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텔라는 파괴돼야 일을 합니다
건담 카드 열네 진영 중 제일 비싼 카드가 기체가 아닌 곳은 팬텀 페인 하나뿐입니다. 생체 CPU로 만들어진 세 아이의 카드를 열어 봤어요.
건담 카드게임에 값이 붙은 카드는 1,817장 중 185장입니다. 10.2%. 이 값을 진영별로 갈라 보다가 이상한 줄을 하나 봤어요.
열네 진영 중 열세 곳은 제일 비싼 카드가 기체입니다. 지구연방은 뉴 건담, 지온은 사자비, 건담팀은 윙 건담 제로. 예외 없이 로봇이 1위예요.
한 곳만 다릅니다. 팬텀 페인. 1위가 사람이에요.
스텔라 루셰 34,880원 — 열네 진영 중 유일하게 파일럿이 기체를 이긴 자리입니다. 2위가 디스트로이 건담 13,080원이니 2.7배 차이.
■ 세 아이와 세 대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에 나오는 지구연합 특수부대가 팬텀 페인입니다. 여기 소속 파일럿 셋이 생체 CPU예요. 약과 조작으로 만들어진 아이들이고, 기억을 지운 채 싸웁니다. 스텔라 루셰, 스팅 오클레이, 아울 니더.
카드에 그 단어가 그대로 박혀 있습니다. 태그가 〔지구연합〕〔팬텀 페인〕〔생체CPU〕예요. 부대 이름 밑에 사람 취급이 아닌 분류가 한 칸 더 붙어 있는 셈이죠.
세 사람이 타는 기체도 나란히 들어 있습니다. 가이아, 카오스, 어비스. 카드를 세 장 붙여 놓고 숫자를 봤더니 설계가 보이더군요.
가이아(스텔라) Lv.3 / 코스트 2 / 공격 3 · 체력 3
카오스(스팅) Lv.3 / 코스트 2 / 공격 4 · 체력 2
어비스(아울) Lv.3 / 코스트 2 / 공격 2 · 체력 4
레벨도 코스트도 같습니다. 공격과 체력을 더하면 셋 다 6이에요. 배분만 다릅니다. 스팅은 찌르고, 아울은 버티고, 스텔라는 한가운데.
기체 아래 LINK 칸에도 각각 「스텔라 루셰」 「스팅 오클레이」 「아울 니더」가 적혀 있습니다. 한 사람에 한 대씩, 깔끔하게 짝지어져 있죠.
■ 스텔라만 문법이 다릅니다
파일럿 카드는 기체에 태우면 공격과 체력을 올려 줍니다. 그 보정값이 카드 오른쪽에 두 칸으로 찍혀 있어요. 스팅은 +1/+1, 아울도 +1/+1입니다.
스텔라는 +2/+0입니다.
공격은 2 올리고 체력은 하나도 안 올려요. 오늘 제가 읽어 본 파일럿 여덟 장 중에 체력 칸이 0인 건 이 한 장뿐이었습니다. 아무로 +2/+2, 샤아 +2/+2, 루나마리아 +1/+1.
여기서 한 번 김이 샜습니다. 네나 트리니티가 +0/+3이더군요. 0이 들어간 게 스텔라만의 일은 아니었어요. 방향이 반대일 뿐 같은 모양입니다. 그러니 「스텔라만 0을 받았다」고는 못 씁니다.
진짜로 혼자인 건 다른 칸이었어요. 능력이 발동하는 시점입니다.
아무로 — 상대 유닛을 부쉈을 때 체력 2 회복
샤아 — 기체에 탈 때 트래시에서 베이스 한 장 배치
루나마리아 — 동료가 맞을 데미지를 대신 받는 동안
아울 — 상대를 공격하는 중이면 공격력 +2
스텔라 — 이 유닛이 파괴됐을 때
다른 사람들은 살아서 뭔가를 합니다. 이기거나, 타거나, 막아 주거나. 스텔라 카드는 파괴돼야 일이 시작돼요.
파괴되면 덱 맨 위를 한 장 봅니다. 그게 팬텀 페인 카드면 공개해서 손에 가져올 수 있어요. 아니면 도로 덮습니다. 죽으면서 동료 하나를 꺼내 놓는 카드인 셈이죠.
원작을 아는 분은 여기서 좀 걸릴 겁니다. 저도 그랬어요. 스텔라가 가장 무서워한 게 죽는 것이었고, 결국 그렇게 되니까요. 카드 그림도 싸우는 장면이 아닙니다. 기체 위에 혼자 앉아 하늘을 보고 있어요. 그린 사람은 R.T.A@PHASE STUDIO.
■ 디스트로이의 LINK는 사람이 아닙니다
팬텀 페인에서 두 번째로 비싼 카드가 디스트로이 건담입니다. 13,080원. 레벨 9에 코스트 8, 공격 6 체력 6짜리 거대 기체예요.
LINK 칸을 보고 잠깐 멈췄습니다. 이름이 없어요. 대신 「특징〔생체CPU〕」라고 적혀 있습니다. 사람 이름이 아니라 조건이에요. 생체 CPU면 누가 타든 된다는 뜻입니다.
가이아에는 「스텔라 루셰」라고 이름이 박혀 있는데 말이죠. 이 기체만 사람을 안 가립니다.
