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 다음 칸은 여우불이었습니다
리프트바운드 시그니처 55장은 전부 짝수 번호고, 바로 앞 홀수는 그 챔피언 리더입니다. 오른만 3장인 이유와 -STAR의 정체까지.
리프트바운드 카드를 번호순으로 훑다가 이상한 걸 봤습니다. 오리진 메인 세트 247번은 카이사, 248번은 이케시아 폭우. 249번은 볼리베어, 250번은 폭풍인도자. 홀수 자리엔 챔피언이 앉고, 바로 다음 짝수 자리엔 그 챔피언의 스킬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우연이 아니었어요. 55장이 전부 그랬습니다.
홀수는 챔피언, 짝수는 그 챔피언의 궁극기
리프트바운드에는 시그니처(Signature)라는 카드 묶음이 있습니다. 전체 1,422장 중 딱 55장. 전부 에픽 레어도고, 전부 짝수 번호예요. 그리고 바로 앞 홀수 번호는 예외 없이 리더 카드입니다.
이름을 나란히 놓으면 롤 하던 사람은 바로 웃게 됩니다. 아리 옆엔 여우불, 야스오 옆엔 최후의 숨결, 티모 옆엔 게릴라전, 미스 포츈 옆엔 쌍권총 난사. 스킬창을 그대로 뜯어다 카드로 만든 겁니다.
여기에 또 하나 규칙이 겹칩니다. 리더는 도메인을 두 개씩 갖는데, 오리진 12쌍의 도메인 조합이 단 한 번도 겹치지 않습니다. 분노/지성, 분노/육체, 분노/혼돈… 12칸을 정확히 하나씩 채워요. 나중에 나온 벤데타가 남은 세 조합(분노/평온, 지성/육체, 질서/혼돈)을 가져갑니다. 빈칸을 세트가 나눠 메우는 구조입니다.
오른만 시그니처가 셋입니다
규칙을 찾으면 예외가 눈에 띄죠. 스피릿포지드에서 오른 혼자 시그니처를 3장 받았습니다. 189번이 오른, 그 뒤로 190·191·192가 전부 오른 몫이에요.
세 장의 이름이 대장간불 망토 · 라바돈의 죽음왕관 · 슈렐리아의 진혼곡입니다. 스킬이 아니라 아이템이죠. 롤에서 오른은 아이템을 만들어 주는 챔피언이고, 그 특성을 카드 장수로 옮긴 겁니다. 카드 종류도 다릅니다 — 다른 시그니처는 대부분 EVENT인데 오른의 셋은 BASE예요. 장비니까요.
같은 논리가 소환수에도 적용됩니다. 아이번의 데이지, 벡스의 그림자, 애니의 티버는 카드 종류가 UNIT이에요. 불러내는 거니까 유닛. 바이의 마법공학 건틀릿은 장비라서 BASE. 55장을 다 뒤져도 이 분류가 어긋나는 카드가 없었습니다. 카드 종류가 그냥 붙은 게 아니라 스킬의 성격을 따라간다는 게 저는 이 게임에서 제일 잘 짜인 부분이라고 봅니다.
-STAR가 뭔지 이번엔 알아냈습니다
리프트바운드 카드번호에는 뒤에 -STAR가 붙은 게 있습니다. OGN-307-STAR 같은 식으로요. 저는 이걸 세 번이나 글에서 다루면서 "모르겠다"고 적었어요. 이번에 45장을 전부 뽑아봤습니다.
답은 단순했습니다. 45장이 전부 리더 아니면 챔피언 유닛입니다. 한 장도 예외가 없어요. 오리진의 -STAR 12장은 그 세트 리더 12명과 명단이 정확히 같고, 언리쉬드도 리더 12명, 벤데타는 리더 9명, 스피릿포지드만 챔피언 유닛 12장입니다.
