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깔 칸이 파랑인데 그림은 흑백이었습니다
원피스 카드 6색 특별 일러스트 574장을 색깔별로 갈라 정점 카드를 전부 확대해 봤다. 화풍은 색이 아니라 액자형·만화 컷 두 갈래로 갈렸고, 대신 색깔마다 대표 얼굴이 따로 있었다.
원피스 카드에는 색깔이 있습니다. 빨강·초록·파랑·보라·검정·노랑 여섯 가지. 덱을 짤 때 리더 색에 맞춰 카드를 고르는, 게임 규칙용 표시죠.
그런데 저는 다른 게 궁금했습니다. 색깔 칸이 다르면 그림도 다르게 생겼을까? 빨강 카드는 붉고 파랑 카드는 푸른가. 색깔마다 화풍이 따로 있는가.
그래서 한글판 단색 카드 2,588장 중 특별 일러스트(카드번호 끝에 _p가 붙는 것) 574장을 색깔별로 갈라놓고, 여섯 색의 정점 카드를 전부 확대해서 열어봤습니다.
첫 장에서 예상이 깨졌어요. 파랑 정점은 흑백이었습니다.
이 글의 기준
• 한글판(KR) 단색 카드만. 「빨강/검정」 같은 2색 카드 82장 이상은 제외했습니다(어느 쪽으로 셀지 정할 수 없어서).
• 값은 전부 국내 카드샵 판매가(ktcgpanda) 기준. 온라인 호가는 안 씁니다.
• 그림 묘사는 카드 이미지를 420px로 키워 직접 보고 적었습니다.
먼저 6색 아트 지도부터
색깔별로 특별 일러스트가 몇 장이고, 값이 어디에 있는지입니다.
| 색 | 전체 장수 | 아트 장수 | 아트 비율 | 아트 중앙값 | 아트 합계 | 통상판 중앙값 |
|---|---|---|---|---|---|---|
| 🔴 빨강 | 443 | 104 | 23.5% | 25,000원 | 12,795,800원 | 200원 |
| 🟣 보라 | 440 | 93 | 21.1% | 25,000원 | 12,138,700원 | 200원 |
| 🔵 파랑 | 440 | 94 | 21.4% | 25,000원 | 11,750,900원 | 200원 |
| ⚫ 검정 | 434 | 100 | 23.0% | 30,000원 | 10,821,300원 | 200원 |
| 🟢 초록 | 442 | 105 | 23.8% | 20,000원 | 6,245,600원 | 200원 |
| 🟡 노랑 | 389 | 78 | 20.1% | 35,000원 | 5,765,500원 | 200원 |
표에서 두 가지가 바로 보입니다.
하나. 통상판 중앙값이 여섯 색 전부 200원입니다. 소수점 이하까지 같은 게 아니라 딱 200원, 여섯 번. 색깔로는 통상판 값이 1원도 안 갈립니다.
둘. 아트로 넘어오면 합계가 빨강 1,280만 vs 노랑 577만으로 2.2배 벌어집니다. 색깔이 값을 만드는 자리는 통상판이 아니라 아트 쪽이라는 얘기죠.
그리고 노랑이 이상합니다. 장수는 제일 적은데(78장) 중앙값은 제일 높아요(35,000원). 이건 뒤에서 따로 보겠습니다.
화풍은 색깔이 아니라 두 갈래로 갈립니다
여섯 색의 1위 카드를 나란히 열었더니, 색깔별 화풍 같은 건 없었습니다. 대신 완전히 다른 두 종류의 그림이 색을 가로질러 섞여 있었어요.
갈래 A — 액자형 장식 아트
인물을 한가운데 세우고, 테두리부터 배경까지 통째로 장식 문양으로 채운 그림입니다. 카드 전체가 액자예요.
🔴 샹크스 OP09-004_p5 · 2,000,000원
붉은 아치 액자에 금색 덩굴 문양. 흰 셔츠에 검은 망토를 걸친 샹크스가 두 팔을 벌린 전신상입니다. 빨강 카드인데 그림도 확실히 붉어요. 여기까진 예상대로였습니다.
