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배서 카드에 적힌 숫자는 현상금이 아니었습니다
원피스 카드게임 '수배서(WANTED)' 판본 12장 전량 해부. 부스터 세 탄에 4장씩, 1세대만 컬러이고 2세대부터 흑백 만화 그림. 현상금 46억 카이도가 3만원, 31억 버기가 20만원인 이유.
골 D. 로저의 수배서 카드를 처음 봤을 때, 오른쪽 위 숫자를 한참 들여다봤습니다. 13000. 로저의 현상금은 55억 6,480만 베리인데요.
13000은 현상금이 아닙니다. 카드의 파워 수치죠. 수배서 그림 안에 현상금 액수는 아예 안 적혀 있습니다. 원피스 카드게임의 '수배서' 판본 12장을 전부 꺼내놓고 보니, 이 카드들은 원작의 현상금표를 옮긴 게 아니라 따로 서열을 만들어 놨더군요.
수배서 판본이란 게 따로 있습니다
📌 수배서(WANTED) 판본이란
캐릭터 그림을 수배 포스터 안에 넣어 다시 만든 특별판입니다. 카드 위쪽에 크게 WANTED, 아래쪽에 DEAD OR ALIVE가 찍혀 있고, 인물은 포스터 사진처럼 액자 안에 들어갑니다.
일본판 판매 표기로는 「Wanted SR-SPC」·「Wanted SEC-SPC」. SPC가 스페셜 카드를 뜻합니다. 한글판 카드 자체에는 SP로 찍히거나 원래 레어도(SEC)를 그대로 씁니다.
카드번호로는 _p1 ~ _p4 자리에 흩어져 있어서, 번호만 봐서는 어느 게 수배서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 글의 12장은 이미지를 한 장씩 확대해서 확인한 것입니다.
패러렐이니 망가니 하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망가 패러렐은 만화 컷을 배경에 깔고, 25주년 얼터는 테두리를 지웁니다. 수배서는 그 둘과 또 다릅니다. 카드 전체가 한 장의 포스터가 되죠.
딱 12장, 그런데 4장씩 세 번
표를 만들다가 저도 뒤늦게 알아챘는데, 이 12장이 흩어져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부스터 세 탄에 정확히 4장씩 들어갔더군요.
| 세대 | 수록 세트 | 캐릭터 | 카드번호 | 파워 | 카드샵가 |
|---|---|---|---|---|---|
| 1세대 | OPK-03 강대한 적 | 몽키 D. 루피 | ST01-012_p1 | 6000 | 150,000원 |
| 카이도 | ST04-003_p1 | 10000 | 35,000원 | ||
| 유스타스 키드 | OP01-051_p2 | 8000 | 30,000원 | ||
| 돈키호테 도플라밍고 | ST03-009_p1 | 7000 | 30,000원 | ||
| 2세대 | OPK-09 새로운 황제 | 몽키 D. 루피 (기어5) | OP05-119_p4 | 12000 | 250,000원 |
| 샹크스 | OP09-004_p3 | 12000 | 200,000원 | ||
| 마샬 D. 티치 | OP09-093_p3 | 12000 | 200,000원 | ||
| 버기 | OP09-051_p3 | 12000 | 200,000원 | ||
| 3세대 | OPK-13 계승되는 의지 | 몽키 D. 루피 | OP13-118_p4 | 7000 | 420,000원 |
| 골 D. 로저 | OP09-118_p3 | 13000 | 200,000원 | ||
| 포트거스 D. 에이스 | OP13-119_p4 | 7000 | 200,000원 | ||
| 사보 | OP13-120_p4 | 7000 | 130,000원 |
카드샵가는 국내 카드샵(ktcgpanda) 판매가 기준. 실제로 누가 사 갔다는 기록이 아니라 가게가 붙여둔 값입니다.
12장 전부입니다. 아래가 그 열두 장이고요.
1세대는 컬러, 2세대부터 흑백입니다
열두 장을 늘어놓으면 눈에 바로 걸리는 게 있습니다. 처음 네 장만 색이 들어가 있어요.
1세대(강대한 적) 네 장은 인물이 컬러 그림이고, 뒷배경도 리더 색깔을 따라갑니다. 루피는 빨강, 도플라밍고는 파랑, 카이도는 보라, 키드는 초록. WANTED 글자도 배경색에 맞춰 물들어 있고요.
