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마젠타는 마젠타인데, 몸에는 자주색이 없습니다
자마젠타라는 이름은 '더 마젠타'에서 왔지만, 정작 몸에는 자주색이 없습니다. 22장의 한글판 카드로 정체와 시세를 함께 짚어봤습니다.
이름의 절반은 색이었습니다
포켓몬스터 소드·실드에서 실드 버전을 상징하는 전설의 포켓몬이 자마젠타입니다. 자시안의 파트너이자 맞은편에 서 있는 존재죠. 이름 뒤에 '젠타'가 붙어 있어 둘이 세트라는 건 누구나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체는 색이었습니다. 이름에서 '자'를 떼면 마젠타(magenta)가 남습니다. 게임프리크 개발진은 게임인포머 인터뷰에서 "더 사이언(The Cyan)"과 "더 마젠타(The Magenta)"라는 초기 아이디어를 그대로 밝힌 적이 있습니다. '자'는 일본어로 정관사 the를 표기할 때 쓰는 자(ザ)로 봅니다. 합치면 '더 마젠타'입니다.
저는 이 작명법이 좀 무성의하다고 봅니다. 색을 정하고 이름을 그 색에서 그대로 따온 셈이니까요. 갈라르 사람들이 이 포켓몬을 색으로만 기억했다는 설정과는 맞아떨어지지만, 이름 자체의 재미는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몸에 자주색이 없습니다
여기서 이상한 지점이 나옵니다. 마젠타는 자주색 계열인데, 정작 자마젠타의 몸은 붉은색입니다. 나무위키도 "아무리 봐도 자주색을 찾을 수 없다"는 지적을 그대로 싣고 있습니다.
답은 이로치(색이 다른 개체)에 있습니다. 이로치 자마젠타의 몸은 진짜 자주색입니다. 원래 이 색이 기본 배색이었다가, 너무 튀어서 지금의 붉은색으로 바뀐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옵니다. 확인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공식 설명은 없습니다.
동생인지 아닌지도 모릅니다
자시안과의 관계도 애매합니다. 해외 매체는 도감 설정을 근거로 자시안을 손위로, 자마젠타를 손아래로 보기도 합니다. 반대로 둘을 라이벌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성별은 둘 다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나무위키는 자마젠타 쪽 몸무게와 키가 더 나가고, 울음소리 톤도 낮다는 점을 근거로 수컷일 가능성을 얘기합니다. 다만 이것도 추정입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저는 이 애매함이 오히려 좋습니다. 확정하지 않은 설정 덕분에 팬들이 저마다 다른 해석을 붙일 수 있으니까요.
3000년 전 칠흑의 사태
설정상 자마젠타는 3000년 전 갈라르를 멸망 직전까지 몰고 간 '칠흑의 사태' 때 등장합니다. 무한다이노(이터널투스)가 폭주하자, 왕과 영웅으로 불리는 두 사람이 녹슨 방패와 녹슨 검으로 자마젠타와 자시안을 불러냈다는 전승입니다.
사태를 막은 뒤 둘은 잠자는 숲으로 돌아가 석상이 되어 잠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며 이 전승 자체를 잊었습니다. 게임 속 현재 시점에서 로즈 회장이 무한다이노를 다시 깨우면서, 칠흑의 사태가 그대로 재현됩니다.
전투 형태인 '왕관의 방패' 폼에서는 갈기가 금빛 방패로 바뀝니다. 이때 쓰는 전용기가 거수탄(巨獸彈)입니다. 방패로 내려찍어 땅을 가르는 기술이죠. 자시안의 전용기 거수참과 정확히 대칭을 이룹니다. 하나는 베고, 하나는 부숩니다.
디자인 모티브도 재밌네요. 해외 자료는 북유럽 신화의 늑대 스콜·하티(해와 달을 쫓는 늑대들, 펜리르의 자식으로 등장)를 원형으로 봅니다. 방패 모양은 아서왕 전설의 방패 프리드웬에서 따온 것으로 보고요. 자시안 쪽 엑스칼리버와 짝을 맞춘 셈입니다.
