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나뇽 이름은 망나니와 아무 상관이 없다
미뇽·신뇽·망나뇽 이름의 유래와 도감 설정, 아이리스의 트러블메이커 망나뇽 일화, 등급 한 칸으로 갈리는 카드 시세를 정리했다.
망나뇽을 처음 보면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사나운 인상에 커다란 덩치, 이름 끝의 '뇽'까지 겹치니 "망나니+용" 합성어처럼 느껴지죠. 흔한 오해입니다.
틀렸습니다. 나무위키가 정리한 게임프리크 내부 문건 근거에 따르면 망나뇽의 어원은 "기세좋게 막 날아다니는 용"을 뜻하는 '막날용'을 발음하기 좋게 바꾼 말입니다. 망나니는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세 나라, 세 가지 다른 이름
이름의 유래를 나라별로 놓고 보면 서로 완전히 다른 길을 걸어왔다는 게 드러납니다.
- 일본어 원명 カイリュー(카이류)는 괴수(怪獣)·해룡(海竜)·쾌룡(快竜) 등 여러 한자어 조합에서 왔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 영어명 Dragonite는 Dragon(용)과 Knight(기사)를 합친 조어입니다. 메가진화 스톤을 뜻하는 접미사 '-ite'와는 무관합니다.
- 한국어명 망나뇽은 앞서 말한 '막날용' 변형설이 정설입니다.
번역이 아니라 세 팀이 각자 새 이름을 지은 셈입니다. 8월 초에 다룬 뮤츠 이야기가 오역 하나로 뜻이 갈렸던 것과는 결이 다릅니다.
바다를 지키는 순한 용, 그런데
포켓몬 도감 설정은 시종일관 친절합니다. 조난한 배를 안전한 곳까지 인도하고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준다는 문구가 게임마다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태풍이 몰아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구를 16시간 만에 한 바퀴 돈다는 설정도 있습니다.
몸집에 비해 턱없이 작은 날개로 어떻게 그렇게 나는지는 아무도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냥 난다고만 되어 있습니다.
다만 도감은 경고도 잊지 않습니다. 평소엔 온순하지만 화나게 하면 만족할 때까지 다 부순다는 문구가 여러 게임에 등장합니다. 순함과 파괴력을 한 몸에 담아놓은 설정이죠.
미뇽·신뇽·망나뇽은 국내 정발 카드만 40장 정도가 시세를 갖고 있습니다. 표본이 아주 두껍진 않습니다. 그래도 200원짜리 커먼부터 등급 매물 30만원대까지 폭은 넓습니다.
왼쪽부터 미뇽 두 장(드래곤 컬렉션 N, 태그볼트 C), 신뇽 두 장(태그볼트 C, 「151」AR)입니다. 미뇽은 커먼 위주라 가격이 낮습니다. 드래곤 컬렉션(2012) N등급은 600원~2,000원, 태그볼트(2019) 커먼은 7월 30일 매물 기준 4,500원입니다.
디자이너가 둘로 갈린 진화 라인
미뇽과 신뇽은 니시다 아츠코가 그렸습니다. 피카츄를 만든 바로 그 디자이너입니다. 그런데 최종 진화형 망나뇽은 다른 사람 손에서 나왔습니다. 게임프리크의 원로 개발자 모리모토 시게키입니다.
모리모토는 다른 별명으로 더 유명합니다. '뮤의 아버지'입니다. 뮤츠의 원형인 뮤를 개발 막바지에 몰래 끼워 넣은 그 사람이죠. 미뇽·신뇽이 다리 없는 동양풍 뱀의 형태라면, 망나뇽은 팔다리와 날개가 붙은 서양 드래곤 쪽으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습니다. 디자이너가 바뀌면서 모티브 자체가 바뀐 흔치 않은 사례입니다.
애니메이션 속 문제아
애니메이션에서는 아이리스의 망나뇽 이야기가 유명합니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야생의 트러블메이커였습니다. 하이드레이건과 싸우다 날개를 다쳐 마을 발전소에 추락, 정전을 일으킨 주범으로 몰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골칫덩이 취급했습니다.
아이리스만은 "나쁜 드래곤 타입은 없다"며 감쌌습니다. 상처가 낫자 망나뇽은 스스로 아이리스를 따라나섰고, 이후 그의 에이스 자리를 차지합니다. 순한 도감 설정과 트러블메이커 이미지가 한 캐릭터 안에서 만나는 지점이라, 이 라인 애니메이션 일화 중에는 이게 제일 눈에 띕니다.
카드 시세: 등급 한 칸의 무게
신뇽 「151」 AR(182/165)은 7월 4일 카페 낙찰가 8,000원이었습니다. 같은 카드의 BRG10은 6월 21일 4만4천원, 7월 22일엔 5만5천원에 낙찰됐습니다. 무등급 대비 5~7배입니다. 저는 이 카드라면 등급을 맡기는 쪽입니다. 무등급과 BRG10 사이 간극이 이 라인 전체에서 가장 꾸준하게 벌어져 있으니까요.