⚫ 마샬 D. 티치 OP09-093_p5 · 1,800,000원
검은 바탕에 금박 액자. 뱀·해골·왕관 같은 장식이 테두리를 빼곡히 두르고, 가운데 티치가 팔을 벌리고 서 있습니다. 검정 카드에 검은 그림. 이것도 맞았죠.
🔵 보아 행콕 EB03-026_p2 · 1,600,000원
여기서 어긋납니다. 파랑 카드인데 액자가 보라와 분홍이에요. 하트 무늬가 테두리를 둘러싸고 있고, 붉은 망토를 걸친 핸콕이 가운데. 파란색은 한 방울도 안 보입니다.
🟡 나미 EB03-053_p2 · 1,000,000원
초록과 노랑이 겹친 원형 문양에 꽃 장식.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배경 앞에 나미가 손을 들고 웃고 있습니다. 노랑이 살아 있긴 한데 초록이 더 많아요.
🟣 몽키 D. 루피 OP05-119_p5 · 2,200,000원 — 한글판 카드샵가 1위
기어5 니카 루피가 거대한 실루엣으로 서 있고, 뒤로 방사형 집중선과 구름. 색이 거의 다 빠진 은빛 파스텔입니다. 보라라기보다 백은색에 가까워요. 여섯 장 중 제일 비싼데 제일 색이 옅습니다.
갈래 B — 만화 컷 (망가 패러렐)
배경을 원작 만화 페이지로 깔고, 그 위에 인물만 컬러로 올린 그림입니다. 말풍선까지 인쇄돼 있어요.
🔵 포트거스 D. 에이스 OP13-119_p2 · 2,000,000원
파랑 카드입니다. 그런데 배경 전체가 흑백 만화 컷이에요. 말풍선에 "우리는 오늘부터", "잘 부탁" 같은 대사가 그대로 박혀 있고, 컬러는 에이스 한 사람뿐. 파랑 정점이 흑백이라는 게 이 글의 출발점이었습니다.
🟢 우타 EB03-061_p2 · 1,500,000원
붉고 흰 반반 머리에 노란 헤드폰, 마이크를 쥔 우타. 배경은 흑백 만화 컷에 음표가 흩뿌려져 있습니다. 초록 카드인데 초록이 없어요.
🟢 롤로노아 조로 OP06-118_p2 · 700,000원
세 자루 검을 문 조로의 상반신. 뒤로 만화 컷이 여러 장 겹쳐 있고 "두 번 다신 패배하지 않겠어" 같은 대사가 보입니다.
🟡 트라팔가 로 OP10-119_p2 · 600,000원
"약한 놈은," 하고 시작하는 말풍선이 위쪽에 걸려 있고, 칼을 든 로가 가운데. 노랑 카드인데 노란 건 카드 테두리뿐입니다.
여섯 색을 다 돌아본 결론은 이렇습니다. 액자형은 색깔 칸을 따라가고, 만화 컷은 안 따라갑니다. 그리고 만화 컷 쪽이 각 색의 정점에 훨씬 많이 앉아 있어요. 색으로 그림을 예상하려던 계획은 반쯤 실패했습니다.
대신 다른 게 나왔습니다 — 색깔마다 얼굴이 다릅니다
화풍은 안 갈렸는데, 누가 그 색을 대표하는가는 무섭도록 선명하게 갈렸습니다. 색깔별 특별 일러스트를 제일 많이 가진 캐릭터입니다.
