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P 7짜리와 HP 1짜리가 174원 차이입니다
건담 카드 1,817장의 HP를 값 옆에 붙여 봤습니다. 예쁜 계단이 나왔는데, 레어도를 고정하니 통째로 사라졌어요.
카드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센 카드가 비싸겠지.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 건담 카드게임 1,817장의 HP를 전부 뽑아서 값 옆에 붙여 봤습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처음엔 아주 예쁜 계단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조건 하나를 바꾸니 그 계단이 통째로 사라졌어요.
처음엔 계단이 보였습니다
유닛 카드 950장을 HP별로 갈라, 각 칸에서 시세가 붙은 카드가 몇 %인지 셌습니다.
| HP | 장수 | 값 있는 장수 | 비율 | 중앙값 | 최고가 |
|---|---|---|---|---|---|
| 1 | 62 | 4 | 6.5% | 11,336원 | 43,426원 |
| 2 | 185 | 7 | 3.8% | 17,440원 | 784,800원 |
| 3 | 246 | 23 | 9.3% | 12,975원 | 1,380,800원 |
| 4 | 300 | 52 | 17.3% | 17,440원 | 2,592,600원 |
| 5 | 108 | 33 | 30.6% | 32,962원 | 2,286,950원 |
| 6 | 43 | 17 | 39.5% | 19,882원 | 2,430,650원 |
| 7 | 6 | 4 | 66.7% | 43,600원 | 94,930원 |
HP 2에서 3.8%, HP 7에서 66.7%. 17배 차이입니다. 표를 만들어 놓고 저는 잠깐 「찾았다」 싶었어요. 튼튼한 유닛일수록 값이 붙는다, 그럴듯하잖아요.
그런데 오른쪽 두 칸이 이상합니다. 최고가는 HP 4에서 나옵니다. 259만원짜리 윙 건담 제로 EW가 HP 4예요. HP 7 칸의 최고가는 9만 4,930원이고요. 커버리지는 계단인데 금액은 계단이 아닙니다.
게임 최고가 다섯 장의 HP를 왼쪽부터 늘어놓으면 4 · 6 · 5 · 3 · 2. 아무 순서도 아닙니다. 78만원짜리 건담 바르바토스 1st Form은 HP가 2예요.
레어도를 고정하니 계단이 사라졌습니다
의심이 든 지점은 여기였습니다. HP가 높은 카드는 애초에 높은 레어도로 찍히는 것 아닐까.
세어 봤더니 그랬습니다. 패러렐 판본을 빼고 기본판만 놓고 평균 HP를 재면 이렇게 나옵니다.
| 레어도 | 장수 | 평균 HP |
|---|---|---|
| C (커먼) | 254 | 2.68 |
| U (언커먼) | 112 | 3.31 |
| R (레어) | 108 | 3.69 |
| LR (리더레어) | 87 | 4.32 |
어긋남 없이 올라갑니다. 게임 설계상 튼튼한 기체는 높은 레어도 칸에 배정돼 있는 겁니다. 그러니 HP 계단은 HP의 그래프가 아니라 레어도의 그림자일 수 있죠.
그래서 레어도를 하나로 고정하고 다시 쟀습니다. LR 카드끼리만, LR+ 카드끼리만.
| HP | LR 중앙값 | LR+ 중앙값 |
|---|---|---|
| 1 | 11,336원 | 43,426원 |
| 2 | 17,440원 | 113,186원 |
| 3 | 9,688원 | 30,520원 |
| 4 | 13,080원 | 39,240원 |
| 5 | 17,440원 | 38,925원 |
| 6 | 12,975원 | 33,657원 |
| 7 | 17,440원 | 43,600원 |
계단이 없습니다. LR은 9,688원에서 17,440원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LR+는 3만~4만원대에 평평하게 눕습니다. HP 1이 HP 7보다 싸지도 않아요. LR+에서는 HP 2가 11만 3,186원으로 제일 비쌉니다.