정리하면 -STAR는 얼굴마담 전용 대체 아트예요. 일반 유닛이나 이벤트 카드엔 절대 안 붙습니다. 다만 인쇄 처리가 홀로냐 텍스처냐 하는 건 여전히 모릅니다. 카드를 실물로 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 실물 가지신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a와 b는 아트 사다리입니다
번호 뒤 알파벳도 규칙이 있습니다. 미스 포츈 해적 한 장이 판본을 다섯 개 갖고 있어요.
OGN-193이 기본 레어, 193a가 쇼케이스 대체 아트, 193b는 지역 예선 우승자 프로모, 여기에 -P가 붙은 참가 프로모와 Top 8 프로모가 더 있습니다. 같은 그림 한 장이 아니라 등급과 배포 경로가 층층이 쌓인 거죠.
기본 자원 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노의 룬 OGN-007이 커먼, 007a가 쇼케이스, 007b가 넥서스 나이트 프로모. a는 아트, b는 그 위 배포판, -P는 이벤트 경로로 읽으면 대체로 맞습니다. 세트가 바뀌면서 소문자 a가 대문자 A로 바뀐 흔적도 있어요(오리진은 소문자 38장, 이후 세트는 대문자가 주력).
그런데 이 예쁜 카드들, 값이 없습니다
여기까지 쓰고 시세를 붙이려다 멈췄습니다. 숫자가 이상해서요.
아트 카드층은 쇼케이스 302장 + 에픽 171장 = 473장입니다. 이 중 값이 찍힌 게 10장이에요. 쇼케이스만 따로 보면 302장 중 1장입니다. 그 한 장은 TFT 파리 오픈 프로모로 나온 화합의 제단이고, 값은 83원.
레어도별 시세 커버리지
언커먼 286장 중 281장 (98.3%) · 커먼 302장 중 288장 (95.4%)
에픽 171장 중 9장 (5.3%) · 쇼케이스 302장 중 1장 (0.3%)
값이 붙은 10장의 출신을 보면 더 분명해집니다. 9장이 프루빙 그라운드 스타터 덱이에요. 최후의 섬광 1,528원, 하이랜더 1,143원, 티버 854원, 결정타 620원, 그리고 럭스·애니·마스터 이·가렌 챔피언 카드들. 부스터팩에서 나오는 아트 카드 중 값이 있는 건 렉사이 한 장(6,472원)뿐입니다.
값 0원을 "가치 없음"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스타터 덱은 사서 뜯으면 구성이 뻔하니까 낱장으로 도는 반면, 부스터 상위 레어도는 뽑은 사람이 그냥 갖고 있어요. 팔 물건이 시장에 안 올라오면 값은 안 찍힙니다. 커먼 95%에 값이 있고 쇼케이스 0.3%에만 값이 있는 건 싸구려가 잘 팔린다는 뜻이 아니라, 흔한 물건이라 매물이 널려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지금은
저라면 지금 시세표를 보고 리프트바운드 아트 카드를 사고팔진 않겠습니다. 근거는 두 가지예요. 하나는 방금 본 커버리지 — 473장 중 10장으로는 시세라고 부를 게 못 됩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가 가진 데이터가 2026년 8월 25일 하루치 스냅샷이라는 점입니다. 어제와 비교할 수가 없어요.
대신 기다리는 날짜는 있습니다. 10월 23일, 다섯 번째 세트 레디언스가 나옵니다. 새 세트가 풀리면 기존 세트 물량이 정리되면서 매물이 나오기 시작하죠. 그때가 쇼케이스 0.3%가 몇 %가 되는지 처음으로 재볼 수 있는 시점입니다.
값 얘기를 뺀다면요. 아리 옆에 여우불이 놓여 있는 그 배치는, 카드를 번호순으로 늘어놓기 전엔 안 보이는 재미였습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봤어요. 한번 번호순으로 정렬해 보세요.
콜렉토리에서 리프트바운드 카드 시세와 카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