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경만 갈아낀 그림이 70배 비쌉니다
원피스 25주년 세트의 리더 28장 중 26장은 새 카드가 아니라 기존 리더를 다시 칠한 판이었습니다. 테두리를 지우고 배경 무늬만 갈았는데, 새로 그린 패러렐을 25명 중 22명에서 이깁니다. 쥬얼리 보니는 한 번호에 네 얼굴, 최대 70배 차이.
쥬얼리 보니 한 명, 카드 네 장
쥬얼리 보니의 리더 카드 번호는 OP07-019 하나입니다. 그런데 그 번호를 달고 나온 카드가 네 장이에요. 아래 넷을 한 줄로 보세요.
왼쪽부터 통상판, 패러렐, 25주년 얼터, 스타트덱판입니다. 그림만 보면 2번과 4번이 새로 그린 그림이에요. 어른이 된 보니가 바위에 걸터앉고, 담배 연기 속에서 정면을 봅니다. 3번은 어떤가요. 1번이랑 똑같은 그림입니다. 볼을 부풀린 어린 보니, 같은 포즈, 같은 옷.
값은 이렇습니다.
| 버전 | 그림 | 카드샵 실판매가 |
|---|---|---|
| OP07-019 통상 | 기본 | 300원 |
| OP07-019_p1 패러렐 | 새로 그림 | 65,000원 |
| OP07-019_p2 25주년 얼터 | 통상과 같은 그림 | 70,000원 |
| OP07-019_p3 스타트덱 | 새로 그림 | 1,000원 |
새로 그린 카드가 1,000원. 배경만 갈아낀 카드가 70,000원. 70배입니다.
이게 오늘 글의 전부예요. 왜 이렇게 되는지, 리더 카드 242장을 전부 뒤져서 확인했습니다.
이 글의 기준 — 값은 전부 국내 카드샵(ktcgpanda) 실판매가입니다. 온라인 쇼핑몰 호가는 뒤쪽 함정 코너에서만 씁니다. 대상은 한글판 리더 카드 242장 전량이고, 그중 아트 버전이 130장(53.7%)입니다. 리더는 원피스 카드 다섯 종류 중 아트 배분율이 가장 높은 종류예요.
25주년 세트는 새 카드를 거의 안 만들었습니다
문제의 3번이 나온 곳이 「Anime 25th Collection」(EBK-02, 2026-02-20 정발)입니다. 이 세트의 리더 칸을 열어보면 좀 이상해요.
| 구분 | 장수 |
|---|---|
| EBK-02 리더 카드 전체 | 28장 |
| ㄴ 다른 세트 리더를 다시 낸 것 | 26장 |
| ㄴ 이 세트 고유 번호(EB02-010 루피) | 2장 |
28장 중 26장이 남의 번호예요. OP-05·OP-06·OP-07·OP-08과 EB-01에서 리더를 끌어와 다시 냈습니다. 자기 번호를 단 리더는 루피 딱 한 명(통상 + 패러렐 2장).
왼쪽 800원, 오른쪽 400,000원. 이 두 장만 EBK-02가 처음부터 그린 리더입니다. 나머지 26명은 이미 있던 리더를 데려와 옷을 갈아입힌 것이고요.
옷을 어떻게 갈아입혔나
여기가 이 글에서 제가 제일 재밌게 본 부분입니다. 카드 이미지를 원본 해상도로 띄워서 통상판이랑 하나씩 겹쳐봤어요. 캐럿부터 보시죠.
캐럿 자체는 손끝 하나 안 달라졌습니다. 같은 포즈, 같은 표정, 같은 옷. 바뀐 건 두 가지예요.
하나, 테두리를 지웠습니다. 통상판은 초록색 카드 프레임 안에 그림이 갇혀 있어요. 25주년판은 그 프레임이 없습니다. 그림이 카드 맨 끝까지 갑니다. 둘, 배경을 갈았습니다. 통상판 뒤쪽은 그냥 초록 그라데이션인데, 25주년판에는 낡은 해도(海圖) 같은 선 무늬랑 톱니바퀴 도안이 깔려요.
보아 행콕도 똑같습니다.
인물은 픽셀 단위로 같습니다. 파란 바탕에 항해도 선이 깔리고, 테두리가 사라졌죠. 그게 다예요. 왼쪽 300원, 오른쪽 600,000원.
코즈키 오뎅은 조금 다르게 손봤습니다. 여긴 잘려 있던 그림이 더 보여요.
통상판은 프레임에 맞추느라 원화 위아래를 잘라낸 상태였습니다. 25주년판은 안 자릅니다. 오뎅의 칼과 아래쪽 인물들이 더 나와요. 원래 그림은 이만큼이었다는 뜻이죠.
우타는 배경 무늬가 제일 얌전한 편입니다. 나란히 놓고도 한참 봐야 차이가 보여요.
