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원짜리 우타가 일본에선 215만 원에 올라와 있습니다
카드번호 뒤에 _r1이 붙은 재수록판이 일본판 461장·영문판 465장인데 한글판은 0장입니다. 그래서 대회 우승상과 프리미엄 컬렉션에서 나온 카드가 국내 경매에 올라오면 200~700원짜리 통상 번호 옆에 나란히 섭니다.
한글판 우타 OP09-002는 카드샵에서 400원입니다. 레어도 R, 「새로운 황제」에 든 흔한 카드죠. 그런데 같은 번호가 일본에선 215만 원에 올라와 있습니다.
같은 그림, 같은 번호. 다른 건 카드번호 뒤에 붙은 _r1 두 글자뿐입니다.
저희 DB에서 이 꼬리표를 단 카드는 일본판 461장, 영문판 465장. 그리고 한글판은 0장입니다. 한 장도 없어요. 이게 오늘 글의 전부입니다.
왼쪽 한글판 400원, 오른쪽 일본 재수록판. 번호는 둘 다 OP09-002입니다.
_r1은 "다시 찍은 판"입니다
판매글 제목이 정체를 다 말해줍니다. 일본 리셀 장터에 올라온 _r1 카드들의 상품명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프로모션 카드 플래그십 배틀 우승 상」 — 우타 OP09-002_r1
- 「프리미엄 카드 컬렉션 원피스 필름 레드」 — 조로 ST01-013_r1, 나미 ST01-007_r1
- 「프리미엄 부스터 원피스 카드 더 베스트」 — 루피 OP05-119_r1
- 「스페셜 굿즈 세트 2주년 세트」 — 조로 OP06-118_r1, 에이스 OP02-013_r1
- 「프로모션 카드 플래그십 배틀 TOP 8 상」 — 푸딩 OP08-067_r1
이미지가 저장된 폴더 이름도 같은 얘기를 합니다. prb01(프리미엄 부스터 THE BEST), prb02(THE BEST vol.2), op-promo. 전부 부스터 팩이 아니라 따로 파는 상품이나 대회에서 나오는 자리예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원래 팩에서 나온 카드를 나중에 다른 상품에 다시 실을 때, 일본판은 번호를 그대로 두고 _r1을 붙입니다. 같은 번호를 세 번까지 다시 찍은 경우도 있어요. _r1이 일본판 419장, _r2가 41장, _r3이 1장입니다.
한글판엔 왜 이 칸이 없을까
한국은 다른 방식을 썼습니다. 일본에서 별도 상품이던 「THE BEST vol.2」를 한글판은 「계승되는 의지」 부스터 안에 섞어 넣었고, 그때 PRB02-003 같은 새 번호를 줬습니다. 원래 번호에 꼬리표를 붙이는 대신 번호를 갈아버린 거죠.
그래서 한국 수집가 입장에선 "다시 찍은 판"이라는 개념 자체가 목록에 안 보입니다. 문제는 물건은 국내 경매에 들어온다는 겁니다.
400원짜리 번호에 62만 원이 얹힌 사건
지난주 위클리에서 못 풀고 넘긴 게 있습니다. 8월 20일 마감 경매에서 "한글판 우타 플래그쉽 brg10"이 62만 원에 낙찰됐는데, 저희 DB는 그 값을 카드샵 400원짜리 통상 번호에 붙였어요. 1,550배가 됩니다. 그때는 "제목에만 플래그쉽이라 적혀 있어 모르겠다"고 적고 넘어갔습니다.
이제 답을 알겠습니다. 그 카드가 OP09-002_r1입니다. 일본판 목록엔 따로 줄이 있고, 한글판 목록엔 없어서 갈 곳이 400원 칸밖에 없었던 거예요.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대회 우승상·2주년 세트·필름 레드 컬렉션에서 나온 카드가 국내 장터에 올라오면, 번호가 같다는 이유로 200~700원짜리 옆에 나란히 섭니다. 검색 결과에서 그 줄만 유독 비싸 보이면, 제목부터 읽어야 하는 이유가 이겁니다.