반대쪽 끝은 더 분명합니다. 커먼·언커먼·C+ 유닛 479장은 HP가 몇이든 전부 0원입니다. 이 안에 HP 6짜리 커먼도 있어요. 값은 1원도 안 붙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 첫 번째 판단입니다. 저는 성능표를 보고 카드를 사지 않습니다. 레어도를 고정하는 순간 HP 축이 사라지고, 479장짜리 반례가 아래쪽에 통째로 깔려 있어서요. 값을 정하는 건 유닛의 튼튼함이 아니라 그 유닛이 어느 레어도 칸에 인쇄됐느냐입니다.
174원
세 장을 나란히 놓아 보겠습니다. HP 숫자만 DB에 있고 Lv·코스트·AP는 없어서, 카드 이미지를 확대해 직접 읽었습니다.
| 카드 | Lv / 코스트 | AP / HP | 레어도 | 값 |
|---|---|---|---|---|
| 건담 엑시아 Repair | 2 / 1 | 2 / 1 | LR+ | 43,426원 |
| Neo 지옹 | 9 / 8 | 6 / 7 | LR | 43,600원 |
| 사이코 건담 Mk-Ⅱ | 8 / 7 | 4 / 7 | R | 0원 |
건담 엑시아 Repair는 이 게임에서 제일 작은 축입니다. 레벨 2에 코스트 1, AP 2에 HP 1. 한 대 맞으면 그대로 부서지죠. 대신 파일럿이 안 탄 Lv.4 이하 유닛에 배틀 데미지를 주면 그 유닛을 파괴합니다.
Neo 지옹은 정반대입니다. 레벨 9, 코스트 8, AP 6, HP 7. 배치되면 상대 유닛 하나에 3데미지를 꽂고, 링크 중에는 내 유닛 전부에 〔네오 지온〕을 붙입니다. 원작에서도 프론탈이 마지막에 타는 거대 기체예요.
둘의 값 차이가 174원입니다.
그리고 사이코 건담 Mk-Ⅱ는 Neo 지옹과 똑같이 HP 7인데 0원입니다. 다른 건 레어도 한 칸뿐이에요. LR과 R.
그런데 저 174원은 제가 만든 착시입니다
제목에 써 놓고 제가 뒤집는 게 이상하지만, 이건 짚고 가야 합니다. 두 값의 원본 매물을 꺼내 보면 이렇습니다.
· 엑시아 Repair는 9월 6일 매물 딱 1건, ¥4,980
· Neo 지옹은 8월 25일 매물 딱 1건, ¥5,000
엔화로는 20엔 차이입니다. 시세가 정교하게 맞물린 게 아니라, 서로 다른 날 한 사람씩 올린 매물 두 건이 우연히 비슷했을 뿐이에요. 게다가 Neo 지옹은 9월 관측에서 매물이 아예 사라졌습니다.
지난주에 매물 건수를 재는 얘기를 길게 썼는데, 그때 배운 게 정확히 이 자리에서 또 나왔습니다. 카드 한 장의 값이 매물 한 건에서 나왔다면 그건 시세가 아니라 그날 판 사람의 사정이죠. 174원이라는 숫자는 재밌지만, 저는 이걸 근거로 아무것도 안 합니다.
HP 7은 전부 여섯 장뿐입니다
이 게임 유닛의 HP 상한은 7입니다. 그리고 HP 7 유닛은 1,817장 중 여섯 장밖에 없어요. 심지어 기체로 세면 세 대입니다.
| 카드 | 번호 | 레어도 | 값 |
|---|---|---|---|
| 윙 건담 제로 | GD01-024_p1 | LR+ | 94,930원 |
| Neo 지옹 | GD04-033_p1 | LR+ | 43,600원 |
| Neo 지옹 | GD04-033 | LR | 43,600원 |
| 윙 건담 제로 | GD01-024 | LR | 17,440원 |
| 윙 건담 제로 | GD01-024_p2 | LR | 0원 |
| 사이코 건담 Mk-Ⅱ | GD04-004 | R | 0원 |
여섯 장을 다 합친 총액이 19만 9,570원입니다. 게임에서 가장 튼튼한 유닛 전부를 모아도 20만원이 안 돼요.