가운데가 패러렐입니다. 우타의 얼굴을 화면 가득 새로 그린 그림이에요. 붉은 눈, 벌어진 입, 마이크 선. 한눈에 봐도 공들인 신작입니다. 오른쪽은 왼쪽을 다시 칠한 판이고요.
값은 300원 / 25,000원 / 150,000원입니다. 새로 그린 게 가운데인데, 값은 오른쪽이 6배예요.
25쌍을 전부 세어봤습니다
한 명만 그런 게 아닌지 확인하려고, 패러렐과 25주년 얼터를 둘 다 가진 리더 25명을 전부 뽑았습니다. 통상판은 카드샵 값이 안 붙은 게 많아 빈칸(—)으로 뒀어요.
| 리더 | 통상 | 패러렐 _p1 (새로 그린 그림) | 25주년 얼터 (다시 칠한 그림) | 얼터÷패러렐 |
|---|---|---|---|---|
| 보아 행콕 | 300 | 60,000 | 600,000 | 10.0배 |
| 우타 | 300 | 25,000 | 150,000 | 6.0배 |
| 캐럿 | — | 10,000 | 60,000 | 6.0배 |
| 사보 | — | 15,000 | 70,000 | 4.7배 |
| 베가펑크 | 300 | 15,000 | 65,000 | 4.3배 |
| 빈스모크 레이주 | 300 | 25,000 | 100,000 | 4.0배 |
| 킹 | — | 12,000 | 40,000 | 3.3배 |
| 토니토니 쵸파 | — | 20,000 | 55,000 | 2.8배 |
| 폭시 | 500 | 20,000 | 45,000 | 2.3배 |
| 로브 루치 | 500 | 45,000 | 100,000 | 2.2배 |
| 돈키호테 로시난테 | — | 12,000 | 25,000 | 2.1배 |
| 몽키 D. 드래곤 | 300 | 12,000 | 25,000 | 2.1배 |
| 코즈키 오뎅 | — | 30,000 | 60,000 | 2.0배 |
| 마르코 | — | 25,000 | 50,000 | 2.0배 |
| 카르가라 | — | 20,000 | 40,000 | 2.0배 |
| 샬롯 푸딩 | — | 40,000 | 60,000 | 1.5배 |
| 호디 존스 | 300 | 10,000 | 15,000 | 1.5배 |
| 겟코 모리아 | 300 | 25,000 | 35,000 | 1.4배 |
| 에넬 | — | 75,000 | 100,000 | 1.3배 |
| 벨로 베티 | — | 30,000 | 40,000 | 1.3배 |
| 몽키 D. 루피 (보라) | — | 80,000 | 100,000 | 1.3배 |
| 쥬얼리 보니 | 300 | 65,000 | 70,000 | 1.1배 |
| 퀴로스 | — | 30,000 | 30,000 | 1.0배 |
| 한냐발 | — | 20,000 | 20,000 | 1.0배 |
| 페로나 | 300 | 25,000 | 15,000 | 0.6배 |
25명 중 22명은 다시 칠한 쪽이 비쌉니다. 같은 값이 2명, 뒤집힌 건 페로나 하나. 배율 중앙값은 정확히 2.00배고, 통상판 대비로는 중앙값 200배입니다.
25주년 얼터 26장을 값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이렇게 생겼어요.
테두리 없는 카드만 스물여섯 장. 늘어놓으니 세트 하나가 통째로 액자 같습니다.
그럼 그림값이 아니라 뭘까
반대편 증거가 있습니다. 2026년 5월 22일에 여섯 색 스타트덱이 한꺼번에 나왔는데, 그 덱들의 리더도 전부 _p 꼬리표가 붙은 얼터예요.
| 카드 | 수록 | 그림 | 카드샵가 |
|---|---|---|---|
| 몽키 D. 루피 OP09-061_p2 | 자흑 루피 스타트덱 | 새로 그림 | 6,500원 |
| 샹크스 OP09-001_p2 | 적 샹크스 스타트덱 | 새로 그림 | 1,000원 |
| 버기 OP09-042_p2 | 청 버기 스타트덱 | 새로 그림 | 1,000원 |
| 마샬 D. 티치 OP09-081_p2 | 흑 티치 스타트덱 | 새로 그림 | 1,000원 |
| 쥬얼리 보니 OP07-019_p3 | 녹 보니 스타트덱 | 새로 그림 | 1,000원 |
샹크스 스타트덱판 그림 보세요. 붉은 배경에 상반신을 크게 잡고, 뒤로 부하들이 겹쳐 있는 정식 풀아트입니다. 25주년 얼터보다 손이 덜 갔다고 말하기 어려운 그림이에요. 값은 1,000원.
차이는 봉입 방식 하나입니다. 스타트덱 리더는 덱을 사면 무조건 한 장 들어 있어요. 덱이 팔린 만큼 리더도 풀립니다. 25주년 얼터는 부스터 팩에서 아주 낮은 확률로 나오고요.
