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번호가 일곱 번 찍힌 카드가 있습니다
한글판 카드번호 2,170개를 '몇 번 다시 찍혔나'로 묶어봤습니다. 1버전 중앙값 200원, 6버전 180만원. 나미 OP01-016은 네 세트에 걸쳐 일곱 번 찍혔습니다.
카드 한 장의 값을 볼 때 보통 레어도를 먼저 봅니다. C냐 SR이냐 SEC냐. 그런데 한글판 원피스 카드를 번호 단위로 묶어놓고 보니, 그보다 훨씬 단순한 숫자 하나가 값을 더 잘 설명했습니다.
그 번호가 몇 번 다시 찍혔느냐.
가장 많이 찍힌 번호는 OP01-016 나미입니다. 일곱 장. 그것도 네 개 세트에 흩어져서요. 1,500원짜리부터 20만원짜리까지 전부 같은 번호를 달고 있습니다.
세는 방법부터
이 글의 기준
· 값은 전부 국내 카드샵 판매가입니다. 온라인 호가는 뺐습니다. 같은 번호에 여러 버전이 있는 카드일수록 호가가 엉키기 때문입니다.
· 한글판 카드만. 카드번호 끝의 _p1, _p2 같은 꼬리표가 아트 버전입니다.
· 꼬리표를 떼고 묶으면 한글판 카드번호는 2,170개. 이걸 단위로 셌습니다.
버전 수를 세면 값이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2,170개 번호를 "버전이 몇 장인가"로 나눠, 각 그룹에서 그 번호의 최고가 중앙값을 뽑았습니다.
| 버전 수 | 번호 개수 | 그 번호 최고가 중앙값 | 가장 비싼 사례 |
|---|---|---|---|
| 1장뿐 | 1,589개 (73.2%) | 200원 | 8,000원 |
| 2장 | 412개 | 14,000원 | 40만원 |
| 3장 | 139개 | 40,000원 | 160만원 |
| 4장 | 17개 | 70,000원 | 200만원 |
| 5장 | 8개 | 600,000원 | 200만원 |
| 6장 | 3개 | 1,800,000원 | 200만원 |
| 7장 | 2개 | 1,200,000원 | 220만원 |
1장짜리 중앙값 200원, 6장짜리 중앙값 180만원. 9,000배입니다. 중간에 꺾이는 구간이 없습니다.
7장 칸이 6장보다 낮은 건 표본이 두 개뿐이라 그렇습니다. 나미 20만원과 루피 220만원, 그 둘의 가운데죠. 이 칸은 그냥 "둘밖에 없다"고 읽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인과는 아마 반대입니다
표를 뽑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거였습니다. 여러 번 찍혀서 비싸진 걸까?
아닐 겁니다. 순서가 거꾸로예요.
다시 찍기로 고르는 번호는 이미 인기 있는 카드입니다. 루피, 샹크스, 나미, 티치. 그러니까 이 표는 "재판이 값을 만든다"가 아니라 "제작사가 어떤 카드를 인기 카드로 보는지가 버전 수에 드러난다"는 쪽에 훨씬 가깝습니다. 값은 그 판단을 뒤따라온 거고요.
그래도 쓸모는 있습니다. 카드 뒷사정을 몰라도 번호를 검색해서 버전이 몇 개 뜨는지만 세면, 그 번호가 어느 동네 카드인지는 3초 만에 감이 옵니다. 저는 요즘 이걸 먼저 봅니다.
