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가파비코리는 드래곤 기술이 안 통하는 드래곤입니다
파비코리는 진화 전엔 드래곤이 아니었고, 메가진화하면 드래곤 기술에 아예 안 맞습니다. 이름의 유래와 국내 카드 시세도 함께 짚어봤습니다.
파비코리는 드래곤이면서 비행 타입입니다. 그런데 진화하기 전에는 드래곤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무색 타입이었습니다. 시작은 새였습니다. 포켓몬 중에서도 드문 케이스입니다.
진화 전엔 드래곤이 아니었다
파비코리는 파비코가 35레벨에 진화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파비코는 무색·비행 타입입니다. 드래곤 기술은 하나도 안 배웁니다. 드래곤 타입은 오직 진화 후에만 붙습니다. 미뇽이나 망나뇽처럼 처음부터 드래곤 계열인 포켓몬과는 출발선이 다릅니다.
드래곤 기술도 적습니다. 자력으로 배우는 기준입니다. 생김새는 비행 타입 쪽입니다. 기술 구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이 설계가 실수라기보다 의도로 보입니다. 파비코 도감 설명엔 사람 머리 위에 올라가 모자처럼 구는 걸 좋아한다고 나오는데, 이 장난기 많은 새가 자라서 위엄 있는 용이 된다는 낙차 자체가 이 포켓몬의 매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진화 전 파비코 AR(왼쪽)와 진화 후 파비코리 ex SAR(오른쪽). 같은 미래의 일섬 세트, 같은 작가 Jiro Sasumo가 그렸습니다.
이름 속에 숨은 동화
일본 이름 チルタリス(치르타리스)는 진화 전 이름 チルット(치르토)에 라틴어로 날개를 뜻하는 alis를 붙인 조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벨기에 극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동화 「파랑새」에 나오는 남매 틸틸과 미틸에서 따왔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파랑새를 찾아 헤매는 이야기와, 파랑새를 닮은 이 포켓몬이 겹쳐 보이는 작명입니다.
이름도 노래에서 왔습니다. 영문 이름 Altaria는 음악 용어입니다. 이탈리아어로 '높다'는 뜻의 alto와, 독창곡을 뜻하는 aria를 합쳤습니다. 노래하는 포켓몬이라는 설정을 이름에 그대로 심은 겁니다. 독수리자리의 별 알타이르(Altair)도 같이 염두에 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새와 노래, 둘 다 잡은 이름이죠.
그런데 한글 이름 '파비코리'는 다릅니다. 왜 이렇게 지어졌는지 저도 못 찾았습니다. 나무위키에도 정확한 유래 설명이 없었습니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쓰겠습니다.
구름을 두른 용
파비코리의 모티브는 입운룡, 구름을 몸에 두른 용입니다. 여기에 파랑새 이미지가 겹칩니다. 하얀 솜털 날개는 구름을 표현한 겁니다. 잠잘 때는 이 날개로 몸을 감쌉니다. 둥글게 웅크리고 잡니다. 카드 설명 문구도 똑같이 말합니다.
"맑은 날 뭉게구름에 뒤섞이면서 넓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아름다운 소프라노로 노래한다."
메가진화하면 드래곤 기술이 안 통한다
메가파비코리는 좀 이상한 포켓몬입니다. 메가진화하면 드래곤·페어리 타입으로 바뀝니다. 그런데 페어리 타입은 드래곤 기술을 아예 맞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자기 자신도 드래곤이면서, 다른 드래곤이 쏘는 드래곤 기술에는 면역입니다. 역린이나 용성군처럼 드래곤 대전의 핵심 기술을 그냥 씹어버리는 겁니다. 포켓몬 전체에서 이런 조합은 메가파비코리가 유일합니다.
전용 특성 자연회복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잠을 자면서 볼로 되돌리면 상태이상이 그 자리에서 풀립니다. 화상이든 마비든 상관없습니다. 잠자기와 교체 한 번으로 체력과 컨디션을 동시에 되찾는 조합입니다.
카드 시세: 등급 표기부터 뒤죽박죽입니다
XY 시대 초능력의 제왕에서 나온 M파비코리 EX 두 장의 국내 호가를 살펴봤습니다. RR(054/078)은 상태 등급을 붙여 파는 매물이 네 건 있었는데, A급 17,800원 · B급 11,500원 · A- 10,000원 · B+ 7,950원 순으로 붙어 있었습니다. B급이 A-보다 비싼 값에 나와 있는 겁니다. 저는 이 등급 표기를 믿지 않습니다. 판매자마다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뜻이니까요.
SR(084/078)은 A급 호가 68,000원, 딱 한 건뿐입니다. 표본은 하나뿐입니다. 정확한 시세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등급 10만 따로 보면, 4개월 만에 21,000원에서 35,000원
백열의 아르카나 파비코리 CHR은 국내에서 꾸준히 거래됩니다. 등급 없는 매물이나 낮은 등급 경매 낙찰가는 6,500원부터 14,000원 사이를 오갔습니다. 그런데 브레이크마켓 등급 10(BRG10)만 따로 떼어보면 얘기가 다릅니다.
| 4월 28일 | 21,000원 | 경매 낙찰(BRG10) |
| 8월 15일 | 35,000원 | 경매 낙찰(BRG10) |
| 8월 29일 | 35,000원 | 경매 낙찰(BRG10) |
같은 등급으로 두 번 연속 35,000원이 나왔으니 우연은 아닌 것 같습니다. 4개월 만에 66% 넘게 뛰었습니다. 왜 올랐는지는 저도 정확히는 모릅니다.
같은 날, 호가가 2.8배 차이 났습니다
창공의 카리스마 파비코리GX SR은 SM 시대 카드입니다. 3월 9일 하루에만 매물 네 건이 올라왔는데, 가격이 6,900원부터 19,500원까지 흩어져 있었습니다. 같은 카드, 같은 날인데 최저가와 최고가가 2.8배 차이입니다. 호가는 그 자체로 시세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ex SAR(미래의 일섬, 090/066)은 조금 다릅니다. 6월 7일 PSA10 등급 카드가 실제로 142,000원에 낙찰됐습니다. 같은 시기 무등급 호가는 49,800원에서 61,900원 사이였습니다. 등급이 붙으면 최소 2배 넘게 뜁니다. 표본이 하나뿐이라 이 배율을 그대로 믿기는 조심스럽습니다.
마무리
파비코리는 진화 전엔 드래곤이 아니었고, 메가진화하면 드래곤 기술이 안 통하는 드래곤이 됩니다. 시작과 끝이 둘 다 '드래곤답지 않은 드래곤'인 셈이죠. 시세를 볼 때도 등급 표기나 호가를 그대로 믿기보다, 실제 낙찰 기록을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collectory.cc에서 카드별 시세를 확인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