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덱은 색으로 고르는 게 아니었습니다
건담 카드게임 1,817장을 5색으로 갈라봤습니다. 색은 기체의 세기가 아니라 소속을 나눴고, 스타트 덱 10종은 전부 2색 조합이었습니다. 9월 26일 새 덱 4종 앞에서 지금 사도 되는지까지.
스타트 덱이 열 개입니다. 상자 앞면은 다 멋있고, 뒷면 설명은 다 비슷합니다. 뭘 사야 하나.
정답을 찾겠다고 건담 카드게임 1,817장을 색으로 갈라봤습니다. 이 게임엔 파랑·초록·빨강·하양·보라 다섯 색이 있죠. 다 세고 나서 제 예상이 반쯤 틀린 걸 알았습니다.
왼쪽부터 파랑 스트라이크 프리덤, 초록 뉴 건담, 빨강 마스터 건담, 하양 윙 건담 제로(EW), 보라 사자비. 각 색의 최고가 카드입니다.
먼저, 색이 몇 장씩인가
하양 352장, 초록 344장, 파랑 340장, 빨강 293장, 보라 242장. 그리고 색이 아예 없는 카드가 246장입니다. 리소스 153·유닛 토큰 36·EX 베이스 28·EX 리소스 28장이라, 이건 색깔 싸움에 안 끼는 부품이라고 보면 됩니다.
여기서 제가 기대한 건 색깔별 성격이었습니다. 어떤 색은 크고 단단한 기체, 어떤 색은 싸고 빠른 기체. 그래서 유닛 950장의 HP를 색깔별로 평균 냈습니다.
| 색 | 유닛 | 평균 HP | HP 1~2 | HP 5 이상 |
|---|---|---|---|---|
| 보라 | 140 | 3.50 | 32장 | 30장 |
| 파랑 | 215 | 3.45 | 49장 | 32장 |
| 하양 | 212 | 3.37 | 56장 | 33장 |
| 초록 | 206 | 3.35 | 55장 | 35장 |
| 빨강 | 176 | 3.25 | 54장 | 27장 |
1위와 꼴찌 차이가 0.25입니다. 전체 평균이 3.38인데 다섯 색이 그 위아래로 오밀조밀 붙어 있죠. 작은 기체 비율도, 큰 기체 비율도 거의 같습니다.
빗나갔습니다. 색은 기체의 크기를 안 나눕니다. 그럼 뭘 나누느냐.
색이 나누는 건 소속입니다
카드마다 붙어 있는 소속 태그를 색깔별로 세어봤더니 그림이 확 달라졌습니다.
| 색 | 많이 붙는 소속 |
|---|---|
| 파랑 | 지구연방·화이트베이스대(92장) · 티탄즈 · OZ · G제네레이션 |
| 초록 | 지온(80장) · 오퍼레이션 메테오(건담W, 51장) · 학원 · CB |
| 빨강 | 네오지온(41장) · 자프트(44장) · 마프티 · 신연방 |
| 하양 | 학원(수성의 마녀, 46장) · 지구연합 · 삼척동맹 · 갸랄호른 · 에우고 |
| 보라 | 철화단(53장) · 미네르바대 · 발처 · CB |
정규군은 파랑, 반란군은 초록과 빨강. 대충 이런 결이 보입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작품의 색"을 찾으면 되겠다 싶었는데, 여기서 두 번째로 걸렸습니다.
작품이 한 색에 안 모여 있습니다. 지온은 초록에 80장이 있는데 빨강에도 14장이 있고, 자프트는 빨강 44장·보라 24장으로 갈립니다. 솔레스탈 비잉은 더 심해서 초록 17·보라 23·빨강 8장, 세 색에 흩어져 있어요. SEED가 좋아서 빨강 덱을 짰는데 정작 미네르바대는 보라에 있는 식입니다.
둘 다 지온입니다. 샤아 전용 자쿠 II는 초록, 시난주는 빨강. 같은 덱 안에서 색이 갈립니다.
