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벨타르는 죽으면 다시 고치가 됩니다
포켓몬스터 Y의 표지를 장식한 파괴의 포켓몬, 이벨타르. 이름은 날개 모양에서 왔고 도감 설정은 죽음과 재생입니다. 한국 발매 카드 21장 중 실거래로 확인되는 가격은 단 세 장, 2천~4천원대였습니다.
이벨타르는 포켓몬스터 Y버전의 패키지를 장식했던 칼로스지방의 전설의 포켓몬입니다. 전국도감 번호는 717번, 분류는 '파괴포켓몬'. 생명을 상징하는 라이벌 제르네아스와 짝을 이룹니다.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작 도감을 들여다보면 다릅니다. '파괴'라는 말 하나로는 이 포켓몬이 다 설명되지 않습니다.
날개를 펴면 알파벳 Y가 됩니다
날개와 꼬리를 활짝 펼친 모습이 알파벳 Y를 닮았습니다. 영문 이름 Yveltal도 여기서 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같은 세대에 나온 제르네아스는 반대로 X 모양이었죠. 게임 제목(X·Y)과 실루엣을 나란히 맞춘 셈입니다.
죽어야 다시 고치가 됩니다
도감 설정은 이렇습니다. 몸이 붉게 빛나면 근처의 생명력을 빨아들입니다. 그리고 수명이 다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때 주변 모든 생명의 힘을 흡수해 고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국 발매 카드에도 같은 문장이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스타트 덱 100의 285/414 카드 하단 설명입니다. "수명이 다할 때 모든 생명의 목숨을 빨아들이고 고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게임 도감과 카드 텍스트가 같은 설정을 공유하고 있는 겁니다.
플라타느 박사는 이 과정이 1000년 주기로 반복된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왜 하필 1000년인지는 도감도, 박사도 설명하지 않습니다. 저도 여기까지는 모르겠습니다.
영화에서는 숲 하나를 통째로 죽였습니다
극장판 '파괴의 포켓몬과 디안시'에는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수백 년 전, 이벨타르는 알레아스 숲의 생명을 거의 다 앗아갔습니다. 이걸 막은 게 제르네아스였고, 훼손된 생명력을 되돌려놨습니다. 그 뒤 이벨타르는 스스로 고치가 돼 숲에서 잠들었습니다.
영화 속 도둑들이 디안시의 힘을 노립니다. 그 과정에서 고치를 건드려 이벨타르가 다시 깨어납니다. 나무위키는 이 파괴를 자연의 순리로 설명합니다. 숲의 생명을 없애야 재생력이 오히려 강해진다는 논리입니다.
저는 이 설명이 조금 억지스럽다고 느꼈습니다. 파괴라는 이름 앞에서, 죽음과 재생을 애써 좋은 쪽으로 포장한 느낌이라서요.
카드 기술에도 라이벌전이 새겨져 있습니다
재밌는 게 하나 더 있습니다. XY 「제르네아스 덱」이라는 제품에도 이벨타르가 한 장 끼어 있습니다. 제르네아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덱에, 라이벌인 이벨타르를 슬쩍 넣어둔 겁니다.
제르네아스와 이벨타르, 그리고 나중에 등장한 지그아르데까지 묶어보면 좀 더 또렷해집니다. 지그아르데는 '질서의 포켓몬'입니다. 생명과 파괴의 균형이 무너질 때 감시자로 나타나는 역할을 맡습니다. 이벨타르 혼자였다면 그냥 무서운 포켓몬으로 끝났을 겁니다. 셋이 있어야 완성되는 세계관입니다.
정작 카드값은 이야기만큼 무겁지 않습니다
한국 발매 카드는 21장입니다. 이 중 prices 기록이 남아 있는 카드는 7장뿐입니다. 그마저도 경매 낙찰이나 판매완료로 확인되는 진짜 실거래는 단 3장, 4건입니다.
| 카드 | 가격 | 구분 | 날짜 |
|---|---|---|---|
| 포켓심쿵 컬렉션 018/032 | 2,000원 | 경매 낙찰 | 8/27 |
| 환상 전설 드림 컬렉션 025/036(별홀로) | 4,000원 | 경매 낙찰 2건 | 7/21, 7/25 |
| 레이징서프 039/062 | 2,500원 | 경매 낙찰 | 4/28 |
표본이 적습니다. 2~4건뿐이라 이 값을 시세라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두 번 다 4,000원에 낙찰된 025/036은, 우연치고는 값이 꽤 가지런했습니다.
가격 기록만 있고 실거래는 없는 카드도 있습니다. 그중 홀로 아트가 화려한 071/062(AR)이 가장 활발했습니다. naver_shopping에 매물 12건이 올라왔고, 3,130원부터 12,800원까지 걸려 있었습니다. 다만 이건 팔리겠다는 값이지, 팔린 값은 아닙니다.
저라면 안 삽니다. 시세 차익 목적으로는 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야기는 전설급인데, 거래는 아직 그만큼 붙지 않았으니까요. 이야기는 무거운데, 값은 가볍습니다.
가격은 계속 바뀝니다. 실제 시세는 collectory.cc에서 카드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