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라이를 잡으려면 크레세리아부터 만나야 합니다
루나윙 깃털 하나가 다크라이를 잡는 순서를 정합니다. 카드 20장 중 낙찰 기록이 남은 건 2장뿐이었습니다.
초승달을 닮은 포켓몬
크레세리아는 신오 지방 전설의 포켓몬입니다. 종 이름부터 '초승달포켓몬'. 전국도감 488번, 키 1.5m에 몸무게 85.6kg — 이 숫자는 실제 카드 뒷면 설명에도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날개를 펼치면 초승달 모양이 됩니다. 몸통보다 날개가 훨씬 큽니다. 꼬리 끝은 리본처럼 가늘게 흘러내립니다. 처음 보면 새인지 리본인지 헷갈립니다.
이름은 초승달과 달의 여신에서 왔다
영문명 Cresselia는 초승달을 뜻하는 'crescent'와 그리스 신화 속 달의 여신 '셀레네(Selene)'를 합친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글명 '크레세리아'는 이 영문명을 그대로 음차했습니다.
디자인 모티브도 이름과 이어집니다. 백조나 두루미의 몸에, 동아시아 신화 속 선녀가 걸치는 하늘하늘한 천의를 얹은 형태로 설명됩니다. 날개 끝의 고리 무늬는 행성의 고리를 닮았다는 해석도 있고, 백조자리(Cygnus)를 모티브로 봤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도감 설정은 카드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
국내 발매 카드 중 '나이트원더러' AR판에는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비행할 때는 베일 같은 날개에서 빛나는 입자를 흩뿌린다. 초승달의 화신으로 불리고 있다." '타임게이저' R판에는 "크레세리아의 날개를 가지고 자면 즐거운 꿈을 꿀 수 있다고 한다"는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좋은 꿈을 지켜준다는 설정, 여기서부터 다크라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다크라이와는 정반대의 자리에 있다
다크라이는 악몽을 퍼뜨립니다. 크레세리아는 악몽을 지웁니다. 도감 설정상 둘은 대놓고 대칭됩니다.
서식지 설정도 짓궂습니다. 다크라이가 사는 곳은 '신월섬(New Moon Island)', 크레세리아가 사는 곳은 '만월섬(Fullmoon Island)'. 신오 지방 지도에서 둘은 실제로 바로 옆에 붙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DP 104화에서는 둘이 직접 맞붙기도 합니다 — 크레세리아가 위협하자 다크라이가 순순히 물러나는 장면으로 끝나죠.
다크라이를 잡으려면 크레세리아부터 만나야 한다
이게 이번 취재에서 가장 재밌었던 부분입니다. 찾아보다가 저도 놀랐습니다. 다이아몬드·펄·플래티넘에서는 순서가 딱 정해져 있습니다.
먼저 만월섬에서 크레세리아를 만나면 '루나윙'이라는 깃털을 얻습니다. 이걸 카나즈미시티에서 악몽에 시달리는 뱃사람의 아들에게 쓰면 아이가 눈을 뜹니다. 그래야 멤버즈카드를 쓸 수 있고, 그래야 신월섬에 가서 다크라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크레세리아 없이는 다크라이 근처에도 못 가는 셈입니다.
그런데 정작 2007년 극장판 「디아루가 VS 펄기아 VS 다크라이」(한국은 재능TV 방영)에는 크레세리아 본인이 안 나옵니다. 극중 히카리가 알라모스 마을에서 루나윙만 구입하는 장면으로 존재감을 대신하죠. 깃털만 출연하고 본체는 결방, 저는 이게 좀 섭섭합니다.
전설의 포켓몬인데 100% 암컷이다
전설의 포켓몬은 대개 성별이 없습니다. 뮤츠도, 레지락 삼형제도, 크레세리아의 맞수인 다크라이도 그렇습니다. 크레세리아는 다릅니다. 이 종은 전부 암컷으로만 존재합니다.
포획 관련해서 흔한 오해도 하나 있습니다. "도망칠 때마다 개체값이 바뀐다"는 얘기, 사실이 아닙니다. 만월섬에서 처음 말을 거는 순간 개체값과 성격이 정해지고, 그 뒤로 신오 전역을 쫓아다녀도 그 값 그대로 유지됩니다. 도망 다닐 때마다 새로 뽑힌다고 알고 있었다면, 흔한 착각입니다.
카드로 넘어가면, 팔린 기록이 거의 없다
국내에 정식 발매된 크레세리아 카드는 20장입니다. 이 중 지역 표기와 실제 이미지가 맞는 8장을 추려 거래 기록을 찾아봤습니다.
결과는 좀 썰렁합니다. 낙찰 기록이 남은 카드는 딱 2장뿐입니다.
| 카드 | 세트 | 레어도 | 실거래·호가 |
|---|---|---|---|
| 크레세리아 | 나이트원더러 | AR | 무등급 3,000원(6/21) · BRG10 26,000~27,000원(6/6·6/19) |
| 크레세리아 EX | 프리즈볼트 | SR | BRG8 62,000원(6/30) 1건 |
| 크레세리아 LV.X | DP 확장팩 암흑의 초승달 | HR | 매물 기록 없음 |
| 크레세리아 | DP 확장팩 암흑의 초승달 | R | 매물 기록 없음 |
| 크레세리아 | 타임게이저 | R | 즉구 호가 500원(6/14) 1건 |
| 크레세리아 | VMAX 클라이맥스 | N | 즉구 호가 1,000원(5/13) 1건 |
| 크레세리아 | DP 크레세리아덱 전용 | N | 매물 기록 없음 |
| 크레세리아 | 붉은 섬광 | C | 매물 기록 없음 |
'나이트원더러' AR은 무등급이 6월 21일 3,000원에 낙찰됐습니다. 같은 카드 BRG10 등급은 6월 6일 26,000원, 6월 19일 27,000원에 낙찰됐고요. 등급 하나로 9배 가까이 뜁니다. 즉구 호가는 1,000원대부터 6,800원까지 널을 뛰는데, 저라면 이 즉구가보다는 위 낙찰가 쪽을 믿겠습니다.
'크레세리아 EX' SR은 낙찰 기록이 등급 카드(BRG8, 62,000원) 한 건뿐입니다. 무등급이 얼마에 거래되는지는 모릅니다. 표본이 1건이라 이 가격을 기준가로 보기도 어렵고요.
나머지 6장 — LV.X HR, DP 확장팩 R, 타임게이저 R, VMAX클라이맥스 N, DP 크레세리아덱 전용 N, 붉은 섬광 C — 은 즉구 호가가 낮게 한 건 있거나(500~1,000원), 그마저도 없습니다. 정확한 시세는 모릅니다. 크레세리아는 인기 순위로 줄 세우면 상위권은 아니라는 뜻이겠죠.
루나윙 한 장이 게임의 순서를 정하고, 카드 한 장 값은 등급 하나로 아홉 배가 됩니다. 크레세리아를 둘러싼 숫자들은 이래저래 극단적입니다. 실시간 시세와 낙찰 기록은 collectory.cc에서 카드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