2세대부터는 완전히 바뀝니다. 종이가 누렇게 바래고, 가장자리가 해지고, 인물은 원작 만화의 흑백 펜선 그대로 들어갑니다. 컬러를 걷어낸 거죠. 진짜 해적선에 붙어 있던 종이처럼 보이게.
3세대도 2세대와 같은 낡은 종이입니다. 여덟 장이 한 벽에 나란히 붙은 것처럼 보이죠.
저는 흑백 쪽이 훨씬 낫다고 봅니다. 1세대는 색 때문에 '카드'로 보이는데, 2세대부터는 진짜 종이 포스터로 보여요. 로저 수배서의 이마 주름과 웃음선은 컬러였으면 그 맛이 안 났을 겁니다.
버기의 현상금은 31억, 카드값은 샹크스와 똑같습니다
이제 원작 현상금과 나란히 놓아보죠.
| 캐릭터 | 원작 현상금 | 카드 파워 | 카드샵가 |
|---|---|---|---|
| 골 D. 로저 | 55억 6,480만 | 13000 | 200,000원 |
| 카이도 | 46억 1,110만 | 10000 | 35,000원 |
| 샹크스 | 40억 4,890만 | 12000 | 200,000원 |
| 마샬 D. 티치 | 39억 9,600만 | 12000 | 200,000원 |
| 버기 | 31억 8,900만 | 12000 | 200,000원 |
| 유스타스 키드 | 30억 | 8000 | 30,000원 |
| 사보 | 6억 200만 | 7000 | 130,000원 |
| 포트거스 D. 에이스 | 5억 5,000만 | 7000 | 200,000원 |
| 돈키호테 도플라밍고 | 3억 4,000만 | 7000 | 30,000원 |
세 열이 따로 놉니다.
파워는 현상금을 얼추 따라갑니다. 로저가 13000으로 혼자 꼭대기, 40억대 셋이 12000, 3~6억대는 7000. 여기까진 말이 되죠. 그런데 카이도가 46억인데 10000이고, 키드는 30억인데 8000입니다. 둘 다 1세대라서요. 1세대는 코스트 5~9짜리로 설계됐고, 2세대는 전부 코스트 10입니다. 파워는 현상금이 아니라 그 카드가 몇 번째 세대냐를 따릅니다.
카드값은 아예 다른 축입니다. 여기서 제일 재밌는 게 버기예요.
🤡 버기 — 오해로 쌓은 31억이 카드에서도 통했다
원작에서 버기의 현상금은 본인 실력으로 쌓은 게 아니죠. 착각과 오해가 겹쳐 사황 자리까지 굴러 올라간 캐릭터입니다.
그런데 카드는 그걸 그대로 인정해줬습니다. 파워 12000 — 샹크스·티치와 같은 숫자. 카드샵가도 200,000원으로 동가.
게다가 버기의 통상판은 200원입니다. 수배서가 되면서 1,000배. 12장 중 배율 1위예요.
왼쪽 200원, 오른쪽 20만원. 같은 번호입니다.
통상판 대비 배율은 4배부터 1,000배까지
| 캐릭터 | 통상판 | 수배서 | 배율 |
|---|---|---|---|
| 버기 | 200원 | 200,000원 | 1,000배 |
| 루피 (ST01-012) | 2,000원 | 150,000원 | 75배 |
| 카이도 | 1,000원 | 35,000원 | 35배 |
| 도플라밍고 | 1,000원 | 30,000원 | 30배 |
| 마샬 D. 티치 | 9,000원 | 200,000원 | 22배 |
| 샹크스 | 10,000원 | 200,000원 | 20배 |
| 루피 (기어5) | 15,000원 | 250,000원 | 17배 |
| 루피 (OP13-118) | 30,000원 | 420,000원 | 14배 |
| 골 D. 로저 | 20,000원 | 200,000원 | 10배 |
| 에이스 | 20,000원 | 200,000원 | 10배 |
| 사보 | 30,000원 | 130,000원 | 4.3배 |
| 유스타스 키드 | 9,000원 | 30,000원 | 3.3배 |
배율이 큰 쪽은 전부 통상판이 싼 카드입니다. 버기 200원, 카이도·도플라밍고 1,000원. 반대로 사보·키드는 통상판이 이미 3만·9천이라 배율이 안 나오죠. 배율은 수배서가 얼마나 대단한지가 아니라, 원래 카드가 얼마나 흔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수배서가 아닌 통상판들. 1,000원짜리도 섞여 있습니다.