카드로 본 자마젠타, 22장
DB에는 한글판 자마젠타가 22장 있습니다. 첫 카드는 프로모가 아니라 정식 확장팩이었습니다. 2020년 2월 13일 나온 '실드' 베이스팩입니다. 자시안+자마젠타 BOX 프로모는 석 달 뒤인 5월에야 나왔습니다. 자시안 쪽과는 반대 순서입니다.
실드 베이스팩 카드부터 봅니다. RR 등급 자마젠타 V는 호가만 700원에서 13,900원까지, 20배 가까이 벌어져 있습니다. 실거래 기록은 아예 없습니다. SR 등급은 실거래가 딱 한 건, 6,500원(7월)입니다. 같은 시기 호가는 6,000원부터 15,000원까지 있었으니, 실거래는 그중 가장 싼 값에 붙었던 셈입니다.
전설의 고동에 실린 어메이징 레어는 특성이 눈에 띕니다. '어메이징실드'—VMAX 포켓몬의 기술 데미지를 다음 턴에 안 받는 효과입니다. 방패 콘셉트를 특성 이름에까지 넣었습니다. 가격 기록은 딱 3,900원 한 건. 이 값을 시세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25주년 기념 컬렉션 RR은 특성 이름이 '방패의 울림'입니다. 호가는 1,900원부터 8,000원까지, 열두 건이 모였는데도 실거래는 하나도 없습니다. 호가만 쌓이고 실제로 팔린 기록은 안 남는 카드, 이 포켓몬 라인업에서 은근히 자주 보입니다.
VSTAR 유니버스 SAR은 등급 프리미엄이 뚜렷합니다. 무등급 실거래 네 건이 7,000원에서 15,000원 사이였는데, BRG10 등급 실거래는 91,000원(6월)이었습니다. 최대 13배 차이입니다. 저라면 이 카드는 등급 없이 사겠습니다. 무등급 쪽 표본이 더 많고 값도 안정적이니까요.
VMAX 클라이맥스 CSR은 반대로 이상합니다. 실거래는 BRG10 등급 하나(20,000원, 4월)뿐인데, 무등급 호가는 14,000원부터 40,000원까지 더 높게 형성돼 있습니다. 등급 낙찰가보다 무등급 호가가 비싼 구조입니다. 표본이 워낙 적어서 단정은 안 하겠습니다.
가장 최근 카드는 2025년 5월 나온 로켓단의 영광입니다. 같은 날 나온 자매 카드 두 장의 온도차가 큽니다. AR은 무등급 실거래 세 건이 1,000원에서 2,000원 사이인데, PSA10 등급은 40,000원(7월)에 팔렸습니다. 스무 배가 넘습니다. 바로 옆 R 카드는 아예 가격 기록이 없습니다. 매물 자체가 안 잡혔다는 뜻입니다. 정확한 값은 모릅니다.
가격 데이터를 정리하다가 저도 이상한 걸 하나 봤습니다. 무한다이노 스페셜 덱의 UR 카드에 달린 가격 기록 7건 중 5건이, 실제로는 뮤 카드이거나 다른 세트 자마젠타 값이었습니다. "뮤 UR 25주년 기념 컬렉션"이라는 문구가 그대로 붙어 있는 레코드도 있었습니다. 이 카드는 값을 아예 안 쓰기로 했습니다.
22장을 나눠보면 이렇습니다.
| 분류 | 카드 수 |
|---|---|
| 실거래 기록 있음 | 4종 |
| 호가만 있음 | 9종 |
| 매물 자체 없음 | 6종 |
| 가격 데이터 신뢰 불가 | 1종 |
| 이미지가 실은 일본어판(기사에서 제외) | 2종 |
마지막 2종은 UR 카드였는데, 한글판으로 등록돼 있는데도 실제로 열어보니 카드 전면이 전부 일본어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사엔 아예 싣지 않았습니다.
더 많은 자마젠타 카드 시세는 collectory.cc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