일곱 번 찍힌 나미
기록 보유자를 제대로 보겠습니다. 일곱 장을 실제로 열어서 그림을 하나씩 봤는데, 재탕이 한 장도 없었습니다. 전부 다른 그림입니다.
| 번호 | 수록 세트 | 그림 | 카드샵가 |
|---|---|---|---|
| OP01-016 | 로맨스 던 (2024-04) | 하늘 배경, 클리마 택트 들고 정면 | 1,500원 |
| OP01-016_p1 | 로맨스 던 (2024-04) | 배 갑판, 윙크하며 팔 올린 포즈 | 100,000원 |
| OP01-016_p2 | 모략의 왕국 (2024-12) | 뒤에 흑백 연필 스케치, 앞은 컬러 | 100,000원 |
| OP01-016_p3 | 「삼선장」 집결 (덱) | 숲 배경 풀아트 | 1,000원 |
| OP01-016_p4 | 신시대의 주역 (2025-02) | 민속 문양 액자, 청록·주황 장식 | 200,000원 |
| OP01-016_p5 | 로맨스 던 (2024-04) | 만화 컷 배경 + 말풍선 (망가) | 기록 없음 |
| OP01-016_p6 | 로맨스 던 (2024-04) | 붉은 일본풍, 나뭇가지 위 부채 | 기록 없음 |
_p2가 재미있습니다. 완성된 컬러 나미 뒤에 연필 스케치 나미가 겹쳐 있어요. 그리는 중인 그림을 그대로 카드로 만든 셈입니다. _p5는 만화 컷을 배경에 깔고 컬러 나미가 두 팔을 번쩍 든 그림인데, 말풍선에 "이 배의 항해사는 누구?!"가 그대로 박혀 있습니다.
_p3만 1,000원입니다. 「삼선장」 집결 덱에 확정으로 들어간 판본이라서요. 같은 번호, 같은 아트 가공인데 덱에 넣으면 1,000원, 부스터에 넣으면 20만원이 됩니다. 지난번 스타트덱 글에서 세어본 그대로였습니다.
세트를 넘어간 번호는 170개뿐
버전이 여러 장이어도 대부분은 한 세트 안에서 끝납니다. 같은 팩에서 통상판과 패러렐이 같이 나오는 거죠. 번호가 다른 세트까지 넘어간 경우는 이렇습니다.
| 걸친 세트 수 | 번호 개수 |
|---|---|
| 1개 세트 | 2,000개 |
| 2개 세트 | 163개 |
| 3개 세트 | 6개 |
| 4개 세트 | 1개 (나미 OP01-016) |
3개 이상은 일곱 번호가 전부입니다.
| 번호 | 캐릭터 | 버전 | 걸친 세트 | 최고가 |
|---|---|---|---|---|
| OP01-016 | 나미 | 7장 | OPK-01·04·05·STK-10 | 200,000원 |
| OP05-119 | 루피 | 7장 | OPK-05·09·11 | 2,200,000원 |
| ST01-012 | 루피 | 6장 | STK-01·OPK-03·05 | 1,500,000원 |
| OP07-019 | 쥬얼리 보니 | 4장 | OPK-07·EBK-02·STK-24 | 70,000원 |
| OP06-022 | 야마토 | 4장 | OPK-06·EBK-02·STK-28 | 60,000원 |
| OP09-013 | 야솝 | 3장 | OPK-09·12·STK-23 | 50,000원 |
| OP07-021 | 우루지 | 3장 | OPK-07·10·STK-24 | 30,000원 |
3세트짜리인데 300원인 카드도 있습니다
표 맨 아래 두 줄을 보세요. 야솝과 우루지. 세 세트에 걸쳐 찍혔는데 값은 앞줄들과 딴판입니다.
| 카드 | 수록 | 레어도 | 카드샵가 |
|---|---|---|---|
| 야솝 OP09-013 | 새로운 황제 | R | 400원 |
| 야솝 OP09-013_p1 | 사제의 연 | SP | 50,000원 |
| 야솝 OP09-013_p2 | 적 샹크스 덱 | R | 200원 |
| 우루지 OP07-021 | 500년 후의 미래 | R | 300원 |
| 우루지 OP07-021_p1 | 왕족의 혈통 | SP | 30,000원 |
| 우루지 OP07-021_p2 | 녹 쥬얼리 보니 덱 | R | 300원 |
이 둘은 세 번 찍혔지만 그중 두 번이 200~400원짜리였습니다. SP 한 장이 3만~5만으로 튀고 나머지는 바닥. 버전 수 계단표가 만능이 아니라는 반례입니다. 세는 김에 어디에 실렸는지도 같이 봐야 합니다.