그러니까 그림이 값을 정하는 게 아닙니다. 몇 장 풀렸느냐가 정합니다. 새 그림이냐 다시 칠한 그림이냐는 값하고 별 상관이 없었어요. 이 표를 만들면서 저도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처음엔 "새로 그린 쪽이 비싸겠지" 하고 시작했거든요. 결과는 22대 1로 정반대였습니다.
페로나만 반대로 갔습니다
25명 중 유일하게 패러렐(25,000원)이 25주년 얼터(15,000원)를 이긴 카드입니다. 왼쪽 패러렐이 페로나 얼굴을 크게 잡은 그림이고, 오른쪽이 25주년판이에요.
왜 페로나만 그런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표본이 한 장이라 그림 취향 때문인지, 그냥 재고가 어쩌다 남은 건지 가릴 방법이 없어요. 한 장으로 법칙을 만들 수는 없죠. 그래서 예외라고만 적어둡니다.
번호만 보고 사면 안 됩니다
이 구조에는 부작용이 하나 따라옵니다. 같은 번호를 단 카드가 두세 장씩 있으니, 파는 쪽도 사는 쪽도 헷갈려요. 실제로 데이터가 이렇게 섞여 있습니다.
⚠️ 통상 번호에 얼터 값이 붙은 사례
· 루피 EB02-010 통상 — 카드샵 800원인데, 온라인 호가는 7건이 붙어 있고 최고가가 336,700원입니다. 400,000원짜리 패러렐(EB02-010_p1) 매물이 통상 번호로 올라온 겁니다.
· 쥬얼리 보니 OP07-019 통상 — 카드샵 300원, 온라인 호가 49,500원. 65,000원짜리 패러렐이나 70,000원짜리 25주년 얼터 매물로 보입니다.
사기라는 뜻은 아닙니다. 파는 사람이 "OP07-019 보니"라고만 적으면 네 장 중 어느 건지 알 길이 없어요. 번호가 같으니까요.
그래서 사실 때는 번호 말고 꼬리표(_p1·_p2·_p3)와 수록 세트를 같이 확인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25주년 얼터는 세트명이 「Anime 25th Collection」으로, 스타트덱판은 「적 샹크스」처럼 색깔+이름으로 뜹니다. 사진에서 테두리가 있으면 통상판이라고 보셔도 대체로 맞고요.
저라면 지금은
25주년 얼터 26장 중 15,000~40,000원 구간에 10장이 몰려 있습니다. 한냐발·호디 존스·퀴로스·로시난테·드래곤처럼 덱에서 잘 안 쓰는 리더들이죠. 저는 이 구간이 컬렉션용으로는 제일 말이 된다고 봅니다. 근거는 두 개예요. 하나, 그림 가공 수준은 60만원짜리 핸콕이랑 똑같습니다. 같은 세트, 같은 공정이니까요. 둘, 이 세트는 2026년 2월 정발이라 재고가 빠지는 중이고 통상판으로 대체가 안 됩니다.
반대로 보아 행콕 600,000원은 저라면 안 삽니다. 그림이 아깝다는 게 아니라, 다시 칠한 26장 중 2위(우타 150,000원)의 네 배예요. 한 장이 세트를 통째로 대표하는 값이 붙었는데, 제가 확인해보니 25주년 리더 얼터는 최근 6주 경매 낙찰 기록이 한 건도 없습니다. 카드샵 정가만 있고 실거래로 검증된 값이 없어요. 60만원을 검증 없이 낼 이유를 저는 못 찾았습니다. 물론 이건 제 판단이고, 그림이 마음에 들면 그게 살 이유가 되기도 하죠.
다음에 또 볼 일이 있습니다
8월 22일 일본판 발매 예정인 4주년 대탄 OP-17 「세계 최강의 전사」에는 SEC보다 위에 놓이는 새 레어도 트레저 레어(TR)가 처음 들어갑니다. 세트당 한 장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그때 확인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TR이 새로 그린 그림일지, 아니면 오늘 본 25주년 얼터처럼 있던 그림을 카드 끝까지 늘린 판일지. 오늘 데이터대로면 후자여도 값은 안 떨어집니다. 그게 이 게임의 규칙이더군요.
세 줄 정리
① 25주년 세트 리더 28장 중 26장은 새 카드가 아니라 남의 번호를 다시 칠한 판입니다. 테두리를 지우고 배경에 해도 무늬를 깔았어요.
② 그런데 그 재가공판이 새로 그린 패러렐을 25명 중 22명에서 이깁니다. 중앙값 2배, 최대 10배(보아 행콕).
③ 스타트덱 얼터는 새 그림인데 1,000원. 값을 정하는 건 그림이 아니라 몇 장 풀렸느냐입니다.
원피스 카드 시세는 collectory.cc에서 한국·일본·미국을 한 번에 비교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