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선 커먼이 오르고 시크릿이 내립니다
미국판 재수록 카드 465장 중 팔린 기록 161장, 중앙값 700원. 300원 커먼은 23배, 2만원대 시크릿은 5분의 1이었습니다.
지난번에 일본판 재수록 카드를 세어본 적이 있습니다. 400원짜리 우타가 대만도 아닌 일본 리셀 시장에 215만 원으로 올라와 있던 그 글입니다. 그때 제일 답답했던 건 값이 높다는 게 아니라 팔린 기록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른 값만 있고 사 간 사람이 없으면 그건 시세가 아니니까요.
이번엔 미국판을 세어봤습니다. 여기는 팔린 기록이 있습니다.
그런데 방향이 갈렸습니다. 원래 200~300원이던 커먼은 미국에서 스무 배가 되고, 한국에서 2만 5천 원 하는 시크릿 레어는 미국에서 4천 원대에 팔렸습니다. 같은 묶음에 든 카드들인데요.
재수록판이 뭔지부터
카드 번호 끝에 _r 이 붙은 카드가 있습니다. 부스터 팩에서 나온 원래 카드를 나중에 다른 상품에 다시 넣은 판본입니다. 프리미엄 부스터, 기념 세트, 대회 상품 같은 데 들어갑니다. 번호는 원래 번호를 그대로 쓰고 꼬리표만 붙습니다.
한글판에는 이 칸이 한 장도 없습니다. 한국은 재수록할 때 아예 새 번호를 주는 방식이라서요. 그래서 이 카드가 국내 경매에 올라오면 원래 번호에 값이 얹힙니다.
미국판은 465장입니다. 그중 값 기록이 하나라도 있는 게 239장, 실제로 팔린 기록이 있는 게 161장입니다.
팔린 값 중앙이 700원
| 기록 종류 | 건수 | 중앙값 |
|---|---|---|
| 미국 실거래(팔린 값) | 161 | 700원 |
| 미국 판매 등록(부른 값) | 3,749 | 2,786원 |
| 경매 | 5 | 5,586원 |
| 국내 리셀 등록 | 1 | 877,000원 |
제일 아래 한 줄이 재미있습니다. 국내 리셀 사이트에 올라온 미국판 재수록 카드는 딱 한 장이고 87만 7천 원입니다. 미국에서 실제로 팔린 값의 중앙은 700원입니다. 1,253배죠.
물론 같은 카드가 아닙니다. 87만짜리는 아마 위쪽 어딘가의 한 장일 겁니다. 그래도 이 표를 나란히 놓으면 "미국 재수록판 시세"라는 말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보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면
팔린 값 순으로 스물다섯 장을 늘어놓고, 그 번호의 한글판 기본 카드가 국내 카드샵에서 얼마인지 옆에 붙였습니다.
| 카드 | 번호 | 등급 | 미국 실거래 | 한글판 카드샵 | 배율 |
|---|---|---|---|---|---|
| 캐럿 | OP08-023_r1 | SR | 147,000원 | 9,000원 | 16.3배 |
| 샹크스 | OP01-120_r1 | SEC | 38,010원 | 8,500원 | 4.5배 |
| 도플라밍고 | OP04-031_r1 | SR | 25,760원 | 5,000원 | 5.2배 |
| Mr.2 봉쿠레 | EB01-061_r1 | SEC | 25,186원 | 20,000원 | 1.3배 |
| 루피 | OP05-119_r1 | SEC | 24,836원 | 15,000원 | 1.7배 |
| 겟코 모리아 | OP06-086_r1 | SR | 19,852원 | 10,000원 | 2.0배 |
| 미호크 | ST03-005_r2 | C | 15,400원 | 1,000원 | 15.4배 |
| 쿠잔 | OP02-121_r1 | SEC | 15,400원 | 16,000원 | 0.96배 |
| 트라팔가 로 | OP10-119_r1 | SEC | 14,840원 | 20,000원 | 0.74배 |
| 야마토 | OP01-121_r1 | SEC | 13,986원 | 8,500원 | 1.6배 |
| 루피 | EB02-061_r1 | SEC | 12,908원 | 40,000원 | 0.32배 |
| 카이도 | OP05-118_r1 | SEC | 8,386원 | 8,000원 | 1.05배 |
| 츠루 | OP02-106_r2 | UC | 7,014원 | 500원 | 14.0배 |
| 트라팔가 로 | ST03-008_r2 | C | 6,874원 | 300원 | 22.9배 |
| 조로 | OP06-118_r2 | SEC | 6,440원 | 15,000원 | 0.43배 |
| 볼사리노 | OP02-114_r1 | SR | 6,286원 | 7,000원 | 0.90배 |
| 칼리파 | OP03-060_r1 | UC | 6,118원 | 2,000원 | 3.1배 |
| 니코 로빈 | OP05-010_r1 | UC | 5,908원 | 300원 | 19.7배 |
| 루피 | OP07-109_r1 | SR | 5,586원 | 9,000원 | 0.62배 |
| 사보 | OP07-118_r1 | SEC | 5,250원 | 6,500원 | 0.81배 |
| 에이스 | OP07-119_r1 | SEC | 4,956원 | 26,000원 | 0.19배 |
| 상디 | OP06-119_r1 | SEC | 4,858원 | 25,000원 | 0.19배 |
| 실버즈 레일리 | OP08-118_r1 | SEC | 4,774원 | 25,000원 | 0.19배 |
커먼은 오르고 시크릿은 내린다
표를 배율 기준으로 다시 갈라보면 선이 하나 보입니다.