재판은 어디로 가고, 어디서 오나
남의 번호를 데려간 세트를 세봤습니다.
| 세트 | 정발 | 데려온 남의 번호 |
|---|---|---|
| 프로모션 카드 (P-KR) | — | 34장 |
| 계승되는 의지 (OPK-13) | 2026-06-26 | 27장 |
| Anime 25th (EBK-02) | 2026-02-20 | 26장 |
| 사제의 연 (OPK-12) | 2026-04-24 | 26장 |
| 모략의 왕국 (OPK-04) | 2024-12-20 | 14장 |
| 6색 스타트덱 6종 | 2026-05-22 | 각 9~10장 |
| 신속의 권 (OPK-11) | 2026-03-27 | 8장 |
반대로 원본을 가장 많이 내준 세트는 「새로운 황제」(OP09)로 45장. 그다음이 프리미엄 부스터 THE BEST vol.2(PRB02) 36장, 「500년 후의 미래」(OP07) 22장 순입니다.
OP09에 샹크스·티치·버기·로저·루피가 한꺼번에 실렸으니, 그 뒤 세트들이 계속 이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올린 셈입니다.
여섯 번 찍힌 세 장
버전 6장 클럽은 딱 셋입니다. 그중 둘이 샹크스와 티치인데, 둘 다 OP09에서 넉 장, 그다음 세트에서 두 장이라는 똑같은 구조입니다.
| 샹크스 OP09-004 | 수록 | 값 | 티치 OP09-093 | 수록 | 값 |
|---|---|---|---|---|---|
| 통상 SR | 새로운 황제 | 10,000원 | 통상 SR | 새로운 황제 | 9,000원 |
| _p1 | 새로운 황제 | 45,000원 | _p1 | 새로운 황제 | 45,000원 |
| _p2 (망가) | 새로운 황제 | 750,000원 | _p2 (망가) | 새로운 황제 | 800,000원 |
| _p3 (수배서) | 새로운 황제 | 200,000원 | _p3 (수배서) | 새로운 황제 | 200,000원 |
| _p4 | 계승되는 의지 | 800,000원 | _p4 | 사제의 연 | 1,400,000원 |
| _p5 | 계승되는 의지 | 2,000,000원 | _p5 | 사제의 연 | 1,800,000원 |
규칙이 하나 보입니다. 맨 나중에 찍힌 판이 그 번호의 천장을 가져갑니다. 샹크스도 티치도 루피(OP05-119)도 마지막 _p5가 최고가예요. 세트 밀집도를 봤을 때 "최근 세 탄의 정점이 그 탄 카드가 아니었다"고 썼던 현상과 같은 사건의 뒷면입니다.
버기는 다섯 번 찍혀서 200원과 55만원을 동시에 가졌습니다
가장 극단적인 사례. 버기 OP09-051은 통상판이 200원입니다. 커먼도 아닌 R인데 200원.
| 버전 | 수록 | 카드샵가 |
|---|---|---|
| OP09-051 통상 R | 새로운 황제 | 200원 |
| _p1 | 새로운 황제 | 20,000원 |
| _p2 (망가) | 새로운 황제 | 550,000원 |
| _p3 (수배서) | 새로운 황제 | 200,000원 |
| _p4 | 청 버기 덱 | 200원 |
같은 번호 안에서 2,750배. 그리고 이 카드는 실제로 팔렸습니다. 7월 23일 마감 카페 경매에서 망가 판본 BRG10이 800,000원에 낙찰됐어요.