같은 번호 안에서 수배서의 자리는 두 번째입니다
수배서를 가진 카드들은 대부분 망가 패러렐도 같이 갖고 있습니다. 같은 번호 안에서 둘이 나란히 있는 셈이죠. 그럼 누가 위일까요.
| 카드번호 | 캐릭터 | 망가 패러렐 | 수배서 | 망가 ÷ 수배서 |
|---|---|---|---|---|
| OP09-118 | 골 D. 로저 | 2,000,000원 | 200,000원 | 10배 |
| OP13-119 | 에이스 | 2,000,000원 | 200,000원 | 10배 |
| OP13-120 | 사보 | 1,300,000원 | 130,000원 | 10배 |
| OP05-119 | 루피 (기어5) | 2,000,000원 | 250,000원 | 8배 |
| OP09-093 | 마샬 D. 티치 | 800,000원 | 200,000원 | 4배 |
| OP09-004 | 샹크스 | 750,000원 | 200,000원 | 3.8배 |
| OP09-051 | 버기 | 550,000원 | 200,000원 | 2.8배 |
일곱 장 전부 망가가 위입니다. 예외 없어요. 그중 셋은 정확히 10배고요.
망가 패러렐. 수배서보다 3~10배 위에 있습니다.
왜 그런지는 저도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눈에 띄는 차이는 하나 있어요. 망가 패러렐은 세트마다 한두 장인데, 수배서는 세트마다 네 장입니다. 네 장씩 나오면 그만큼 흔하죠. 그림의 문제가 아니라 숫자의 문제로 보입니다. 이건 지난번 리더 얼터 글에서 봤던 것과 같은 결이고요.
다섯 장이 정확히 20만원입니다
표를 다시 보시면 이상한 게 보입니다. 샹크스·티치·버기·로저·에이스, 다섯 장이 정확히 200,000원. 파워도 캐릭터도 세대도 다른데 값만 같아요.
저는 이걸 '시세'라고 부르기 어렵다고 봅니다. 카드별로 매겨진 값이 아니라, 수배서라는 묶음에 한 번에 붙은 값에 가깝거든요. 근거는 실거래 쪽입니다.
| 날짜 | 카드 | 상태 | 실제 낙찰 | 카드샵가 | 배율 |
|---|---|---|---|---|---|
| 7/13 마감 | 마샬 D. 티치 수배서 | BRG 10 등급 | 161,000원 | 200,000원 | 0.81배 |
| 7/17 마감 | 루피 수배서 (ST01-012_p1) | 무등급 | 82,000원 | 150,000원 | 0.55배 |
12장을 통틀어 최근 6주 실거래가 이 두 건뿐입니다. 둘 다 카드샵가 아래에서 끝났고요. 티치는 등급까지 10점을 받았는데도 카드샵가의 81%였습니다.
표본 두 건. 이걸로 "수배서는 원래 카드샵가보다 싸게 팔린다"고 말하면 과장이겠죠. 다만 20만원이라는 숫자가 거래로 확인된 적은 아직 한 번도 없다는 건 사실입니다.
일본에선 루피 한 장이 나머지 셋의 22배
일본판 쪽은 데이터가 훨씬 두껍습니다. 스니커덩크 실거래가 카드당 100~410건씩 쌓여 있거든요. 한국 카드샵가와 나란히 놓아봤습니다.
| 카드 | 한국 카드샵 | 일본 실거래 중앙값 | 일본 표본 | 일본 ÷ 한국 |
|---|---|---|---|---|
| 루피 ST01-012_p1 | 150,000원 | 1,195,908원 | 410건 | 8.0배 |
| 루피 OP13-118_p4 | 420,000원 | 598,000원 | 242건 | 1.4배 |
| 샹크스 | 200,000원 | 368,000원 | 198건 | 1.8배 |
| 마샬 D. 티치 | 200,000원 | 271,400원 | 195건 | 1.4배 |
| 버기 | 200,000원 | 266,800원 | 210건 | 1.3배 |
| 골 D. 로저 | 200,000원 | 265,770원 | 203건 | 1.3배 |
| 유스타스 키드 | 30,000원 | 55,200원 | 108건 | 1.8배 |
| 카이도 | 35,000원 | 50,600원 | 158건 | 1.7배 |
| 도플라밍고 | 30,000원 | 50,600원 | 121건 | 1.7배 |
한국은 카드샵 판매가, 일본은 실제 팔린 값의 중앙값입니다. 층위가 다르니 배율은 참고용으로만 보세요. 나머지 3장(기어5 루피·에이스·사보)은 일본 실거래 데이터가 없습니다.