재밌는 건 윙 건담 제로입니다. TV판 윙 제로는 HP 7인데 9만 4,930원이고, 극장판 EW 사양은 HP 4인데 259만 2,600원이에요. 같은 이름, 같은 파일럿, HP는 3 낮은데 값은 27.3배. 이쯤 되면 HP 칸은 값을 설명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유닛 말고 베이스 카드에도 HP 7이 한 장 있습니다. Willgem인데, 이쪽도 0원입니다. 베이스 카드 101장 중 값이 붙은 건 딱 한 장(11,162원)뿐이에요.
능력치가 아예 없는 카드가 15배 비쌉니다
마지막으로 카드 종류별로 갈라 봤습니다. 여기서 HP 얘기가 완전히 끝납니다.
| 종류 | 장수 | 값 있는 장수 | 총액 |
|---|---|---|---|
| UNIT | 953 | 140 | 19,668,192원 |
| EX 리소스 | 28 | 8 | 3,106,077원 |
| PILOT | 250 | 15 | 572,682원 |
| COMMAND | 268 | 17 | 425,649원 |
| EX 베이스 | 28 | 4 | 122,928원 |
| BASE | 101 | 1 | 11,162원 |
| UNIT TOKEN | 36 | 0 | 0원 |
| RESOURCE | 153 | 0 | 0원 |
EX 리소스는 HP도 AP도 코스트도 없는 카드입니다. 싸우지 않아요. 그냥 리소스입니다. 그런데 여덟 장 총액이 310만 6,077원, HP 7 유닛 여섯 장 전부(19만 9,570원)의 15.6배예요. 한 장짜리 최고가는 143만 2,580원이고요.
왜 EX 리소스가 비싼지는 지난번에 한 번 다뤘습니다. 레어도 글자(C+)와 무관하게 GD05의 별도 수록분이라 그런 건데, 어쨌든 지금 필요한 결론은 이겁니다. 값과 능력치는 같은 축에 없습니다.
그래서 뭘 보고 사느냐
바닥층도 같은 얘기를 합니다. HP 1~2짜리 중에 값이 붙은 열한 장을 보면, 위쪽 네 자리는 전부 바르바토스 1st Form과 엑시아 Repair가 차지하고 있어요. 둘 다 이 게임에서 제일 물렁한 축입니다.
두 번째 판단입니다. 저는 지금 이 표를 보고 사거나 팔지 않습니다. 시세가 붙은 건 1,817장 중 185장(10.2%)뿐이고, 그 값도 8월 25일과 9월 6일 두 번 본 게 전부예요. 점 두 개로는 선이 안 그려집니다.
다만 고를 때 뭘 볼지는 좀 분명해졌습니다. 성능표가 아니라 레어도 칸과 매물 건수. 오늘 나온 174원짜리 우연이 그 이유를 잘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모르는 것
· AP는 DB에 없어서 카드 이미지를 확대해 세 장만 읽었습니다. AP가 값과 관계있는지 없는지는 이 표본으로 말 못 합니다.
· 사이코 건담 Mk-Ⅱ가 왜 매물이 없는지 모릅니다. R 레어도 카드 대부분이 그렇긴 한데, 딱 이 카드만 놓고는 설명이 안 됩니다.
· 화면에 뜨는 대표가가 매물 중 어느 값을 고르는지, 저는 아직 규칙을 못 맞췄습니다. 최저가를 쓰는 카드와 중앙값을 쓰는 카드가 섞여 있어요. 이건 계속 숙제입니다.
다음 확인은 9월 26일 스타트 덱 4종(ST11~ST14)과 10월 31일 GD06 이후입니다. 그때 다시 볼 숫자 세 개를 적어 둡니다. HP 7 유닛 여섯 장, C·U 유닛 479장 0원, 그리고 레어도를 고정했을 때 HP 계단이 다시 생기는지.
새 카드가 들어오면 첫 번째 표는 분명히 바뀝니다. 두 번째 표도 바뀌면, 그때는 제가 오늘 틀린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