망나뇽 커먼·언커먼급은 여전히 저렴합니다. 포켓몬GO VSTAR RRR은 1,000~2,000원, 드래곤스톰 RR은 1,950원, 패러다임트리거 R은 500~4,000원 선입니다.
망나뇽 쪽엔 더 극단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XY BREAK 20주년 기념 SR(111/100)은 카페 실거래로 6월 23일 1만3천원, 6월 30일 1만5천원에 팔렸습니다. 그런데 같은 카드의 PSA9 등급품이 브레이크 경매에서 6월 27일 18만6천원에 낙찰됐습니다. 무등급의 13배입니다.
포켓몬GO 세트 VSTAR HR(086/071)도 비슷한 흐름입니다. 5월 22일 카페 경매에서 무등급이 3,000원에 낙찰됐는데, 나흘 뒤인 5월 26일엔 BRG10 등급품이 5만3천원에 팔렸습니다.
가장 비싼 축은 창공스트림 세트 망나뇽V SR(074/067)입니다. 4월부터 7월까지 카페 실거래는 2만6천원~5만3천원을 오갔고, BRG9는 6만2천원~7만원 선이었습니다. 그런데 쇼핑몰에는 같은 카드 BRG10 매물이 30만9,900원에 올라와 있습니다.
저는 이 매물가를 못 믿겠습니다. 한 단계 아래인 BRG9 실거래가 7만원을 못 넘겼는데 한 단계 위가 4배 넘게 뛴다는 게 이상하니까요. 팔리기 전까진 그냥 호가입니다.
가격을 정리하다 보니 창공스트림 망나뇽 두 버전(RR·SR)에 똑같이 25만원짜리 CCG 블랙라벨 기록이 찍혀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한 건의 경매 글이 두 카드에 동시에 매칭된 것이었습니다. 이 건은 표에서 뺐습니다.
포켓몬GO 세트 V SR(078/071)은 쇼핑몰 매물가가 최대 7만9,500원까지 올라가 있고, 브레이크 경매에선 BRG10이 10만5천원에 낙찰된 실거래 기록도 있습니다.
| 포켓몬 | 카드 | 등급 | 가격 | 근거 |
|---|---|---|---|---|
| 미뇽 | 드래곤 컬렉션 N | 무등급 | 600~2,000원 | 쇼핑몰 매물 |
| 미뇽 | 태그볼트 C | 무등급 | 4,500원 | 쇼핑몰 매물(7/30) |
| 신뇽 | 태그볼트 C | 무등급 | 12,000원 | 쇼핑몰 매물(7/30) |
| 신뇽 | 「151」 AR | 무등급 | 8,000원 | 카페 실거래(7/4) |
| 신뇽 | 「151」 AR | BRG10 | 44,000~55,000원 | 카페 실거래(6/21~7/22) |
| 망나뇽 | 포켓몬GO VSTAR RRR | 무등급 | 1,000~2,000원 | 브레이크·카드냥(3~4월) |
| 망나뇽 | 드래곤스톰 RR | 무등급 | 1,950원 | 쇼핑몰 매물(6/30) |
| 망나뇽 | 패러다임트리거 R | 무등급 | 500~4,000원 | 카드냥·쇼핑몰 매물 |
| 망나뇽 | XY BREAK 20주년 SR | 무등급 | 13,000~15,000원 | 카페 실거래(6/23~6/30) |
| 망나뇽 | XY BREAK 20주년 SR | PSA9 | 186,000원 | 브레이크 실거래(6/27) |
| 망나뇽 | 포켓몬GO VSTAR HR | 무등급 | 3,000원 | 카페 실거래(5/22) |
| 망나뇽 | 포켓몬GO VSTAR HR | BRG10 | 53,000원 | 카페 실거래(5/26) |
| 망나뇽 | 창공스트림 V SR | 무등급 | 26,000~53,000원 | 카페 실거래(4~7월) |
| 망나뇽 | 창공스트림 V SR | BRG9 | 62,000~70,000원 | 카페 실거래(5~7월) |
| 망나뇽 | 포켓몬GO V SR | BRG10 | 105,000원 | 브레이크 실거래(4/28) |
미뇽부터 망나뇽까지 한 줄로 세우면 이름도, 디자이너도, 성격 설정도 제각각입니다. 그런데도 도감은 끝까지 "친절한 용"이라는 한 문장으로 셋을 묶어놨습니다. 카드값은 그 친절함과 상관없이 등급 한 칸 차이로 수십 배씩 벌어져 있었습니다.
시세는 collectory.cc에서 카드별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