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3원짜리는 회사가, 50만원짜리는 사람이 그렸습니다
리프트바운드 리더 카드 밑줄의 화가 이름을 24장 손으로 읽었습니다. 기본판은 회사, 오버넘버는 개인으로 깨끗하게 갈렸는데 2탄에서 뒤집혔습니다.
리프트바운드 카드를 손에 들면 맨 아래 줄에 작은 글씨가 있습니다. 왼쪽은 카드 번호, 오른쪽은 붓 모양 아이콘 하나와 이름 하나. 그 이름이 그림을 그린 사람입니다.
저는 이 줄을 한동안 그냥 넘겼습니다. 우리 데이터베이스에는 화가 칸이 아예 비어 있어서, 있는 줄도 몰랐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카드 그림을 확대해서 손으로 읽었습니다. 오리진 리더 12명을 두 판본씩, 24장. 다 읽고 나니 표가 깔끔하게 두 쪽으로 갈렸습니다.
기본판 밑에는 회사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부스터에서 흔히 나오는 기본 리더 12장. 그 밑줄에 적힌 이름은 여덟 곳인데, 그중 여섯이 회사 이름이었습니다. 개인 이름은 둘뿐.
Six More Vodka가 혼자 넉 장을 맡았습니다. 다리우스, 리 신, 레오나, 미스 포츈. 넷 다 기본판입니다.
나머지는 Envar Studio(아리·세트), Sugar Free(징크스), Kudos Productions(카이사), Grafit Studio(볼리베어), Fortiche Production(빅토르). 개인 이름 둘은 Shawn Lee(티모)와 TSWCK逍(야스오)입니다.
이 카드들 값은 229원에서 431원 사이에 몰려 있습니다. 중앙값 363원. 유일한 예외가 아리 2,786원인데, 그것도 세 자리 수를 겨우 넘긴 정도죠.
아케인을 만든 회사가 빅토르를 그렸습니다
여기서 한 곳이 눈에 걸렸습니다. 빅토르 기본판 밑에 적힌 Fortiche Production. 넷플릭스 아케인을 만든 프랑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입니다.
그림을 보면 티가 납니다. 아케인 시즌 2에 나온 가면 쓴 빅토르, 그 모습 그대로예요. 다른 카드들이 게임 일러스트 느낌이라면 이 한 장만 애니메이션 스틸컷 같습니다. 카드 값은 377원. 아케인을 만든 손이 그린 카드가 377원입니다.
비싼 칸은 열두 명이 한 장씩 나눠 가졌습니다
오버넘버로 넘어가면 표가 통째로 바뀝니다. 오버넘버는 세트 장수를 넘긴 번호를 단 리더 대체 아트예요. 오리진 본세트가 298장인데 번호는 299번부터 310번까지 붙습니다.
이 12장의 화가 이름은 열두 명 전부 다릅니다. 회사 이름은 한 곳도 없습니다.
아리 Airi Pan · 카이사 Jason Chan · 미스 포츈 Mindy Kang · 티모 Jordan Yoon · 징크스 Sean Yang · 리 신 Loiza Chen · 빅토르 Rudy Siswanto · 레오나 Su Ke · 세트 Gem Lim · 야스오 Quy Ho · 볼리베어 Alex Flores · 다리우스 Peter Kim
값은 84,165원에서 502,879원. 중앙값 173,917원입니다. 기본판 중앙값 363원의 479배죠.
카드 하나씩 보면 이렇습니다. 리 신은 229원 → 206,840원으로 903배. 다리우스는 256원 → 84,165원으로 329배. 아리는 2,786원 → 502,879원으로 180배. 열두 장을 다 합치면 6,595원과 249만원, 377배입니다.
그림이 다르다고 게임이 달라지는 건 아닙니다. 두 빅토르 카드를 보세요. 이름도 같고 능력 문장도 한 글자 안 틀립니다. 판 위에서는 완전히 같은 카드예요. 바뀐 건 그림과, 그 밑에 적힌 이름뿐입니다.
그런데 2탄은 정반대였습니다
여기까지 쓰고 "오버넘버는 개인 작가 전담"이라고 정리하려던 참이었습니다. 확인 삼아 2탄 스피릿포지드 리더 12장을 마저 읽었는데, 결과가 반대로 나왔습니다.
