 두 달 동안 0건이었습니다. 7만 원짜리 SR 패러렐도, 5만 원짜리 리더 얼터도 마찬가지고요.
선장 쪽은 기록이 몇 건 있는데, 방향이 재밌습니다. OP13-042 흰 수염 SR은 카드샵 40,000원인데 7월 초 경매에서 7,500원과 5,000원에 마감됐어요. 카드샵가의 5분의 1 아래입니다. 6월 말에 나온 신탄이라 그때는 아직 기준선이 없던 시기였죠.
저라면 이렇게 삽니다
① 마르코는 200~1,500원짜리 다섯 장부터 담습니다. OP01-023 · OP09-052 · OP10-055 · ST22-012가 각 200원, OP02-018이 1,500원. 다 합쳐 2,300원입니다. 소속 칸이 '전'에서 현역으로 갔다가 다시 '전'이 되는 과정과, 빨강에서 파랑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이 다섯 장 안에 다 들어갑니다. 오를 거라는 얘기가 아니라 틀려도 잃을 게 2,300원이라 그렇습니다.
② 7만 원짜리 SR 패러렐은 지금 안 삽니다. 두 달 동안 이 카드가 국내에서 팔린 기록이 한 건도 없습니다. 7만 원이 맞는 자리인지 아닌지를 견줄 대상 자체가 없어요.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사는 건 다른 문제고, 값을 보고 사기엔 근거가 비어 있습니다.
모르겠는 것
두 가지는 답을 못 찾았습니다.
하나는 왜 색을 빨강에서 파랑으로 바꿨는가입니다. 그림 속 불꽃은 처음부터 파랬으니 뒤늦게 맞춘 것 같기도 한데, 그러면 왜 처음엔 빨강으로 냈는지가 설명이 안 됩니다.
다른 하나는 이조의 파워 0입니다. 같은 사람 다른 카드는 1000~3000인데 파란 카드만 0이에요. 카드에 적힌 능력을 봐야 알 텐데, 그것만으로는 이유가 안 잡혔습니다.
마무리
불사조라는 설정을 카드로 옮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였을 겁니다. 파워를 크게 주거나, 회복 능력을 붙이거나요.
제작진이 고른 건 KO당한 뒤 트래시에서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 죽는 걸 막지 않고, 죽은 다음에 다시 세우는 쪽. 그림이 바뀌고 색이 바뀌는 동안에도 이 줄만 두 번 다 남아 있었습니다.
다음 탄에 마르코가 또 나오면 그때 볼 게 두 가지 생겼습니다. 소속 칸이 '전'인지 아닌지, 그리고 트래시에서 돌아오는 줄이 또 붙어 있는지. 두 번째가 붙어 있으면 그건 우연이 아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