아홉 장 전부 일본이 위입니다. 대부분 1.3~1.8배죠. 구탄은 한국이 세계 최저가라는 지난번 결론과 맞아떨어집니다. 수배서 대부분이 구탄이니까요.
그런데 루피 1세대 한 장만 8배입니다. 일본에서 120만원. 같은 1세대인 카이도·도플라밍고·키드가 5만원대인 걸 생각하면 22배 차이죠. 한국에선 그 격차가 5배입니다.
이 카드에는 영문판 표기에 「1st Anniversary」가 붙어 있습니다. 1주년 기념 카드라는 뜻이죠. 수배서 시리즈의 첫 장이자 루피이자 기념판이니 값이 붙을 조건은 다 갖췄습니다. 다만 그게 이유의 전부인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네요.
⚠️ 살 때 조심할 것
1. "수배서"라고 쓴 매물이 통상판일 수 있습니다
샹크스 통상판 OP09-004(카드샵 10,000원)에 "샹크스 수배서 OP09-004"라는 제목의 매물이 붙어 있습니다. 수배서는 _p3인데요. 번호 뒤 _pN까지 보고 사셔야 합니다.
2. 통상판 번호에 붙은 호가는 거의 다 다른 물건입니다
루피 통상판 ST01-012는 카드샵 2,000원인데 온라인 최고 호가가 333,390원입니다. 166배죠. 수배서(150,000원) 매물이 통상판 번호 자리에 올라온 것으로 보입니다.
3. 세대를 확인하세요
같은 캐릭터라도 세대에 따라 값이 다섯 배 넘게 갈립니다. 루피 수배서만 세 장(150,000 / 250,000 / 420,000)이에요. 컬러 배경이면 1세대, 낡은 종이면 2·3세대입니다. 그림만 봐도 갈립니다.
저라면 이렇게 삽니다
1세대 세 장(카이도·도플라밍고·키드)은 삽니다. 3만원대예요. 일본 실거래 중앙값이 100건 넘는 표본에서 5만원대로 나오는데 한국 카드샵가가 그 아래입니다. 12장 중 유일하게 컬러 배경이라는 것도 좋고요. 다만 한국에서 이 값에 실제로 팔린 기록은 0건입니다. 그 값이 맞는지는 아직 아무도 확인해준 적이 없어요.
20만원짜리 다섯 장은 지금 안 삽니다. 다섯 장이 전부 정확히 같은 값이라는 게 걸립니다. 카드별로 매겨진 값처럼 안 보여요. 게다가 두 건뿐인 실거래가 둘 다 그 아래에서 끝났고, 그중 하나는 BRG 10점짜리였습니다. 급하지 않다면 경매를 몇 번 더 지켜보겠습니다. 오를지 내릴지는 저도 모릅니다. 값이 확인된 적이 없으니 지금은 판단할 재료가 없다는 뜻이에요.
8월 22일 뒤에 한 칸이 더 생길지도
수배서는 세 탄에 걸쳐 4장씩 나왔습니다. 규칙적이죠. 그럼 다음은 어디일까요.
한글판 「창해의 칠걸」(OPK-14)이 8월 21일, 일본판 4주년탄 OP-17이 8월 22일에 나옵니다. OP-17에는 트레저 레어(TR)라는 새 최상위 레어도가 처음 들어가고요. 사황과 엘바프가 테마니까 수배서가 어울리는 자리이긴 합니다.
네 장이 또 나올지, 아니면 시리즈가 여기서 끝날지는 뜯어봐야 압니다. 나오면 이 표에 4열을 더해서 다시 들고 오겠습니다.
📌 세 줄 정리
① 한글판 수배서는 딱 12장. 부스터 세 탄에 4장씩이고, 1세대만 컬러·2세대부터 흑백입니다.
② 카드에 적힌 숫자는 현상금이 아니라 파워. 현상금 46억 카이도가 파워 10000, 31억 버기가 12000입니다.
③ 값은 세대가 정합니다. 1세대 3만원, 2·3세대 13~42만원. 배율 1위는 200원짜리 통상판을 가진 버기(1,000배)고요.
수배 포스터는 원래 '이 사람 잡으면 돈 준다'는 종이입니다. 그런데 카드가 되고 나니, 잡으라는 얘긴 사라지고 그 종이 자체에 값이 붙었네요. 버기가 알면 좋아할 것 같습니다.
전체 시세와 카드 정보는 collectory.cc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