능력도 서늘합니다. 상대 트래시에 카드가 7장 이상 쌓이면 손에 든 이 카드의 레벨과 코스트가 3씩 내려갑니다. 판이 부서질수록 싸게 나와요. 스팅 카드도 조건이 똑같습니다(트래시 7장 이상이면 공격 +1 체력 +1). 그림은 불타는 도시를 내려다보는 디스트로이 여러 기예요.
이 카드가 원작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는 분에겐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겁니다. 규칙 문장이 그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놨어요.
■ 그 전에도 세 명이 있었습니다
생체 CPU 태그를 단 카드를 전부 뽑아 봤더니 한 장이 더 걸렸습니다. GD02에 있는 「올가 & 크롯 & 샤니」. 세 사람이 한 장에 들어 있어요.
SEED 1기에 나오는 강화인간 셋입니다. 스텔라 일행보다 한 세대 앞이죠. 태그가 〔지구연합〕〔생체CPU〕인데 팬텀 페인은 안 붙어 있습니다. 부대가 다르니까요.
그래서 색도 갈립니다. 이쪽은 파랑, 스텔라 쪽은 빨강. 기체도 마찬가지예요. 캘러미티·포비든·레이더는 전부 파랑입니다.
이 네 장은 전부 0원입니다. 같은 실험실에서 나온 두 세대인데 한쪽만 값이 붙어 있어요.
그림 얘기를 하나만 더 하겠습니다. 올가 일행 카드는 전투 장면이 아니에요. 실내에서 책을 보고 게임기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한 명은 엎드려 있고요. 스텔라 카드와 같은 결입니다. 이 사람들 카드는 싸우는 그림을 잘 안 줍니다. 넉 장이라 규칙이라고 부르진 않겠습니다.
■ 34,880원은 어디서 나온 숫자인가
여기서 김을 좀 빼야겠습니다. 이 값이 그렇게 단단한 숫자가 아니거든요.
스텔라 카드에 붙은 매물은 두 건입니다. 8월 25일에 관측된 ¥3,500과 ¥4,000. 화면값은 이 중 위쪽을 기준으로 잡혀 있어요.
그리고 9월 6일 관측에는 팬텀 페인 매물이 한 건도 없습니다. 진영 전체에서 0건이에요. 8월에 다섯 건 있었고, 그게 전부입니다.
가이아 건담 8,720원도 매물 한 건(¥1,000), 디스트로이 13,080원도 한 건(¥1,500)입니다. 열여섯 장 값을 다 더해도 65,400원이에요. 진영 총액으로는 티탄즈 다음 꼴찌에서 두 번째입니다.
판본 순서도 뒤집혀 있습니다. 가이아 건담은 기본 LR이 8,720원인데 그 위 등급인 LR+ 패러렐은 0원이에요. 더 귀한 쪽에 값이 없습니다. 비싸지 않아서가 아니라 판 사람이 없어서죠.
■ 25%는 높은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팬텀 페인 열여섯 장 중 넷에 값이 있으니 25.0%입니다. 전체 평균이 10.2%니까 두 배 넘게 잘 도는 것처럼 보이죠. 처음엔 저도 그렇게 적었어요.
그런데 이 열여섯 장이 전부 GD05 한 세트에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GD05의 커버리지는 39.1%예요.
세트를 맞춰 놓고 보면 25.0%는 기준선보다 아래입니다. 잘 도는 게 아니라 덜 도는 쪽이었어요. 진영이나 작품으로 시세를 가를 때 「어느 팩에 실렸나」를 먼저 맞춰야 하는 이유가 이겁니다. 안 맞추면 팩의 성적을 진영의 성적으로 착각하게 되거든요.
■ 제 생각
저라면 이 축에서는 지금 사지도 팔지도 않습니다. 값이 얇아서예요. 34,880원을 만든 게 두 사람이 8월에 올린 매물 두 건이고, 9월엔 그마저 사라졌습니다. 이건 시세라기보다 그날 판 사람의 사정에 가깝습니다.
덱을 짤 생각이면 얘기가 다릅니다. 이 열여섯 장은 서로 물려 돌아가게 짜여 있어요. 스텔라가 파괴되면 팬텀 페인 카드를 꺼내고, 가이아는 상대가 손패를 안 버리면 팬텀 페인 유닛을 배치하고, 디스트로이와 스팅은 트래시가 쌓이면 값이 내려갑니다. 그런데 이 엔진을 도는 카드 중 열두 장이 0원이에요. 값 있는 넷만 사면 덱이 안 돌아갑니다. 낱장으로 구하기 어렵다는 뜻이지, 싸다는 뜻이 아닙니다.
모르는 것도 적어 둘게요. 왜 이 진영만 사람이 1위인지 저는 못 밝혔습니다. 파일럿이 인기라서일 수도 있고, 그냥 그 두 건이 우연히 그 값이었을 수도 있어요. 표본이 넉 장이라 가릴 방법이 없습니다. 디스트로이만 LINK가 조건인 이유도 확실치 않고요(생체 CPU 여럿이 나눠 탔다는 설정 때문이라고 짐작만 합니다).
다음에 다시 재려고 숫자 셋을 박아 둡니다. 팬텀 페인 9월 매물 0건, 커버리지 25.0%, 스텔라 34,880원. 9월 26일 스타트 덱 네 종과 10월 31일 GD06이 나온 뒤에 다시 보겠습니다. 그때 매물이 돌아오는지가 제일 궁금해요.
카드 값은 collectory.cc에서 계속 따라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