스피릿포지드 오버넘버 리더 12장 중 열 장이 회사 이름입니다. Envar Studio 혼자 여섯 장(럼블·루시안·드레이븐·아지르·레나타·시비르), Grafit Studio 세 장(이렐리아·이즈리얼·피오라), Sugar Free 한 장(잭스). 개인은 TSWCK逍(렉사이)와 叫我小董就好了(오른) 둘뿐이고요.
이름들을 나란히 놓고 나서야 뭔가 보였습니다. Envar Studio · Sugar Free · Grafit Studio · TSWCK逍. 네 곳 다 1탄에서는 기본판을 그리던 곳입니다. 2탄에서 가장 비싼 칸으로 올라왔어요.
그러니까 회사냐 개인이냐가 칸을 정하는 게 아닙니다. 세트마다 배치가 새로 짜입니다. 3탄 다이애나(Lisha Du), 4탄 아칼리(Jessica Oyhenart)와 제드(Shen YH)는 다시 개인 이름이었고요.
그럼 개인 작가 세트가 더 비쌀까요
당연히 그럴 줄 알고 계산해 봤습니다. 세트마다 값 수준이 다르니 그냥 비교하면 안 되고, 각 세트의 쇼케이스 카드 중앙값을 기준선으로 놓고 오버넘버 리더가 그 몇 배인지를 쟀습니다.
오리진(개인 12명) 8.3배 · 언리쉬드(개인) 11.6배 · 스피릿포지드(회사 10곳) 2.0배 · 벤데타(개인) 3.2배.
회사 세트가 꼴찌이긴 합니다. 그런데 개인 작가 세트인 벤데타가 3.2배로 바로 옆에 붙어 있어요. 개인 세트끼리도 3.2배와 11.6배로 흩어집니다. 이 정도면 화가 한 축으로 값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제가 세운 가설은 여기서 깨졌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럴 것 같았습니다. 값을 만든 건 그림이 아니라 그 그림이 얼마나 안 나오느냐일 텐데, 라이엇이 봉입률을 공개하지 않아서 그건 셀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첫째, 이 표로 카드를 사고팔지는 않겠습니다. 리프트바운드 시세 관측은 9월 6일 딱 한 번뿐입니다. 점 하나로는 선을 못 긋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이 게임의 매물 건수를 받아오지 않아요. 50만원짜리가 열 장 걸려 있는지 한 장뿐인지 구별할 방법이 없습니다.
둘째, 그림이 좋아서 사는 거라면 아래 칸을 보세요. 리 신 기본판 229원짜리도 Six More Vodka가 따로 그린 그림입니다. 싸구려 재탕이 아니에요. 아케인 만든 회사가 그린 빅토르는 377원입니다. 저라면 이 층부터 모읍니다. 20만원짜리와 게임 안에서 하는 일이 똑같으니까요.
셋째, 이건 9월 18일 한글판을 기다리는 분께도 그대로 갑니다. 한국에 먼저 들어오는 건 오리진, 그러니까 오늘 다룬 그 세트입니다. 팩에서 리더가 나왔는데 이름 밑에 회사 이름이 적혀 있다고 실망할 일은 아니라는 얘기죠.
모르는 것
세 가지는 못 밝혔습니다. 회사와 개인을 세트마다 어떻게 나누는지, 그 기준을 공식에서 못 찾았습니다. 오버넘버 열두 자리에 왜 하필 그 챔피언들이 들어갔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개인 작가 이름들이 성씨만 보면 국적이 제각각인데, 이름만으로 어느 나라 사람인지 단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10월 23일 레디언스가 나오면 다시 셀 숫자 세 개를 적어 둡니다. 오리진 오버넘버 12장 중앙값 173,917원, 기본 리더 중앙값 363원, 그리고 레디언스 오버넘버가 회사 쪽이냐 개인 쪽이냐. 세 번째가 제일 궁금합니다.
그때까지는 카드 밑줄이나 한 번씩 들여다보시길. 저는 이 줄 읽는 재미를 이제야 알았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