| 색 | 1위 | 2위 | 3위 | 4위 |
|---|---|---|---|---|
| 🟣 보라 | 루피 12장 | 빈스모크 레이주 4 | 트라팔가 로 4 | 유스타스 키드 3 |
| 🔴 빨강 | 샹크스 11장 | 루피 7 | 실버즈 레일리 4 | 포트거스 D. 에이스 4 |
| 🔵 파랑 | 보아 행콕 11장 | 버기 8 | 포트거스 D. 에이스 6 | 돈키호테 도플라밍고 4 |
| ⚫ 검정 | 사보 9장 | 로브 루치 7 | 마샬 D. 티치 7 | 쿠잔 5 |
| 🟢 초록 | 쥬얼리 보니 9장 | 루피 8 | 롤로노아 조로 6 | 타시기 4 |
| 🟡 노랑 | 에넬 5장 | 나미 4 | 니코 로빈 3 | 트라팔가 로 3 |
보라의 최고가 다섯 장은 전부 루피입니다. 1위부터 5위까지 한 사람이 줄 세워 앉아 있어요. 다른 얼굴은 6위 트라팔가 로부터 나옵니다.
빨강도 비슷합니다. 1·4·5위가 전부 샹크스예요.
파랑은 보아 행콕 11장. 파랑 최고가 6장 중 3장이 핸콕입니다. 이 색은 사실상 핸콕의 색이에요.
검정은 사보 9장에 루치·티치가 7장씩. 초록은 보니 9장에 루피 8장.
그리고 노랑. 1위가 에넬 5장입니다. 다른 색은 1위가 9~12장인데 노랑만 5장이에요. 이 색에는 주인이 없습니다.
노랑은 왜 중앙값이 제일 높을까
표를 만들다가 저도 한 번 잘못 읽었습니다. 노랑 아트 중앙값이 35,000원으로 6색 1위라 "노랑이 비싼 색"이라고 적으려다 멈췄어요. 합계는 꼴찌인데 중앙값이 1등인 건 이상하잖아요.
레어도 구성을 뜯어보니 답이 나왔습니다.
| 색 | 아트 총장수 | 커먼·언커먼 아트 | 1,000원 이하 아트 | 10만원 이상 아트 |
|---|---|---|---|---|
| 🟢 초록 | 105 | 18장 | 14장 | 10장 |
| 🔴 빨강 | 104 | 14 | 14 | 18 |
| ⚫ 검정 | 100 | 8 | 11 | 19 |
| 🔵 파랑 | 94 | 8 | 9 | 18 |
| 🟣 보라 | 93 | 8 | 10 | 18 |
| 🟡 노랑 | 78 | 6장 | 7장 | 11 |
노랑은 아트 자체를 제일 적게 받습니다. 그런데 싼 아트도 제일 적게 받아요. 커먼·언커먼 특별 일러스트가 6장, 1,000원 이하가 7장. 둘 다 6색 최소입니다.
반대로 초록은 아트가 제일 많은데(105장) 커먼·언커먼 아트가 18장이라 아래가 두껍습니다. 그래서 중앙값이 20,000원으로 떨어지죠.
즉 노랑의 35,000원은 "노랑이 비싸다"가 아니라 "노랑엔 싼 게 안 섞인다"는 뜻이었습니다. 분자가 아니라 분모 문제였어요. 처음 읽은 게 틀렸습니다.
지난번에 제가 틀린 것 하나
7월 31일 글을 쓸 때, 우타 EB03-061_p2 이미지를 보고 "이거 시라호시 같은데" 하고 갤러리에서 뺐던 적이 있습니다. 분홍 장발에 조개 같은 장식이 보여서요.
이번에 같은 카드를 두 배로 키워서 다시 봤습니다. 우타가 맞았습니다. 붉고 흰 반반 머리에 노란 헤드폰, 마이크까지 다 있어요. 작게 줄인 그림으로 판단한 제 잘못이었습니다. 그때 뺐던 이 카드, 이번 글에는 넣었습니다.
통상판은 여섯 색이 똑같습니다
다시 위 표로 돌아가면, 통상판 중앙값은 여섯 색 전부 200원이었죠. 이건 꽤 중요한 얘기입니다.