스타트 덱 10개는 전부 2색입니다
이 문제를 반다이가 어떻게 풀었는지가 재밌습니다. 스타트 덱 열 개를 색깔별로 세어보니 전부 두 색짜리였습니다. 일곱 덱이 18장+14장으로 똑같고, ST05만 22+10, ST06만 16+16입니다. 세 색인 건 ST09 하나뿐. 그리고 각 덱의 LR 카드가 정확히 그 색들의 간판이에요.
| 덱 | 색 조합 | 간판 두 장 | 작품 |
|---|---|---|---|
| ST01 | 파랑+하양 | 건담 / 에어리얼 | 퍼스트 + 수성의 마녀 |
| ST02 | 초록+파랑 | 윙 건담 / 탈기스 | 건담 W |
| ST03 | 빨강+초록 | 시난주 / 샤아 자쿠 II | 유니콘 + 퍼스트 |
| ST04 | 하양+빨강 | 에일 스트라이크 / 이지스 | SEED |
| ST05 | 보라+하양 | 발바토스 제4형태 / 슈발베 그레이즈 | 철혈의 오펀스 |
| ST06 | 빨강+초록 | 지쿠악스 / 붉은 건담 | 지쿠악스 |
| ST07 | 보라+초록 | 엑시아 / 듀나메스 | 건담 00 |
| ST08 | 빨강+파랑 | Ξ 건담 / 페넬로페 | 섬광의 하사웨이 |
| ST09 | 보라+빨강+하양 | 임펄스 / 세이버 / 프리덤 | SEED DESTINY |
| ST10 | 파랑+하양 | Z 건담 / 피닉스 건담 | Z + G제네레이션 |
보시면 덱 하나가 작품 하나입니다. 그 안에서 주인공기와 라이벌기를 서로 다른 색으로 갈라놨을 뿐이에요. ST04를 사면 에일 스트라이크(하양)와 이지스(빨강)가 같이 옵니다. 키라와 아스란이죠.
그래서 첫 덱은 색으로 고르는 게 아닙니다. 좋아하는 작품으로 고르면 색은 알아서 따라옵니다. 8월 30일 글에서 "구성이 거의 같으니 좋아하는 작품으로 고르라"고 썼는데, 그 근거가 이번에 하나 더 붙은 셈이네요.
색 조합만 따로 세면 재미있는 게 하나 나옵니다. 두 색 조합은 열 가지가 가능한데 실제로 나온 건 일곱 가지고, 파랑+하양(ST01·ST10)과 빨강+초록(ST03·ST06)은 두 번씩 나왔습니다. 파랑+보라, 초록+하양은 아직 한 번도 안 나왔어요.
보라색은 두 달 늦게 태어났습니다
세트별로 색을 세다가 손이 멈췄습니다. 첫 부스터 GD01에 보라색이 0장입니다.
| 세트 | 파랑 | 초록 | 빨강 | 하양 | 보라 |
|---|---|---|---|---|---|
| GD01 (2025-07) | 41 | 39 | 39 | 42 | 0 |
| GD02 (2025-10) | 33 | 31 | 33 | 31 | 37 |
| GD03 (2026-01) | 33 | 34 | 35 | 32 | 39 |
| GD04 (2026-04) | 34 | 34 | 33 | 34 | 34 |
| GD05 (2026-07) | 36 | 37 | 38 | 38 | 38 |
| EB01 (2026-06) | 36 | 34 | 0 | 37 | 0 |
이 게임은 4색으로 출발했습니다. 보라색이 처음 실린 건 2025년 9월 27일 나온 스타트 덱 ST05 아이언 블룸, 철혈의 오펀스 덱이에요. 부스터에는 그다음 달 GD02부터 합류했습니다. 보라가 242장으로 꼴찌인 이유가 이걸로 설명됩니다. 인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두 달 늦게 시작해서죠.
