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 비싼 카드엔 숫자가 하나도 없습니다
건담 카드 앞면을 자리별로 읽는 법. 레벨·코스트·AP·HP가 어디 있는지, 그리고 값을 정하는 오른쪽 위 한 줄에서 LK와 SP 표기의 정체를 찾았습니다.
건담 카드게임을 이제 막 시작한 분들이 제일 먼저 막히는 자리가 있습니다. 카드 한 장에 숫자와 기호가 너무 많아요. 왼쪽 위에 두 개, 오른쪽 아래에 두 개, 오른쪽 위에 알파벳 한 줄. 이게 뭘 뜻하는지 모르면 카드를 봐도 아무것도 안 읽힙니다.
그래서 카드 앞면을 자리별로 정리해 봤습니다. 그러다 이상한 걸 하나 발견했어요. 우리 표에서 다섯 번째로 비싼 카드에는 숫자가 한 개도 없습니다.
EX 리소스 EXR-009. 1,447,520원입니다. 레벨도 코스트도 공격력도 체력도 없어요. 그림과 이름 한 줄이 전부입니다. 이 얘기는 뒤에서 다시 하겠습니다.
■ 왼쪽 위와 오른쪽 아래
유닛 카드부터 봅시다. 숫자가 들어가는 자리는 딱 네 곳입니다.
왼쪽 위에 위아래로 두 개가 붙어 있습니다. 위가 Lv.(레벨), 아래 큰 숫자가 COST(코스트)예요. 코스트는 이 카드를 내는 데 드는 값, 레벨은 이 카드를 낼 수 있게 되는 시점이라고 보면 됩니다.
오른쪽 아래에 나란히 두 개가 더 있습니다. 왼쪽이 AP(공격력), 오른쪽이 HP(체력)입니다. 우리 카드 표에 들어 있는 체력 값이 바로 이 오른쪽 숫자예요. 오늘 열두 장을 눈으로 읽어서 하나하나 맞춰 봤는데 전부 일치했습니다.
왼쪽 윙 건담 제로(EW)는 Lv.6 / 코스트 5 / AP 5 / HP 4. 오른쪽 쿠론 건담은 Lv.6 / 코스트 4 / AP 4 / HP 4입니다.
그 아래로 두 줄이 더 있습니다. 왼쪽 아래 「LINK」 칸에 파일럿 이름이 적혀 있어요. 윙 건담 제로는 히이로 유이, 쿠론 건담은 마스터 아시아. 그 기체에 태울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바닥 띠의 宇宙 / 地球는 그 기체가 나갈 수 있는 전장 표시예요. 오늘 읽은 유닛은 전부 둘 다 붙어 있었는데, 한쪽만 있는 기체가 얼마나 되는지는 세어 보지 않았습니다.
■ 종류가 바뀌면 읽는 자리도 바뀝니다
여기서부터가 입문자를 헷갈리게 하는 대목입니다. 건담 카드는 종류가 여덟 가지인데, 종류마다 숫자가 있는 자리가 다릅니다.
파일럿 카드를 보세요. 같은 오른쪽 아래 자리에 숫자가 있긴 한데 「+2」「+1」 처럼 플러스가 붙어 있습니다. 이건 그 파일럿의 힘이 아니라 태운 기체에 더해 주는 값이에요. 키라 야마토도 도몬 캇슈도 +2 / +1입니다. 파일럿 카드 혼자서는 싸울 수 없습니다.
리소스 카드는 숫자가 아예 없어요. 오른쪽 리소스 카드에 적힌 건 「코스트를 지불할 때 이 카드를 레스트한다」 한 줄뿐입니다. 코스트를 내는 연료라서 능력치가 필요 없습니다. 참고로 이 카드 그림, 데스티니 건담 얼굴입니다. 위에 형식번호까지 찍혀 있어요.
종류별 장수는 이렇습니다. 유닛 953장, 커맨드 268장, 파일럿 250장, 리소스 153장, 베이스 101장, 유닛 토큰 36장, EX 베이스 28장, EX 리소스 28장.
