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가루암 황혼의 모습은 원래 이벤트로만 받을 수 있었습니다
루가루암 이름은 프랑스 늑대인간 전설에서 왔고, 세 번째 폼인 황혼의 모습은 2017년 딱 두 달짜리 배포 이벤트로만 받을 수 있었습니다. 카드로 본 루가루암 시세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포켓몬스터 썬·문에는 진화 결과가 셋으로 갈리는 포켓몬이 하나 있습니다. 늑대개 포켓몬 록스크루프(암멍이)가 진화하는 루가루암입니다. 언제 진화시키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포켓몬이 나옵니다. 그중 하나는, 정식 발매 초반에는 아무리 게임을 뒤져도 손에 넣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름부터 프랑스 늑대인간입니다
루가루암이라는 이름, 어디서 왔는지 짐작 가시나요. 프랑스어 루가루(loup-garou)는 늑대인간을 뜻합니다. 낮엔 사람, 밤엔 늑대로 변한다는 그 전설의 존재입니다. 여기에 바위를 뜻하는 암(岩)을 붙여 루가루암이 됐습니다. 영문명 Lycanroc도 구조가 똑같습니다. lycanthrope(늑대인간)에 rock을 붙인 조합입니다. 한국어판과 영문판이 서로 다른 단어를 골랐는데, 결국 '늑대인간+바위'라는 같은 자리에 도착한 셈이죠.
낮과 밤이 다른 포켓몬을 만듭니다
록스크루프를 낮에 레벨업시키면 한낮의 모습, 밤에 시키면 한밤중의 모습이 됩니다. 도감 번호는 같은데 생김새도 기술도 다릅니다. 심지어 키도 다릅니다. 저는 이번에 카드를 뒤지다 그 흔적을 직접 봤습니다. 프로모 카드(080/SM-P)에는 키 0.8m로 적혀 있고, 새로운 시련 카드(033/049)에는 키 1.1m로 적혀 있습니다. 몸무게는 둘 다 25.0kg으로 같은데 키만 다릅니다. 같은 이름을 걸고 있지만 서로 다른 폼을 그린 카드라는 뜻입니다.
황혼의 모습은 이벤트로만 나갔습니다
여기부터가 진짜 특이한 부분입니다. 세 번째 폼인 황혼의 모습은 울트라선·울트라문에 추가됐는데, 정상적인 플레이로는 만들 방법이 없었습니다. 특성이 '마이페이스'인 록스크루프여야만 황혼의 모습으로 진화하는데, 이 개체는 2017년 11월 17일부터 2018년 1월 10일까지 딱 두 달간 진행된 배포 이벤트로만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 기간을 놓친 국내 플레이어는 게임 안에서 아무리 찾아도 황혼의 모습을 만들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 제한은 8세대 소드·실드에서야 풀렸습니다. 저녁 7시부터 7시59분 사이(현실 시간 기준) 진화시키면 누구나 황혼의 모습을 만들 수 있게 됐죠. 딱 1시간짜리 창구가 매일 열리는 방식입니다. 처음 두 시즌 동안은 정말 이벤트로 받은 사람만 가질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트리플렛비트에 실린 루가루암ex 카드의 붉은 갈기, 저는 이 색감이 황혼의 모습과 꽤 닮았네요. 카드 자체에 폼 표기가 따로 없어서 확정은 못 짓지만요.
애니메이션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붙었습니다
지우(한지우)의 록스크루프는 게임과 다른 경로로 황혼의 모습이 됐습니다. 절벽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는데, 카푸나비나의 생명의 이슬로도 낫지 않았습니다. 다른 포켓몬의 기술 드레인키스로 흡수한 체력으로 겨우 회복한 뒤, 초록빛이 도는 노을(그린 플래시)을 바라보다 눈이 초록빛으로 빛나며 진화했습니다. 도감에도 없던 그 모습에 쿠쿠이 박사가 '황혼의 모습'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설정입니다. 좀 억지스럽게 들릴 수도 있는데, 그린 플래시라는 실제 자연현상을 끌어다 쓴 부분은 저도 마음에 듭니다.
카드로 보는 루가루암
루가루암 카드는 한국에 38장 발매됐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네이버카페 경매 기록이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인기가 낮아서인지 유통량 자체가 적어서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대신 브레이크 경매 낙찰 기록과 온라인 쇼핑몰 호가로 시세를 가늠해봤습니다.
가장 저렴한 축은 루가루암 GX 스타터덱 전용 카드(009/024)입니다. 브레이크 경매에서 500원(7월 18일), 3,000원(7월 8일)에 실제로 낙찰됐습니다. 흔한 커먼 카드라 그런지 값이 낮습니다.
등급을 매기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데이터가 있는 두 장을 나란히 놓아 봤습니다.
| 카드 | 세트 | 무등급 호가 | 등급 호가 |
|---|---|---|---|
| 루가루암GX HR(062/049) | 새로운 시련 | 40,000원 | BRG 10 · 78,000원 |
| 루가루암GX SR(053/050) | 알로라의 달빛 | 9,000~19,950원 | BRG 8.5 · 41,300원 |
대략 2배 안팎의 그레이딩 프리미엄인데, 둘 다 표본이 하나뿐이라 이 배수를 시세로 못박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방향은 뚜렷합니다. 등급이 붙으면 무조건 더 받습니다.
데이터가 가장 많이 쌓인 카드는 배틀파트너즈 AR(107/100)입니다. 25건이 쌓여 있는데 거의 다 500~3,500원 사이 호가입니다. 실제 낙찰은 딱 한 건. 5월 29일 브레이크 경매에서 1,000원에 팔렸습니다. 저라면 이 카드는 지금 걸려 있는 호가보다 낮게 살 수 있다고 봅니다. 유일한 실제 낙찰가가 호가 하한선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GX 울트라샤이니 RR(061/150)은 4,500원부터 14,950원까지 호가가 벌어져 있습니다. 판매자마다 A급, B급 같은 자체 등급 표기로 값을 나누다 보니, 정식 그레이딩 카드보다 오히려 변동폭이 큽니다.
루가루암은 이름도, 폼체인지도, 카드 가격도 전부 세 갈래로 갈라지는 포켓몬입니다. 그런데 정작 한국 수집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크지 않습니다. 카페 경매 기록이 아예 없다는 게 그 증거죠. 짝을 이루는 록스크루프 진화 계열이 원래 이렇게 조용한 편인지는, 다음에 다른 포켓몬과 비교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