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먼 수도승은 혼자 세지지 않습니다
오늘 한글판 오리진이 나옵니다. 챔피언 덱 세 종 중 리 신의 카드 열 장을 읽어봤더니, 세 장이 «버프» 한 단어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새로 그린 그림 세 종에는 붉은 눈가리개가 없더군요.
오늘 오리진 한글판이 나옵니다. 같이 나오는 챔피언 덱 세 개의 주인은 징크스, 빅토르, 그리고 리 신이죠. 그중 리 신 이야기를 하려고 카드 열 장을 늘어놨는데, 첫 줄부터 좀 이상했습니다.
리더 카드 리 신 - 눈먼 수도승이 229원입니다. 오리진 리더 열두 명 중 꼴찌예요. 티모가 431원, 카이사가 404원, 아리가 2,786원인데 오늘 한국에 정식으로 데뷔하는 챔피언 하나가 맨 아래에 있습니다.
값 얘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오늘 하고 싶은 건 다른 얘기예요.
■ 이 사람은 혼자 세지지 않습니다
리 신 카드 세 장의 글자를 읽어봤습니다. 세 장이 전부 같은 단어 하나로 이어져 있더군요. 버프입니다.
리 신 - 금욕자는 평온 도메인, 5코스트에 위력 5. 능력은 이렇습니다. 「소진: 나를 버프한다.」 그리고 한 줄이 더 붙어요. 「나는 버프를 몇 개든 가질 수 있다.」 다른 카드엔 잘 안 붙는 문장입니다. 자기한테만 계속 쌓는 카드죠.
리 신 - 평정심은 신체 도메인, 6코스트에 위력 6. 능력이 정반대입니다. 「다른 버프된 아군 유닛은 내 전장에서 +2 위력.」 자기한테는 아무것도 안 합니다. 남이 받은 걸 키워주는 카드예요.
그리고 리더가 그 사이를 잇습니다. 「1, 소진: 아군 유닛 하나를 버프한다.」 버프를 주는 카드죠.
혼자 단련하는 리 신, 남의 단련을 키우는 리 신, 그리고 단련을 나눠주는 리 신. 세 장을 순서대로 놓으면 수련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이 나옵니다. 눈먼 수도승이라는 이름보다 이쪽이 카드에 더 정확하게 적혀 있어요.
저는 이 설계가 마음에 듭니다. 원작에서 리 신은 스승 밑에서 수련하다 사고를 친 사람이고, 지금은 떠돌며 남을 가르치죠. 그 서사를 능력 텍스트 세 줄로 옮겨놨습니다. 캐릭터 소개문 한 줄 없이요.
■ 궁극기는 그대로 들어왔습니다
리 신의 전용 주문은 용의 분노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하신 분은 이름만 봐도 아실 겁니다. 발로 차서 날려버리는 그 궁극기요.
카드에 적힌 글은 이렇습니다. 「적 유닛 하나를 이동시킨다. 그 도착지에 있는 다른 적 유닛 하나를 고른다. 둘은 서로에게 자기 위력만큼 피해를 준다.」
날려서, 다른 놈한테 부딪히게 한다. 그대로예요. 4코스트고 값은 1,225원. 그림은 불타는 용의 얼굴 앞에서 발을 뻗은 장면입니다. 그린 곳은 Kudos Productions.
■ 눈이 안 보이는데 자꾸 보자고 합니다
인용구를 읽다가 웃었습니다. 금욕자 카드 아래에 이렇게 적혀 있어요.
"Let us see whose spirit is stronger." — 누구 정신이 더 강한지 보자.
평정심 카드는 이렇습니다.
"Today will be a worthy test." — 오늘은 해볼 만한 시험이겠군.
둘 다 시험 얘기고, 하나는 대놓고 「보자」고 합니다. 눈을 가린 사람이요. 영어 원문의 말장난인데 한글판에서 이걸 어떻게 옮겼을지 궁금하네요. 오늘 실물 받으신 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 그림은 여섯 종류, 눈가리개는 세 번만 나옵니다
카드 열 장을 그림 기준으로 세면 여섯 종류입니다. 그러다 눈에 걸린 게 있었어요.