실제로 팔린 값은 이렇습니다
버전 많은 번호들이 최근 두 달간 실제로 거래된 기록입니다. 카드샵 진열가와 나란히 놓습니다.
| 마감 | 카드 | 낙찰가 | 카드샵가 | 배율 |
|---|---|---|---|---|
| 8/10 (오늘) | 루피 ST01-012 BRG9 | 57,000원 | 2,000원 | 28배 |
| 8/1 | 루피 ST01-012 무등급 | 37,000원 | 2,000원 | 18배 |
| 7/30 | 샹크스 OP01-120 SEC | 55,000원 | 8,500원 | 6.5배 |
| 7/23 | 버기 OP09-051 망가 BRG10 | 800,000원 | 550,000원 | 1.45배 |
| 7/22 | 나미 OP01-016 망가 BRG10 | 818,000원 | 기록 없음 | — |
| 7/17 | 루피 ST01-012 수배지 패러렐 | 82,000원 | 150,000원 | 0.55배 |
| 7/16 | 키드 OP05-074 PSA10 | 150,000원 | 12,000원 | 12.5배 |
| 6/16 | 나미 OP01-016_p1 BRG9 | 46,000원 | 100,000원 | 0.46배 |
오늘 마감된 첫 줄이 눈에 띕니다. 제목은 "몽키 D. 루피 SR ST01-012 (오다 에이치로 일러스트)". 그런데 이 번호엔 여섯 버전이 붙어 있고, 제목만으로는 그중 어느 것인지 확정을 못 하겠습니다. 데이터에는 통상판(2,000원)에 붙어 있는데, 2,000원짜리가 BRG9 슬라브로 5만 7천에 팔렸다고 읽는 건 무리가 있죠.
⚠️ 버전이 많은 번호일수록 값이 잘못 붙습니다
· 나미 망가 BRG10 818,000원은 데이터상 _p2에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_p2는 만화 컷이 아니라 연필 스케치 판본이에요. 실제 망가는 _p5입니다. 판매 제목이 맞다면 자리가 한 칸 틀린 겁니다.
· ST01-012의 _p4·_p5는 카드 가운데에 "TREASURE CRUISE" 로고가 박힌 모바일 게임 콜라보 판본입니다. 둘은 같은 그림이고 _p5가 테두리를 걷어낸 쪽. 카드샵 판매 기록은 둘 다 없습니다.
· 결론은 하나입니다. 번호만 보고 사면 안 됩니다. 같은 번호 안에 200원과 220만원이 같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첫째, 번호를 검색해서 버전이 하나뿐이면 대부분 200원입니다. 1장짜리 번호 1,589개의 중앙값이 200원, 그중 제일 비싼 것도 8,000원이었습니다. 이 구간에서 "희귀하다"는 말을 들으면 저는 일단 의심합니다. 다시 찍힐 만큼의 수요가 없었다는 뜻이니까요.
둘째, 덱에 들어간 판본은 값을 기대하지 않고 삽니다. 나미 _p3 1,000원, 야솝 _p2 200원, 우루지 _p2 300원. 세 세트에 걸친 번호의 판본인데도 이렇습니다. 물량이 확정 동봉이면 그림이 아무리 좋아도 바닥에 눕습니다. 저는 이걸 싸서 좋은 카드로 보지 오를 카드로 보지 않습니다. 오를지 내릴지는 저도 모릅니다.
3줄 정리
① 한글판 카드번호 2,170개 중 73%는 버전이 하나뿐이고, 그 중앙값은 200원입니다.
② 버전이 늘수록 값의 중앙값이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다만 원인은 반대 방향입니다. 인기 있으니 다시 찍는 거죠.
③ 세 세트에 걸쳐도 300원인 카드가 있습니다. 몇 번인지만큼 어디에 실렸는지가 중요합니다.
8월 21일에 다시 세보겠습니다
열하루 뒤 「창해의 칠걸」(OPK-14)이 나옵니다. 132종에 스페셜 12종, 3주년 스페셜 2종.
이 표 기준으로 궁금한 건 하나입니다. OPK-14가 남의 번호를 몇 장이나 데려올까요. 최근 세 탄이 26·26·27장이었으니 비슷하면 그건 이제 관행입니다. 그리고 나미 OP01-016에 여덟 번째 버전이 붙는 날, 이 기록은 갱신됩니다.
그날 다시 세서 들고 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