GD02 이후로는 다섯 색이 34~39장씩 거의 똑같이 들어갑니다. 반다이가 색 배분을 아주 기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어요. 예외는 엑스트라 부스터 EB01인데, 여기엔 빨강과 보라가 통째로 빠져 있습니다. 왜 그렇게 잘랐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색으로 값이 갈리나
여기가 제가 제일 조심한 부분입니다. 결론부터 쓰면, 색깔별 총액은 안 믿습니다.
| 색 | 장수 | 값 있는 장수 | 총액 | 최고가 1장 빼면 |
|---|---|---|---|---|
| 하양 | 352 | 40 (11.4%) | 5,083,006 | 2,649,815 |
| 보라 | 242 | 26 (10.7%) | 4,414,432 | 2,693,812 |
| 파랑 | 340 | 23 (6.8%) | 4,348,391 | 1,906,501 |
| 초록 | 344 | 28 (8.1%) | 3,622,383 | 1,623,683 |
| 빨강 | 293 | 30 (10.2%) | 2,294,994 | 1,382,544 |
하양이 508만 원으로 1위인데, 윙 건담 제로(EW) 한 장이 243만 원입니다. 절반이 한 장이에요. 그 한 장을 빼면 순위가 뒤집혀서 장수가 제일 적은 보라가 1위가 됩니다. 이런 표는 순위를 읽는 게 아니라 "한 장이 얼마나 세게 끌고 있나"를 읽는 표죠.
그리고 값이 붙은 카드는 다섯 색 다 합쳐도 147장뿐입니다. 1,817장 중에 말이죠. 나머지가 0원인 건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낱장으로 시장에 안 돌아서입니다. 이 얘기는 지난 글들에서도 계속 반복하고 있는데, 그만큼 오해하기 쉬운 자리입니다.
9월 26일에 네 개가 더 나옵니다
지금 덱을 사려는 분께 이 얘기를 꼭 해야겠습니다. 3주 뒤인 9월 26일, 스타트 덱 네 종이 한꺼번에 나옵니다. 정가는 각 1,650엔, 우리 돈 1만 4천 원쯤이에요.
· ST11 아쿠아틱 어설트 — "심해에 잠복해, 공방자재로 전장을 제압하라"
· ST12 레이징 온슬로트 — "몰아치는 맹공으로 판을 장악하라"
· ST13 사일런트 배러지 — "사정거리 밖에서 쏘는 원거리 공격으로 적을 놓치지 말고 몰아붙여라"
· ST14 헤비 도미니언 — "묵직한 일격과 견고한 장갑으로 전장을 압도하라"
이름이 달라졌습니다. ST01~ST10은 전부 작품 이름이거나 작품을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이 네 개는 수중전·맹공·원거리·중장갑, 죄다 전술입니다. 그러면 색으로 갈릴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 공식이 아직 색을 안 밝혀서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비어 있던 파랑+보라, 초록+하양 두 칸을 채우는지가 저는 제일 궁금합니다.
어쨌든 지금 시장 값을 보면 이렇습니다. ST06 클랜 유니티가 50,035원, ST09 데스티니 이그니션이 121,008원. 정가 1만 4천 원짜리가 3.5배에서 8.6배입니다. 재판을 안 하니까 이렇게 됐죠.
저라면 3주 기다립니다. 같은 돈이면 새 덱 네 개를 정가에 살 수 있으니까요. 다만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 꼭 하고 싶은 작품이 정해져 있고 그게 ST11~ST14에 없다면, 기다릴 이유가 없습니다. 신제품은 구덱 값을 잘 안 내려요. 재판이 아니라 새 상품이라서요.
정리하면
색은 세기를 안 나눕니다. 소속을 나눕니다. 그런데 그 소속조차 한 색에 안 모여 있어서, 작품으로 색을 역산하려 들면 헛다리를 짚습니다.
스타트 덱은 그 복잡한 걸 대신 풀어놓은 상자입니다. 작품 하나, 색 두 개, 간판 두 장. 첫 덱은 그냥 좋아하는 작품으로 고르세요. 색 계산은 두 번째 덱부터 해도 늦지 않습니다.
10월 31일 GD06 스타더스트 트레일스까지 지나고 나면 다시 세어볼 숫자를 미리 적어둡니다. 보라 242장이 몇 장이 되는지, 비어 있던 색 조합 두 칸이 채워지는지, 그리고 값 있는 147장이 몇 장으로 늘어나는지. 그때 다시 오겠습니다.
※ 카드 시세는 2026년 8월 25일 관측분, 덱 시세는 9월 5일 기준입니다. 카드별 상세 시세는 collectory.cc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