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거폰은 원래 가면이 하나뿐이었습니다
오거폰 이름의 유래와 가면 넷의 사연을 정리하고, 카드 40장 중 실거래로 확인되는 7건만 골라 시세를 짚었습니다.
오거폰은 세대 9 DLC '제로의 비보' 속 전설의 포켓몬입니다. 여우 같기도 사슴 같기도 한 몸에 가면을 쓰고 덩굴을 휘두릅니다. 지금은 가면이 넷입니다. 그런데 이야기 속에서 원래 가면은 하나였습니다.
이름은 오니에서 왔다
이름 '오거폰'의 앞부분 '오거'(Ogre)는 일본어 이름 '오니'를 서구권 이름으로 옮길 때 자주 쓰는 단어입니다. 뒤에 붙은 '폰'은 어원이 확실치 않습니다. 영문 위키 불비피디아는 애칭 접미사 '-ぽん'에서 왔을 것으로 추정만 합니다. 확정은 아닙니다.
성별은 암컷 고정입니다. 특이한 설정이죠. 나무위키는 일본 설화에 자주 나오는 여자 요괴 '귀녀'도 모티브 중 하나로 봅니다. 오니 계열 포켓몬 중 성별이 고정된 경우는 드뭅니다.
위 카드가 '기본형'입니다. ex가 안 붙은 015/101 R. 가면 없이도 이 폼 자체가 오거폰의 원래 모습, 벽록(teal)입니다.
가면 넷, 감정 넷
가면을 바꿔 쓰면 폼이 바뀝니다. 타입도 함께 바뀝니다. 벽록(풀)·화덕(불)·우물(물)·주춧돌(격투). 나무위키는 이 넷을 희로애락에 대응시켜 추정합니다. 벽록은 기쁠 희, 화덕은 성낼 로, 우물은 슬플 애, 주춧돌은 즐길 락이라는 식입니다. 공식 설정은 아니고 팬 해석입니다.
가면의 진짜 모티브는 일본 노가면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불비피디아는 이와테현 기타카미시의 전통 축제 '오니켄바이'(귀검무)와 아키타현 '나마하게' 축제도 함께 언급합니다. 둘 다 사람이 오니로 분장하고 마을을 도는 축제입니다. 오거폰이 가면을 '쓰고' 다른 존재인 척한다는 설정과 잘 맞습니다.
왼쪽부터 벽록·화덕·우물·주춧돌입니다. '변환의 가면' 세트(2024)에서 네 마스크가 전부 SAR로 동시에 나왔습니다. 그림은 전부 야노 케이지입니다.
가면을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
게임 속 전설은 이렇습니다. 먼 옛날 낯선 사내와 오거폰이 보석을 들고 '북신의 고장'(기타카미)에 흘러들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낯선 생김새를 두려워해 둘을 받아주지 않았죠. 산으로 밀려난 이들을 딱하게 여긴 가면 장인이 사내가 지닌 보석 조각으로 가면 네 개를 만들어줬습니다. 그 가면을 쓰고서야 마을 축제에 섞여 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반전이 있습니다. 마을 전승은 오거폰을 나쁜 요괴로, '세 벗님'(조타구·이야후·기로치)을 오거폰을 혼내준 영웅으로 기록합니다. 그런데 게임을 진행하며 드러나는 진짜 역사는 정반대입니다. 세 벗님이 실제로는 사람과 포켓몬을 해친 악당이었고, 오거폰이 그 피해자였습니다.
저는 이 반전이 포켓몬 스토리치고 꽤 잘 만들었다고 봅니다. 마을 영웅으로 전해지던 쪽이 사실은 가해자였다는 구도를, DLC 하나를 통째로 써서 뒤집어놓은 경우는 흔치 않아서입니다.
카드에서는 원조에만 실거래가 몰려 있다
오거폰 카드는 국내에 40장입니다. 가면별로 나누면 벽록 16장, 화덕·우물·주춧돌은 각 8장. 벽록만 기본형(ex 아닌 카드)이 따로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야기 속 원조답게 카드 숫자도 원조가 가장 많습니다.
시세를 볼 때는 매물 호가와 실거래를 구분해야 합니다. 호가는 팔려고 올려둔 가격, 실거래는 실제로 낙찰·판매된 기록입니다. naver_cafe·break 경매 낙찰만 실거래로 잡았습니다. ktcgpanda(8월 25일 서비스 종료)와 tcgbox는 처음부터 뺐습니다. 후자는 가격이 비현실적으로 높아서입니다.
그렇게 걸러보니 40장 중 실거래가 확인되는 건 카드 4종·7건뿐이었습니다. 그마저도 셋은 벽록이네요.
| 가면 | 카드 | 실거래 내역 |
|---|---|---|
| 벽록 | 125/101 SAR | PSA10 66,000원 (naver_cafe 경매, 7/28 마감) |
| 벽록 | 131/101 UR | 무등급 31,000원(7/29) · PSA10 22,000원(4/26), 둘 다 break 경매 |
| 벽록 | 234/187 UR(테라스탈 페스타) | 무등급 11,000원(7/5) · 10,000원(7/8), break 경매 |
| 벽록 | 201/187 SAR(테라스탈 페스타) | 무등급 14,000원(8/18, break 경매) |
| 화덕 | 204/187 SAR(테라스탈 페스타) | BRG9 9,500원(8/29, break 경매) — 이틀 전 딱 한 건 |
| 우물 | 127/101 SAR 외 | 낙찰 기록 없음 |
| 주춧돌 | 128/101 SAR 외 | 낙찰 기록 없음 |
우물·주춧돌은 지금 매물 호가(12,000원~40,000원대)만 있고 실거래는 0건입니다. 저라면 이 두 장은 "정확한 시세는 모른다"고 그냥 인정하겠습니다. 근거 없는 숫자를 만들어 쓸 이유가 없어서입니다.
125/101 SAR은 PSA10 매물 호가가 105,000원까지 올라와 있습니다(매물 1건, 표본이 얇습니다). 그런데 같은 등급의 실제 낙찰가는 66,000원(7/28 마감)이었습니다. 4만원 가까이 차이가 났죠. 저라면 10만원대 호가는 그대로 믿지 않겠습니다.
131/101 UR은 좀 이상합니다. 무등급 낙찰가(31,000원, 7/29)가 PSA10 낙찰가(22,000원, 4/26)보다 비쌌습니다. 등급이 안 붙은 쪽이 더 비싸게 팔린 셈이죠. 표본이 각 1건씩이고 석 달 차이가 나서, 등급 때문인지 그사이 시세가 오른 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화덕은 달랐습니다. 204/187 얘기입니다. 무등급 매물 11건 중 8건은 7,000원~11,000원에 몰려 있었습니다. 32,000원·45,000원짜리도 섞여 있긴 했지만 소수였습니다. BRG9 낙찰가 9,500원(8/29)은 그 몰린 쪽에 정확히 들어갑니다. 등급을 매겨도 값이 크게 안 붙는 카드도 있다는 뜻입니다.
오거폰 40장 중 값을 믿고 말할 수 있는 카드는 아직 몇 장 안 됩니다. 이야기에서도 카드에서도, 관심은 원조 벽록에 먼저 쏠려 있습니다. 화덕·우물·주춧돌, 세 DLC 가면 차례는 아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