색깔로 카드를 모으기 시작할 때는 색이 값에 아무 영향을 안 준다는 뜻이거든요. 빨강 통상판 337장을 다 모으든 노랑을 모으든 장당 200원대에서 시작합니다. 색이 값을 가르는 건 아트 층으로 올라간 다음이에요.
그러니 "무슨 색부터 모을까"를 값으로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가 어느 색에 몰려 있는지를 보는 게 낫죠. 위의 얼굴 표가 그 지도입니다.
저라면 이렇게 봅니다
① 아트까지 모을 거면 노랑은 나중에 갑니다.
노랑 아트는 78장으로 제일 적은데 중앙값은 35,000원으로 제일 높습니다. 1,000원 이하 아트가 7장뿐이라 "가볍게 한 장" 담을 자리가 거의 없어요. 대표 캐릭터도 5장짜리 에넬이라 목표를 잡기 애매합니다. 반대로 초록은 커먼·언커먼 아트가 18장이라 낮은 데서 시작할 수 있고요. 값이 오르내린다는 얘기가 아니라, 시작 문턱이 색마다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② 그림만 볼 거면 액자형(SP)을 봅니다.
만화 컷은 어느 색을 사도 배경이 흑백입니다. 여섯 색 정점을 다 열어봤는데 만화 컷끼리는 색깔 칸이 달라도 인상이 비슷했어요. 색이 그림에 남아 있는 건 액자형 쪽입니다. 샹크스는 붉고 티치는 검고 나미는 초록노랑이죠. 색깔로 컬렉션을 꾸미고 싶다면 여기가 맞습니다.
아직 모르는 것 두 가지
하나. 핸콕 액자는 왜 보라·분홍일까요. 파랑 카드인데 파란색이 안 보입니다. 다른 액자형은 색깔 칸을 그대로 따라갔는데 이 한 장만 어긋나요. 표본이 적어서 예외인지 규칙이 있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둘. 노랑에는 왜 얼굴이 없을까요. 다섯 색은 9~12장짜리 대표가 있는데 노랑만 5장입니다. 노랑 캐릭터가 원래 적어서인지, 인기 캐릭터가 다른 색으로 갔기 때문인지 데이터만으로는 안 갈립니다.
⚠️ 이 집계에서 빠진 것
「빨강/검정」처럼 두 색을 가진 카드는 뺐습니다. 파랑/보라 14장, 빨강/초록 14장, 빨강/파랑 11장, 초록/노랑 10장… 이런 식으로 꽤 있어요. 어느 색으로 셀지 정할 방법이 없어서 통째로 제외했습니다. 그래서 위 숫자는 "단색 카드 기준"으로만 읽어주세요.
그리고 색깔 칸은 애초에 게임 규칙용 표시지 그림 분류가 아닙니다. 화풍이 색을 안 따라가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거죠. 저는 그걸 확인하려고 열어본 거고요.
8월 22일 이후에 다시 보겠습니다
일본에서 4주년 세트 「세계 최강의 전사」(OP-17)가 나옵니다. 이 세트에는 트레저 레어(TR)라는 새 최상위 등급이 처음 들어간다고 예고돼 있어요.
궁금한 건 하나입니다. TR이 액자형일까, 만화 컷일까. 액자형이면 색깔 칸을 따라갈 테고, 만화 컷이면 또 흑백이겠죠. 어느 쪽이든 이 6색 지도의 맨 윗줄이 바뀝니다.
세 줄 정리
① 통상판은 6색 전부 중앙값 200원. 색깔은 아트 층에서만 값을 가릅니다.
② 화풍은 색이 아니라 액자형 / 만화 컷 두 갈래로 갈립니다. 만화 컷은 색깔 칸과 무관하게 흑백이에요.
③ 대신 얼굴이 다릅니다. 보라는 루피, 빨강은 샹크스, 파랑은 핸콕, 검정은 사보, 초록은 보니. 노랑만 주인이 없습니다.
다른 각도의 아트 이야기는 망가 패러렐 편과 25주년 리더 얼터 편에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