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파 이야기 — 아르세우스와 정반대 포켓몬? 파괴신 시바와 지니 램프가 만든 장난꾸러기의 비밀
환상의 포켓몬 후파는 파괴신 시바와 아라비안나이트 지니 신화가 뒤섞인 존재다. 이름 유래부터 9kg에서 490kg으로 변하는 폼체인지 비밀, 오메가루비 알파사파이어 봉인된 방 스토리까지 카드 시세와 함께 정리했다.
전국도감 No.720, 칼로스지방의 환상의 포켓몬 후파. 종족 분류는 장난꾸러기 포켓몬이지만, 알고 보면 창조신 아르세우스와 정확히 반대편에 서 있는 존재다. 파괴신 시바, 아수라, 야차의 형상이 뒤섞였고, 손목의 고리는 아라비안나이트 속 지니(정령)의 반지에서 따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오늘은 이 독특한 포켓몬의 이름 유래부터 게임 속 숨은 설정, 애니메이션에서의 장난끼 넘치는 활약까지 파헤치고, 마지막엔 500원부터 85,000원까지 벌어지는 카드 시세로 마무리한다.
파괴신과 지니 램프가 만든 몸 — 후파의 정체
후파의 영어 이름 Hoopa는 고리를 뜻하는 hoop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자인 모티브는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신화가 겹쳐 있는데, 힌두교의 파괴신 시바와 다면다비의 아수라, 불교의 수호신 야차의 형상이 기본 골격을 이룬다. 여기에 손목·발목을 두른 여섯 개의 고리는 아라비안나이트 알라딘 이야기 속 지니(정령)의 반지 모티브가 더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재미있는 점은 포켓몬 세계관에서 창조신으로 통하는 아르세우스와 정확히 대비되는 파괴·봉인의 이미지로 설계됐다는 것 — 우주를 만든 신의 반대편에, 무엇이든 다른 차원으로 날려버리는 장난꾸러기를 배치한 셈이다.
도감 설명에도 이 정체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공간을 뒤트는 고리로 온갖 물건과 포켓몬을 먼 곳으로 날려버리는 트러블메이커라는 설명, 그리고 6개의 고리와 6개의 거대한 팔로 수많은 것을 빼앗는다는 서술이 대표적이다.
9kg에서 490kg으로 — 폼체인지의 비밀
후파에게는 두 가지 모습이 있다. 평소의 굴레에 빠진 후파(Hoopa Confined)는 에스퍼·고스트 복합 타입에 키 0.5m, 몸무게 9.0kg으로 아주 작고 가볍다. 그런데 굴레의 항아리라는 아이템을 사용하면 굴레를 벗어난 후파(Hoopa Unbound)로 폼체인지하는데, 이때 타입은 에스퍼·악으로 바뀌고 키 6.5m, 몸무게 490.0kg으로 팔이 여섯 개인 아수라 형상이 된다. 무게로만 따지면 무려 54배가 불어나는 셈이다. 다만 이 강력한 모습은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 3일이 지나거나 상자에 넣거나 교환을 하면 다시 원래의 작고 얌전한 모습으로 돌아간다. 지니가 들어준 소원에 개수 제한이 있는 것처럼, 후파의 힘에도 시간 제한이 걸려 있는 셈이다.
봉인된 방에서 만난 진짜 전설
후파는 원래 배포 이벤트로만 얻을 수 있는 환상의 포켓몬이었지만, 오메가루비·알파사파이어에는 예외적으로 스토리 안에서 직접 마주치는 봉인된 방이라는 장소가 등장한다. 흉포성이 억제된 후파를 만나면 주인공을 따라오게 되고, 레벨 80·몬스터볼 고정으로 포획된다. 설정상 이 후파는 힘이 봉인되기 전, 먼 옛날 이차원 세계를 통해 나타난 개체라고 한다. 참고로 오메가루비·알파사파이어에서 전설의 포켓몬들이 화면 속 고리를 뚫고 등장하는 연출 자체가 바로 후파의 고리를 형상화한 것 — 게임 시스템 연출에까지 이 포켓몬의 정체성이 녹아든 드문 사례다.
애니메이션 최강의 소환사
애니메이션에서 후파가 가장 눈에 띄게 보여주는 능력은 자신의 고리로 다른 포켓몬을 소환하는 힘이다. 망나뇽이나 강철톤처럼 강력한 포켓몬을 시작으로, 나중에는 전설의 포켓몬들까지 닥치는 대로 불러내 사람들의 환심을 사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 캐릭터성은 2015년 개봉한 극장판 18기의 주인공으로도 이어졌는데, 원제를 그대로 읽으면 광륜(光輪, 빛의 고리)을 링이라 발음하는 언어유희가 들어가 있어 실제로는 후파: 링의 초마신에 가깝게 읽힌다. 최근에는 포켓몬 GO의 5성 레이드 보스, 포켓몬 유나이트의 참전 캐릭터로도 활동 무대를 넓히며 여전히 장난꾸러기다운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카드로 만나는 후파 — 500원부터 85,000원까지
후파는 환상의 포켓몬치고 카드 시세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가장 흔한 RR 레어도 카드는 500원부터 거래되고, 반대쪽 끝에는 빛나는 전설 수록 R 레어도 카드가 85,000원까지 올라간다 — 약 170배 격차다. 흥미로운 점은 화려한 풀아트 SR·GX보다 오히려 평범해 보이는 R·N 레어도 카드가 최상단을 차지한다는 것. 인쇄 수량이 적거나 등급(BRG10 등)이 붙으면 레어도 등급 표기와 무관하게 가격이 뒤집히는 좋은 예시다.
| 카드 | 수록 세트 | 레어도 | 시세 |
|---|---|---|---|
| 후파 V / 후파 ex | 퓨전아츠 · 레이징서프 | RR | 500원~1,000원 |
| 후파 GX | 다크오더 | SR | 7,950원~12,000원 |
| 후파 EX | 밴디트링 | SR | 7,000원~54,000원(BRG9) |
| 후파 V | 퓨전아츠 | SR | 9,000원~19,000원 |
| 후파 ex | 레이징서프 | SR | 17,000원~21,000원 |
| 후파 EX (BRG10) | 프리미엄 챔피언팩 | N | 82,600원 |
| 후파 | 빛나는 전설 | R | 85,000원 (최고가) |
시바와 아수라, 지니 신화가 뒤섞인 파괴신 계열 포켓몬치고는 소박한 시세다. 새 카드가 나올 때마다 시세 변동이 크지 않은 편이라, 환상의 포켓몬 컬렉션을 낮은 예산으로 시작하고 싶은 컬렉터에게는 오히려 좋은 입문 카드가 될 수 있다. 각 카드의 실시간 시세와 등급별 가격은 collectory.cc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