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기아는 바다의 수호신인데, 물 타입이 아닙니다
성도 지방 바다의 수호신 루기아는 사실 에스퍼·비행 타입입니다. 게임보다 극장판이 먼저 만든 포켓몬이라는 탄생 비화와, 네오제네시스에서 '2세대의 리자몽'이라 불리는 카드 역사까지. 패러다임트리거 루기아V 특일부터 BREAK까지 대표 카드 네 장 시세로 마무리합니다.
칠색조의 반쪽, 바다의 수호신
어제는 칠색조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늘을 지키는 칠색조가 있다면 바다를 지키는 포켓몬도 있어야겠죠. 그게 루기아입니다. 성도 지방 전설의 양대 산맥, 골드 버전 표지는 칠색조였고 실버 버전 표지는 루기아였습니다. 대칭을 맞추려고 일부러 그렇게 설계됐습니다.
물 타입이 아닙니다
바다 밑에 산다고 해서 물 타입일 거라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루기아의 실제 타입은 에스퍼·비행입니다. 저도 처음엔 당연히 물 타입인 줄 알았습니다.
도감 설정은 더 극단적입니다. 날갯짓 한 번으로 민가를 날려버릴 정도의 파괴력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심해에 숨어 조용히 지냅니다. 힘을 숨기려고 바다를 고른 셈입니다.
이름은 '슬픔'에서 왔다는 설
공식적으로 밝혀진 어원은 없습니다. 다만 라틴어 '루게오(lugeo, 슬퍼하다)'에서 왔을 거라는 추정이 돕니다. 정설은 아닙니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적어두겠습니다.
게임보다 영화가 먼저였습니다
루기아는 게임프리크 설계팀이 처음부터 만든 포켓몬이 아닙니다. 애니메이션 각본가 슈도 타케시가 2000년 극장판을 위해 따로 구상한 캐릭터입니다. 영화가 먼저 나오고, 그다음 실버 버전 표지 포켓몬으로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순서가 거꾸로입니다.
불탄탑이 번개에 맞아 불탔을 때 루기아가 비를 내려 불을 껐고, 그 빗물의 힘이 스이쿤을 만들었다는 설정도 있습니다. 어제 칠색조 기사에서 다룬 그 탑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2세대의 리자몽'이라 불리는 카드
포켓몬카드 역사에서도 루기아는 따로 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2000년 네오제네시스에 처음 등장한 홀로 루기아(#9)는 해외 콜렉터들 사이에서 "세트의 리자몽"이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PSA10 등급은 3만 2천 달러 넘게 거래된 기록이 있습니다. 불·물·전기 에너지를 한꺼번에 요구하는 기술 '엘리멘탈블래스트'도 그 시절 기준으론 꽤 사나운 조합이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루기아를 사면
저희 DB에 등록된 한국판 루기아는 31장입니다. 그중 실거래가 쌓인 네 장으로 시대별 흐름을 짚어보겠습니다.
루기아 BREAK(초능력의 제왕, 2016)는 입문 가격대입니다. 브레이크 경매 실거래가 5,500원(9/13)부터 22,000원(8/7) 사이에서 움직입니다. 체감상 커먼 수준입니다. 저는 이 쪽이 입문용으로 더 낫다고 봅니다. 가격은 가장 싼데 금색 홀로 마감은 꽤 화려합니다.
루기아 GX(버스트임팩트, 2018)는 네이버카페 경매에서 24,000원(8/23 마감)·32,000원(8/4 마감)에 낙찰됐습니다. 표본이 2건뿐이네요. 이 가격대가 바닥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루기아 VSTAR(패러다임트리거, 2022)는 무등급 실거래가 16,000원(8/4)까지 내려갑니다. 그런데 PSA10으로 올라가면 154,000원(5/1)까지 뜁니다. 등급 하나 차이로 거의 10배.
이 중 제일 비싼 건 루기아 V 특일(패러다임트리거, 2022)입니다. 네이버카페 경매 실거래만 봐도 무등급·BRG9가 90,000원(6/12 마감)부터 212,000원(6/18 마감)까지 흩어져 있습니다. PSA10은 더 비쌉니다. 5월 21일 85만원에 낙찰됐는데, 6월 27일엔 66만 5천원으로 떨어졌습니다. 한 달 조금 넘는 사이 22% 내려간 셈입니다. 저라면 지금 85만원까지는 안 쓰겠습니다. 표본이 두 건뿐이라 이게 추세인지 단순 변동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입문은 루기아 BREAK 5,500원, 수집은 루기아 V 특일 PSA10 수십만 원대입니다. 바다를 지키는데 물 타입이 아니고, 게임보다 영화가 먼저 나온 포켓몬이 루기아입니다. 설정부터 카드까지, 뒤집힌 포켓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