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삐삐는 원래 피카츄 자리를 차지할 뻔했다
피카츄 이전에 마스코트 후보였다는 삐삐의 이름 유래와 외계인 설정, 릴리에의 삐삐ex 카페 실거래 시세까지.
포켓몬 도감 35번, 삐삐. 리자몽도 이상해씨도 아니고, 이 통통한 분홍 포켓몬이 원래 프랜차이즈의 얼굴이 될 뻔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진짜였을까요.
이름 셋, 계보 하나
삐삐의 일본어 원명은 ピッピ, 핏피입니다. 한국어 이름 "삐삐"는 이 발음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게임 속 설정에 따르면 삐삐의 울음소리는 이름을 거꾸로 읽은 소리라고 합니다. 이름과 울음소리를 서로 되돌려 놓은 말장난인 셈이죠.
영어 이름 Clefairy는 다른 방식입니다. 음악 기호 "클레프(clef)"에 요정(fairy)을 붙였습니다. 진화 전 단계인 "삐"(영어명 Cleffa)와 최종 진화형 "픽시"(영어명 Clefable)까지 놓고 보면 한 가족 안에 세 가지 작명 원칙이 섞여 있습니다. 삐삐는 일본어 발음 그대로, 픽시는 영어 단어를 그대로 옮긴 이름, 삐는 국내에서 따로 붙인 짧은 이름입니다. 한 핏줄인데 이름 짓는 방식이 다 다르다는 게, 저는 볼 때마다 신기합니다.
여담입니다. "삐삐"라는 두 글자는 예전 한국에서 무선호출기를 부르던 말과 똑같습니다. 물론 서로 관련은 없습니다. 그냥 우연입니다.
별에서 왔다는 설정
진화 전 단계인 삐의 카드 설명은 이렇습니다. "실루엣이 밤하늘의 별을 닮았다. 별똥별을 타고 온다고 여겨지는 포켓몬이다." 도감 번호는 173번입니다.
진화형 픽시의 기술 이름은 "달맞이댄스"입니다. 보름달이 뜨면 삐삐 무리가 모여 춤을 춘다는 설정은 게임 초기작부터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초반 에피소드는 이 설정을 아예 통째로 가져다 썼습니다. 문스톤 산에 사는 삐삐 무리가 거대한 문스톤을 신처럼 떠받들고 있는데, 로켓단이 그 돌을 훔치려다 삐삐 떼의 집단 손가락흔들기 공격에 날아갑니다. 돌 파편에 맞은 몇 마리는 그 자리에서 픽시로 진화합니다.
이 에피소드는 삐삐를 아예 외계 생명체로 그렸습니다. 문스톤을 우주선 삼아 달에서 왔다는 이론이었죠. 이후 시리즈에서도 삐삐 무리가 UFO를 몰고 다니는 에피소드가 몇 차례 더 나옵니다. 한 번 정한 설정을 꽤 오래 우려먹은 셈입니다.
마스코트 후보였다는 소문
피카츄가 시리즈의 얼굴이 되기 전, 그 자리 후보로 삐삐가 거론됐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초기 만화판에서는 주인공의 첫 파트너가 삐삐였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근거는 있습니다. 하지만 확정은 아닙니다. 이 이야기를 다룬 해외 팬 게시판에는 "삐삐가 마스코트로 계획됐다는 공식 자료는 없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게 올라와 있습니다.
다만 삐삐와 피카츄를 나란히 놓고 보면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둘 다 빨간 볼, 귀 끝의 검은 무늬가 있고, 진화석으로 진화합니다(피카츄는 번개의돌, 삐삐는 문스톤). 2세대에서는 나란히 아기 포켓몬(피츄, 삐)이 추가됐습니다. 우연이라기엔 겹치는 설정이 꽤 많죠.
실제로 얼마에 거래됐을까 — 릴리에의 삐삐ex
최근 카드에서 삐삐는 혼자 나오지 않습니다. 트레이너 릴리에와 한 장에 같이 그려진 "릴리에의 삐삐ex" 시리즈로 여러 세트에 등장합니다. 이 중 배틀파트너즈(SAR, 126/100) 카드는 카페 경매 실거래 기록이 가장 풍부했습니다.
| 등급 | 낙찰일 | 낙찰가 |
|---|---|---|
| 무등급 | 4/3 | 50,000원 |
| 무등급 | 6/10 | 70,000원 |
| BRG10 | 5/28 | 108,000~109,000원 |
| BRG10 | 7/21 | 115,000원 |
| PSA10 | 5/9 | 141,000원 |
| PSA10 | 6/2 | 155,000원 |
전부 카페 실거래 낙찰가입니다. 넉 달 사이 무등급은 40% 올랐습니다. BRG9도 2월 46,000원에서 6월 70,000원까지 뛰었습니다. 등급 카드는 조금 다릅니다. BRG10은 6월 말 121,500원까지 찍었다가 7월 115,000원으로 살짝 내려왔습니다.
저는 이 표를 보면 무등급 쪽에 먼저 눈이 갑니다. 넉 달 연속 상승이고, 표본도 꾸준합니다. 반면 등급카드는 6월에 고점을 찍은 뒤 숨 고르는 중입니다. 지금 등급카드를 새로 사들이진 않겠습니다. 오른 다음 잠깐 쉬는 구간처럼 보여서입니다.
CGC10 거래도 한 건 있었습니다. 6월 30일, 105,000원. 딱 한 건이라 기준으로 삼기엔 이릅니다.
다른 삐삐ex들도 있습니다
같은 캐릭터 카드라도 세트마다 값이 다릅니다. 스타트 덱 100 배틀컬렉션의 RR(287/742)은 무등급 실거래가 113,000원(6/10)까지 나왔는데, BRG10은 5월 238,000원에서 7월 228,000원으로 큰 변화가 없습니다. 같은 세트의 SAR(765/742)은 반대입니다. 무등급은 40,000원(5/20)인데 BRG10 낙찰가는 240,000원(5/21)입니다. 등급을 매기면 여섯 배가 된다는 뜻입니다.
한국 프로모로 나온 삐삐(175/SM-P)는 조금 다릅니다. 매물가 기준으로는 BRG9가 29만원 선에 올라와 있는데, 카페 실거래 기록은 찾지 못했습니다. 매물가만 있고 실제로 팔린 기록은 없다는 뜻입니다. 이건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진화 전과 후, 갤러리
아기 포켓몬 삐는 2세대에서 처음 추가됐습니다. 우정도가 쌓이면 삐삐로 진화합니다. 흑염의 지배자 세트 AR(113/108)은 매물가 기준 만원대 초반입니다.
최종 진화형 픽시는 대부분 커먼·언커먼 등급으로 나왔습니다. 전설의 고동 U(024/076)가 5,500원, 나이트유니슨 U(033/055)가 2,000원 선입니다.
가격 순서가 재밌습니다. 캐릭터와 합쳐진 "릴리에의 삐삐ex" 시리즈는 등급을 매기면 십만 원대인데, 최종 진화형 픽시는 몇천 원짜리 카드가 대부분입니다. 더 진화했다고 더 비싸지는 게 아니네요. 트레이너 캐릭터가 같이 그려진 카드에 프리미엄이 붙는 구조라서 그렇습니다.
이름이 셋으로 갈리고, 설정은 외계인이고, 마스코트 후보설까지 있는 포켓몬치고 삐삐는 의외로 조용히 카드 목록 한켠을 채우고 있습니다. 등급별 실거래 흐름은 카드 상세 페이지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