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르디오는 원래 이름이 '다르타니스', 삼총사 막내였습니다
케르디오는 성검사 셋이 거둔 늦둥이 넷째입니다. 베타 가칭 '다르타니스'부터 극장판 패배 후 인정, 등급 매기면 두세 배 뛰는 카드값까지.
케르디오는 성검사(聖劍士) 넷 중 가장 늦게 합류한 막내입니다. 코바르온·테라키온·비리디온 셋이 먼저 있었고, 케르디오는 한참 뒤에 들어왔죠. 왜 '넷째'로 취급받는지, 자료를 찾아보니 이름부터 그 이유가 적혀 있었습니다. 시작부터 반전입니다.
개발 중 이름은 '다르타니스'였다
게임프리크 대규모 유출 자료에 남은 5세대 베타 도감에는 케르디오의 가칭이 다르타니스로 적혀 있었습니다. 나무위키가 인용하는 우만위키 분석과 영어권 불바피디아가 같은 결론으로 수렴합니다 — 영문 이름 Keldeo는 스코틀랜드 전설 속 물의 요정 말 '켈피(Kelpie)'와, 삼총사 이야기에서 가장 늦게 합류하는 넷째 '다르타냥(d'Artagnan)'을 합친 조어라는 겁니다.
이름 뜻을 풀어보면 나머지 셋과의 관계도 또렷해집니다. 코바르온은 '코발트'(강철 타입), 테라키온은 '테라'(바위 타입), 비리디온은 '비리디언'(풀 타입) — 이름 앞머리가 전부 타입을 가리킵니다. 케르디오만 '켈피'라서 물 타입이고요. 격투 타입은 넷 다 똑같습니다. 이름 짓는 공식이 꽤 꼼꼼했던 겁니다.
셋이 거둔 고아
공식 설정에 따르면 코바르온·테라키온·비리디온은 재해 속에서 다른 포켓몬들을 구하다가, 부모를 잃고 홀로 남은 케르디오를 만났습니다. 셋은 이 어린 포켓몬을 거두고 살아가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삼총사 이야기에서 아토스·포르토스·아라미스가 다르타냥을 받아들이는 구조 그대로입니다.
저는 이 설정을 보고 좀 짠했습니다. 전설의 포켓몬인데 시작이 '고아'라는 건 흔치 않거든요.
극장판에서는 지고도 인정받았다
2012년 개봉한 15기 극장판 「베스트위시: 큐레무 VS 성검사 케르디오」에서 케르디오는 첫 전투에서 큐레무에게 패합니다. 지우를 만나 용기를 얻은 뒤 두 번째 싸움에서 '각오의 모습'으로 변신하지만, 결과는 또 패배. 그래도 큐레무는 케르디오의 동료애에 감동해 그를 진짜 성검사로 인정합니다.
이기지 못해도 인정받는 결말이죠. 포켓몬 극장판치고는 드문 편입니다.
게임에서는 숲에 데려가야 바뀐다
블랙2·화이트2에서는 케르디오를 특정 숲으로 데려가면, 선배 성검사들의 흔적이 남은 바위를 보고 전용기 '신비의 칼'을 자동으로 배웁니다. 이때부터 폼이 영구히 '각오의 모습'으로 바뀌는데, 되돌릴 방법은 없습니다.
재밌는 건 최초 배포된 케르디오(소원의 리본 보유)가 이 기술을 모른 채로 왔다는 점입니다. 폼체인지는 게임 안에서 따로 챙겨야 했습니다. 선물로는 절반만 완성된 셈이죠.
카드로 보면 — 등급을 매기면 값이 확 뜁니다
콜렉토리 실거래 원장(네이버카페·break 경매, 제외 처리 안 된 건만)으로 케르디오 카드 22장을 전수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낙찰 기록이 있는 카드는 네 장뿐이었고, 나머지는 쇼핑몰 호가만 쌓여 있었습니다.
가장 오래된 케르디오 EX SR(061/059, 2012년 콜드플레어)은 13년 전 카드인데도 BRG10 등급품이 올 6월 28,000원에 낙찰됐습니다. 호가가 아니라 실거래로요.
케르디오 GX RR(036/173, 2019년 TAG TEAM GX 태그올스타즈)은 무등급 1,000원 낙찰 1건이 전부입니다. 표본은 단 하나입니다. 이게 평균인지 바닥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케르디오 AR(179/172, 2023년 VSTAR유니버스)은 7월 31일 BRG9 13,000원에 낙찰됐다가, 8월 23일 BRG10은 26,000원에 낙찰됐습니다. 등급 하나 차이. 정확히 두 배입니다.
케르디오 ex SAR(169/086, 2025년 화이트플레어)은 제일 최근 카드답게 거래가 제일 많습니다. 무등급이 7월부터 9월까지 5,000원~12,000원 사이에서 네 번 낙찰됐고, 그 사이 8월 30일 BRG10 한 건만 36,000원으로 튀었습니다. 무등급 평균의 서너 배입니다.
저라면 이 카드를 등급 매기지 않고 그냥 모아두겠습니다. 무등급 쪽 거래가 더 많고 가격대도 좁아서, 등급 프리미엄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케르디오 GX SR(057/054, 2019년 스카이레전드)은 쇼핑몰 호가만 10건, 9,900원부터 41,300원까지 흩어져 있습니다. 실거래 기록은 0건입니다. 호가 폭이 이렇게 넓으면 지금 붙은 숫자만 보고 시세를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케르디오는 셋이 거둔 넷째였고, 베타명 '다르타니스'가 그 증거로 남아 있었습니다. 극장판에서는 지고도 인정받았고, 게임에서는 숲에 데려가야 폼이 바뀝니다. 카드값은 등급을 매기면 두 배에서 네 배까지 뛰는데, 전수 22장 중 실거래가 있는 건 네 장뿐이라 호가만 보고 사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