한글판 카드샵가 vs 일본 재수록판
같은 번호를 놓고 나란히 재봤습니다. 오른쪽은 일본 쪽 값입니다.
| 카드 | 번호 | 한글판 카드샵 | 일본 재수록판 | 배율 | 어디서 나온 카드 |
|---|---|---|---|---|---|
| 우타 | OP09-002 | 400원 | 2,150,000원 | 5,375배 | 플래그십 우승상 |
| 크로스 길드 | OP09-057 | 200원 | 79,940원 | 400배 | THE BEST vol.2 |
| 롤로노아 조로 | ST01-013 | 700원 | 296,000원 | 423배 | 필름 레드 컬렉션 |
| 나미 | ST01-007 | 400원 | 109,000원 | 273배 | 필름 레드 컬렉션 |
| 「나의 시대다!!!!」 | OP09-096 | 400원 | 112,000원 | 280배 | THE BEST vol.2 |
| 샬롯 푸딩 | OP08-067 | 500원 | 132,000원 | 264배 | 플래그십 TOP 8 |
| 트라팔가 로 | OP09-069 | 400원 | 70,000원 | 175배 | THE BEST vol.2 |
| 샬롯 푸딩 | OP06-047 | 1,500원 | 78,092원 | 52배 | THE BEST vol.2 |
| 샹크스 | OP06-007 | 3,000원 | 63,924원 | 21배 | THE BEST vol.2 |
| 쥬라큘 미호크 | OP01-070 | 4,500원 | 82,800원 | 18배 | THE BEST vol.1 |
| 몽키 D. 루피 | OP05-119 | 15,000원 | 203,000원 | 13배 | THE BEST vol.1 |
| 야마토 | OP01-121 | 8,500원 | 101,200원 | 12배 | THE BEST vol.1 |
| 포트거스 D. 에이스 | OP02-013 | 7,000원 | 76,986원 | 11배 | 2주년 굿즈 세트 |
| 롤로노아 조로 | OP06-118 | 15,000원 | 122,000원 | 8배 | 2주년 굿즈 세트 |
배율이 큰 쪽을 보세요. 전부 원래 200~700원짜리 R과 C입니다. 반대로 이미 비싼 SEC는 8배, 12배, 13배에서 멈춥니다. 여러 번 확인한 얘기가 여기서도 나옵니다. 배율은 그 카드가 특별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옆에 놓인 통상판이 얼마짜리였느냐에서 나옵니다.
이 숫자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
위 표는 성격이 다른 두 종류가 섞여 있습니다. 우타 215만·조로 29.6만·루피 20.3만·푸딩 13.2만·조로 12.2만은 "부르는 값"입니다. 팔린 기록이 아니라 판매글에 적힌 숫자예요. 나머지는 실제로 팔린 값인데, 그중 상당수가 표본 한 건입니다.
표본이 그나마 두꺼운 건 딱 둘입니다. 야마토 OP01-121_r1이 9건에 10만 1,200원, 미호크 OP01-070_r1이 6건에 8만 2,800원. 이 둘 정도는 값이라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나머지는 "그날 그 한 장이 그 값에 팔렸다"에 가깝습니다.
표본이 제일 많은 카드는 따로 있는데, 프로모라 위 표에는 안 넣었습니다. 나미 P-053_r1이 80건에 2만 3,920원이에요. 재수록판 중에서 유일하게 값이 단단해 보이는 자리입니다.
저라면 이렇게 합니다
첫째, 국내 경매에서 200~700원짜리 번호가 몇만 원에 올라와 있으면 재수록판을 의심합니다. 표에서 배율 100배 넘는 일곱 장이 전부 그 구간이었어요. 제목에 「플래그십」·「프리미엄 카드 컬렉션」·「2주년」·「THE BEST」 같은 말이 있으면 그 카드가 아닙니다. 값이 오를 자리라서가 아니라, 내가 사려던 물건이 맞는지부터 갈리기 때문에 보는 겁니다.
둘째, 일본 재수록판을 직구로 미리 들여오진 않습니다. 열네 장 중 아홉 장이 팔린 기록 한 건이거나 아예 호가뿐입니다. 기준선이 없는 값에 돈을 얹을 이유를 못 찾겠어요. 오를지 내릴지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산 값이 맞았는지 나중에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뜻입니다.
아직 모르는 것
두 가지는 못 풀었습니다. 하나, 우타 _r1에 붙은 215만 원이 어디서 나온 숫자인지. 다른 플래그십 우승상 카드들이 8만~13만 원대인데 이 한 장만 열 배가 넘습니다. 팔린 기록은 0건이고요. 둘, 한글판이 앞으로도 계속 번호를 갈아줄지. 갈아준다면 우리 목록엔 이 칸이 영영 안 생기고, 국내 장터의 값은 계속 400원 옆에 얹힐 겁니다.
표를 만들다가 저도 한 번 놀랐습니다. 400원과 215만 원을 같은 줄에 놓고 보니, 우리가 "시세"라고 부르는 게 사실은 카드가 아니라 카드번호에 붙은 값이더군요. 번호가 같으면 다른 물건도 같은 칸에 들어옵니다.
다음 달에 다시 세보겠습니다. 461장이라는 숫자가 늘어나는지, 그리고 한글판 0이라는 칸에 처음으로 숫자가 들어가는지가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