베이스는 체력만 4에서 7까지 있습니다. 유닛만큼 튼튼한데 101장 중 값이 붙은 건 아가마 한 장(11,162원)뿐이에요.
■ 오른쪽 위 한 줄, 여기가 값을 정합니다
지금까지 본 숫자들은 전부 게임 안에서만 쓰입니다. 값을 정하는 건 오른쪽 위 한 줄이에요. 카드 번호와 레어도가 거기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정리하다가 제가 몇 주째 잘못 알고 있던 게 하나 나왔습니다.
우리 표에는 LKR+ · LKC+ · LKU+ 라는 레어도가 열두 장 있습니다. 저는 이게 무슨 특수 등급인 줄 알고 여러 번 「모르겠다」고 적어 왔어요. 오늘 카드를 확대해서 봤더니 오른쪽 위가 이렇게 찍혀 있습니다.
LK GD05-003 R+ ②
LK는 레어도가 아니었습니다. 카드 번호 앞에 붙는 별도 기호고, 진짜 레어도는 그 뒤의 R+ 입니다. 우리 데이터가 앞뒤를 붙여서 「LKR+」로 담아 둔 것이었어요. 부끄럽지만 표만 보고는 못 잡는 종류의 착각입니다.
그럼 LK가 뭘까요. 열두 장을 늘어놓으니 공통점이 선명합니다. 전부 GD05, 전부 패러렐, 전부 유닛, 그리고 그림에 파일럿이 기체와 함께 크게 그려져 있습니다. 무라사메에는 앤드류 발트펠트, 리 가지에는 케라 수, 데미 바딩에는 추아추리 판런치. 왼쪽 아래 LINK 칸에 적힌 바로 그 사람이 그림에 들어와 있어요.
같은 세트의 일반 패러렐과 비교하면 더 분명합니다. 위에서 본 윙 건담 제로 패러렐은 오른쪽 위가 그냥 「GD05-067 LR+ ②」고, 그림에 히이로가 없습니다. LK가 붙은 카드에만 사람이 들어갑니다.
결정적인 건 화가 이름이에요. LK 카드는 네 장 다 화가가 두 명씩 병기돼 있습니다. yuuguchi/Koto, akansha/nekonokojima, Nigikazo/Haru Miyajima, Robographer/PEPERON. 인물과 기체를 나눠 그린 걸로 보입니다.
저는 LK가 LINK의 줄임말이라고 봅니다. 다만 공식 문서에서 이 표기를 설명한 자료는 못 찾았어요. 그래서 확정이라고는 안 쓰겠습니다.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이 열두 장의 값은 8,720원에서 13,080원 사이, 다 합쳐도 121,130원입니다. 건담 카드 시세의 바닥층이에요. 파일럿 얼굴이 들어간 특별 아트인데 제일 싼 칸에 있습니다.
저라면 그림 보고 사는 사람한테는 이 열두 장을 먼저 권합니다. 한 장 만 원 언저리에 기체와 파일럿이 한 장에 들어간 그림을 가질 수 있어요. 되팔 계산으로 권하는 게 아닙니다. 그 얘기는 마지막에 하겠습니다.
■ 번호가 이 탄 것이 아닌 카드
오른쪽 위에서 또 하나 나왔습니다. SP 라는 기호입니다.
건담 발바토스 어댑트는 번호가 GD03-056인데 GD04 부스터에서 나오는 카드입니다. 저는 이게 데이터 오류인 줄 알고 몇 번을 갸웃거렸어요. 아니었습니다. 오른쪽 위에 「SP GD03-056 R+ ①」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 팩의 정규 번호를 안 쓰는 특별 봉입 카드라는 표시예요.
이 조건에 해당하는 카드가 GD04·GD05·EB01에 스물세 장 있습니다. 값이 붙은 건 열두 장, 합쳐서 4,031,918원이에요. 전체 1,817장 중 1.3%가 시세 총액의 16.8%를 가져갑니다.