원래 300~2,000원짜리였던 카드의 재수록판 — 미호크 15.4배 · 츠루 14.0배 · 트라팔가 로 22.9배 · 니코 로빈 19.7배 · 칼리파 3.1배.
원래 1만 5천 원~4만 원짜리였던 시크릿 레어의 재수록판 — 에이스 0.19배 · 상디 0.19배 · 레일리 0.19배 · 루피 0.32배 · 조로 0.43배 · 로 0.74배.
커먼 쪽은 미국에서 스무 배가 되고, 시크릿 쪽은 5분의 1이 됩니다. 한 상품에서 같이 나온 카드들인데요.
왜 이런가는 저도 반만 압니다. 분모를 보면 절반은 설명됩니다. 300원짜리는 위로 올라갈 자리가 넓고, 2만 5천 원짜리는 이미 올라가 있으니 배율이 클 수가 없습니다. 이건 제가 몇 번 확인한 패턴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모르겠습니다. 시크릿 재수록판이 한국 기본판보다 싸게 팔린 건 분모 얘기로 안 됩니다. 에이스 시크릿 레어 재수록판이 미국에서 4,956원이면, 한국에서 그냥 기본판 사는 값(2만 6천 원)의 5분의 1입니다. 특별판이 기본판보다 싸다는 뜻이니까요.
표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
위 표의 미국 실거래는 카드마다 기록이 한 건씩입니다. 한 장씩 팔린 값을 하루치로 받아온 자료라서요. 한 건은 시세가 아니라 사건입니다.
그러니까 "에이스 재수록판은 5천 원짜리"가 아니라 "어느 하루에 한 장이 5천 원에 팔렸다"가 정확한 문장입니다. 커먼이 스무 배라는 쪽도 같습니다. 방향이 갈린다는 것까지는 스물다섯 장이 같은 얘기를 하니 믿어볼 만하고, 개별 숫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 더. 제일 위의 캐럿 14만 7천 원은 프리미엄 부스터 두 번째 묶음에서 나온 판본입니다. 같은 캐럿이라도 어느 상품에서 나왔는지에 따라 값이 다른데, 표는 그걸 구분해주지 않습니다.
저라면 이렇게 봅니다
미국판 재수록 카드를 직구로 미리 들여오진 않습니다. 팔린 기록이 카드마다 한 건이고, 그것도 하루치를 잘라온 자료입니다. 값이 오를지 내릴지 얘기가 아니라 내가 산 값이 맞았는지 나중에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국내 리셀에 올라온 한 장이 87만 7천 원인 걸 보면, 국내로 들어오는 순간 값이 어디로 튈지도 모릅니다.
대신 한글판 시크릿 레어 기본판은 그대로 봅니다. 에이스·상디·레일리 시크릿이 국내 카드샵에서 2만 5천 원 근처인데, 미국에선 특별 사양 재수록판이 그 5분의 1에 팔렸습니다. 이게 한국이 비싸다는 뜻인지 미국이 이 묶음을 안 쳐준다는 뜻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국내 값을 볼 때 "해외에선 훨씬 비싸다"는 말을 기본값으로 깔지는 않겠다는 정도입니다.
정리
· 미국판 재수록 카드는 465장, 팔린 기록이 있는 건 161장이고 그 중앙값은 700원입니다.
· 원래 300원짜리 커먼의 재수록판은 미국에서 14~23배, 원래 2만 원대 시크릿의 재수록판은 5분의 1이었습니다.
· 카드마다 기록이 한 건씩입니다. 방향은 믿어볼 만하고 개별 숫자는 아닙니다.
번호 끝의 _r 한 글자가 붙은 카드를 국내 경매에서 보면, 그건 한글판 목록에 자리가 없는 카드입니다. 값이 원래 번호에 얹혀서 올라옵니다. 300원짜리 자리에 6,874원이 앉아 있으면 그건 다른 물건입니다.
다음 달에 다시 세어보겠습니다. 465장 가운데 팔린 기록이 있는 게 161장뿐이라, 이 숫자가 늘어나면 방향이 그대로인지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