새로 그린 그림 세 종에는 붉은 눈가리개가 없습니다. 금욕자 대체 아트는 비 오는 도시에 셔츠 차림으로 서 있고 눈에는 선글라스를 썼어요. 팔에서 금색 용이 기어 나옵니다. 평정심 쪽 그림은 눈이 금색으로 빛나고요.
그리고 제일 비싼 두 장, 오버넘버와 서명판은 수묵화입니다. 금색 용이 화면을 감싸고, 검은 머리 젊은이 둘이 마주 보고 발을 뻗고 있어요. 둘 다 눈을 뜨고 있습니다. 붉은 띠도 없고요. 그린 사람은 Loiza Chen.
여기서 「비싼 리 신일수록 눈이 보인다」로 글을 끝낼 뻔했습니다. 그런데 세어보니 안 맞았어요.
출시 이벤트 프로모 두 장이 선을 넘습니다. 금욕자 프로모 23,070원과 리더 프로모 17,108원은 붉은 눈가리개를 그대로 쓰고 있는데, 눈이 드러난 2,477원짜리보다 훨씬 비싸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프로모 두 장은 새로 그린 게 아니라 원래 그림에서 테두리만 걷어낸 판본이거든요. 그림이 값을 올린 게 아니라 나눠준 방식이 올린 겁니다. 그림으로 값을 설명하려다 프로모한테 걸린 셈이죠.
■ 오늘 한국에 나오는 리 신
챔피언 덱 세 종의 리더 값을 나란히 두면 징크스 390원, 빅토르 377원, 리 신 229원입니다. 셋 다 커피 한 잔이 안 돼요. 이 숫자로 덱을 고르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대신 실용적인 얘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리 신으로 시작하실 거면 229원짜리 리더를 사세요. 177만원짜리 서명판과 판 위에서 하는 일이 완전히 똑같습니다. 이름도 같고 능력 문장도 같아요. 다른 건 그림과 테두리뿐입니다.
리 신 덱의 기본 부품값도 세봤습니다. 리더 229 + 금욕자 1,171 + 평정심 283 + 용의 분노 1,225 = 2,908원. 네 장 다 합쳐서 그렇습니다.
■ 모르는 것 세 가지
수묵화 그림에 리 신 말고 한 사람이 더 있는데, 누군지 카드에 안 적혀 있습니다. 스승일 수도 있고 수련 상대일 수도 있겠죠. 저는 모르겠어요.
선글라스 쓴 현대복장 그림이 리그 오브 레전드 어느 스킨에서 온 건지도 카드엔 없습니다.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 주세요.
「버프」를 다루는 카드가 게임 전체에 몇 장인지도 못 셌습니다. 저희 표에 카드 효과 문장 칸이 없어서요. 리 신 세 장은 제가 그림을 확대해서 손으로 읽은 겁니다.
■ 이 값들에 대해
오늘 쓴 값은 전부 영문판 기준이고, 관측은 9월 6일 딱 한 번입니다. 게다가 저희는 카드마다 매물이 몇 건인지를 받아오지 못해요. 177만원짜리가 열 장 올라와 있는지 한 장뿐인지 구분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사지도 팔지도 않습니다. 값이 이상해서가 아니라 점이 하나뿐이라 선을 못 그어서예요. 한글판이 오늘부터 돌기 시작하면 두 번째 점이 찍힐 겁니다.
다음에 볼 숫자 세 개를 적어둡니다. 리더 229원(오리진 리더 열두 장 중 꼴찌 자리를 지키는지), 리 신 열 장 합계 2,113,436원, 그리고 눈가리개를 쓴 그림 세 종이 계속 아래쪽에 있는지. 10월 23일 레디언스가 나오면 다시 재보겠습니다.
오늘 팩 뜯으시는 분들, 229원짜리 카드가 나와도 실망하지 마세요. 그게 덱의 심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