그리고 맨 위에서 미뤄 둔 이야기. 숫자가 하나도 없던 그 EX 리소스, 오른쪽 위를 보면 「SP EXR-009 C+ ②」입니다. 이것도 SP였어요. 레어도 글자는 C+, 그러니까 커먼 계열인데 값은 144만원입니다. 레어도만 보고 판단하면 이 카드를 100% 놓칩니다.
다만 정직하게 적어 둘 게 있습니다. 스물세 장 중 제가 눈으로 SP 표기를 확인한 건 세 장입니다. 나머지는 같은 조건에 걸린 카드라 그럴 것이라고 보는 거예요. 전수로 확인한 게 아닙니다.
■ 데스티니 건담이 두 장인데 한 장은 1만 원대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이 두 장이 왜 중요한지 바로 보입니다.
둘 다 이름이 「데스티니 건담」입니다. 형식번호도 ZGMF-X42S로 같아요. 파일럿도 신 아스카로 같습니다. 그런데 서로 다른 카드예요. 왼쪽은 GD05-055, 오른쪽은 GD04-050의 패러렐입니다.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GD05-055 · 레어도 R — Lv.8 / 코스트 7 / AP 5 / HP 6 → 17,440원
GD04-050 패러렐 · 레어도 LR++ — Lv.7 / 코스트 5 / AP 5 / HP 5 → 980,991원
56.2배 차이입니다. 그런데 체력은 싼 쪽이 1 더 높아요. 공격력은 똑같이 5고요. 같은 이름, 같은 기체, 비슷한 숫자, 56배.
제가 여러 번 확인한 것이기도 합니다. 지난번에 체력 축으로 1,817장을 훑었을 때도, 레어도를 고정하고 다시 재니 체력과 값의 관계가 통째로 사라졌어요. 커먼 581장과 언커먼 231장은 지금 전량 0원입니다. 그 안에 체력 6짜리 기체도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 입문자에게 드릴 첫 번째 요령은 이겁니다. 카드가 세 보인다고 비싼 게 아니고, 비싸다고 덱에서 센 게 아닙니다. 두 가지는 아예 다른 자리에 적혀 있어요. 성능은 왼쪽 위와 오른쪽 아래, 값은 오른쪽 위.
■ 그래서 사도 되나
여기서 저는 한 발 물러섭니다.
지금 건담 카드 1,817장 중 우리 표에 값이 붙어 있는 건 185장, 10.2%입니다. 게다가 그 값은 관측 두 번으로 만들어졌어요. 8월 25일과 9월 6일, 딱 두 날입니다. 두 점으로는 선이 안 그려집니다. 올랐는지 내렸는지 말할 근거가 아직 없어요.
0원인 카드도 「가치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낱장으로 파는 사람이 지금 없다는 뜻이에요. 스타트 덱에 통째로 들어가는 카드는 굳이 낱장으로 안 팔거든요. 이걸 헐값 처분의 근거로 쓰시면 안 됩니다.
저는 지금 되팔 계산으로는 아무것도 안 삽니다. 값이 낮아서가 아니라 잴 수가 없어서예요. 대신 그림 보고 사는 건 근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LK 열두 장을 권한 것도 그래서고요.
9월 26일에 스타트 덱 네 종이 한꺼번에 나오고, 10월 31일에 GD06 부스터가 나옵니다. 그때 다시 재 볼 숫자 세 개를 적어 둡니다. LK 열두 장의 8,720~13,080원 구간, SP 스물세 장의 16.8%, 그리고 커먼·언커먼 812장의 0원. 새 카드가 들어오면 이 셋 중 뭐가 먼저 움직이는지 보겠습니다.
그때까지는 카드 오른쪽 위부터 읽는 습관만 들여 두셔도 충분합니다. 중고로 카드를 살 때 「LK 붙은 건가요」 한 마디를 물을 수 있느냐가, 만 원짜리와 백만 원짜리를 가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