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죤투의 '투'는 숫자 2가 아니라 제트기였습니다
구구·피죤·피죤투 이름의 진짜 유래와 24년 만의 재회, 카드 시세는 500원부터 PSA10 118,000원까지
구구, 피죤, 피죤투. 관동 지방을 여행하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새 포켓몬 라인입니다. 그런데 마지막 진화형 이름 "피죤투"는 오랫동안 오해를 받아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피죤+2(투)"로 읽고 피죤의 강화판이라는 뜻으로 짐작하는데, 실제로는 전혀 다른 단어에서 왔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뮤츠·이상해씨처럼 이름이 원래 뜻과 다르게 굳어진 경우를 몇 번 다뤘는데, 이번엔 방향이 조금 다릅니다. 숫자로 잘못 읽힌 경우거든요.
진짜 정체는 '피죤+제트'였습니다
일본어 원명 ピジョット(피죳토)는 ピジョン(비둘기, 피죤)에 ジェット(제트)를 붙여 축약한 조어입니다. 빠른 비행 속도를 제트기에 빗댄 이름이죠. 한국어 정발명 "피죤투"는 이 발음을 그대로 옮긴 건데, 공교롭게도 "투" 발음이 숫자 2와 겹쳤습니다. 그래서 많은 팬들이 "피죤의 2단계 강화판"이라는 뜻으로 오해해왔습니다. 실제로는 숫자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영문 표기를 보면 더 헷갈립니다. 한국어 "피죤"의 영문명은 Pigeon이 아니라 Pidgeotto입니다. 마지막 "피죤투"가 오히려 Pidgeot입니다. 이름만 보면 피죤이 피죤투보다 비둘기(Pigeon)에 더 가까운 발음인데, 정작 영문 학명은 반대로 붙어 있습니다.
저는 이 정도 오역은 봐줄 만하다고 봅니다. 뜻은 틀렸어도 "더 세진 피죤"이라는 인상 자체는 딱히 틀리지 않았으니까요.
이름은 비둘기, 실제 모티브는 다르다고 합니다
나무위키에는 피죤투 라인의 실제 디자인 모티브가 비둘기가 아니라 맹금류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매서운 눈매와 사냥에 특화된 체형을 근거로 듭니다. 이름은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에서 왔는데, 정작 생김새와 습성은 맹금류 쪽이라는 거죠. 이름 따로, 정체 따로인 셈입니다.
지우가 가장 먼저 잡으려던 포켓몬은 구구였습니다
애니메이션 1화에 가장 먼저 등장한 야생 포켓몬도 구구였고, 지우가 포켓몬볼을 던져 잡으려 한 첫 상대도 구구였습니다. 정작 볼에 안 들어가는 피카츄 때문에 실패했고, 결국 먼저 잡은 건 캐터피였습니다. 구구는 그다음이었죠.
진화는 단순합니다. 구구가 레벨 18이 되면 피죤, 피죤이 레벨 36이 되면 피죤투입니다. 통신교환이 필요했던 윤겔라나 고우스트 라인과 달리, 그냥 레벨만 채우면 됩니다.
상록숲에 남기고 간 약속, 24년 만에 지켰습니다
지우의 피죤투는 원래 상록숲에서 만난 구구였습니다. 깨비드릴조 무리가 구구·피죤 무리를 괴롭히던 싸움 도중 피죤투로 진화해 무리를 지켜냈습니다. 이후 관동리그가 끝나고 오렌지제도로 떠나기 직전, 무리가 강해질 때까지 지켜봐 달라는 부탁을 받아 상록숲에 남았습니다. "다시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과 함께요.
그런데 그 약속은 한참 동안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오리지널 시리즈가 끝나고, 이후 여러 시리즈가 이어지는 동안 피죤투는 등장은커녕 언급조차 거의 없었습니다. 팬덤 사이에서는 반쯤 농담 삼아 "유기 밈"까지 생겼을 정도입니다. 그러다 최근 시리즈에 이르러서야 정식으로 복귀해 다시 지우와 함께 여행하게 됐습니다. 무려 24년 만입니다.
저는 이걸 순수하게 훈훈한 이야기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약속과 실제 사이 간격이 24년이나 벌어졌고, 그 사이 팬들 사이에 유기 밈까지 생겼다는 게 근거입니다. 이 글 쓰다가 24년이라는 숫자를 다시 세어봤는데, 저도 좀 놀랐습니다.
카드로 보면 500원부터 11만 8천원까지
구구·피죤·피죤투 한국판 카드는 41장이 등록돼 있습니다. 그중 실제 매물 가격이 확인되는 10장을 골라봤습니다. 헤드라인은 피죤투ex SAR(흑염의 지배자)입니다. 무등급 매물가는 2만 2천~4만원대에 몰려 있는데, PSA10 등급을 받은 매물은 11만 8천원까지 올라갑니다. 등급 하나로 3배 넘게 벌어진 셈입니다.
| 진화 | 카드 | 세트 | 레어도 | 가격 |
|---|---|---|---|---|
| 구구 | 구구 (동료부르기) | 샤이니트레저 ex | N | 600원 |
| 구구 | 구구 AR | 흑염의 지배자 | AR | 1,500~5,800원 |
| 구구 | 구구 이로치 S | 샤이니트레저 ex | S | 7,000~15,000원 |
| 피죤 | 피죤 C | 흑염의 지배자 | C | 500원 |
| 피죤 | 피죤 AR | 흑염의 지배자 | AR | 2,500~6,000원(BRG9 11,000원) |
| 피죤투 | 피죤투ex RR | 샤이니트레저 ex | RR | 600~4,000원 |
| 피죤투 | 피죤투EX RR | XY BREAK 20주년 | RR | 580~6,500원 |
| 피죤투 | 피죤투V SR | 로스트어비스 | SR | 1,900~15,000원 |
| 피죤투 | 피죤투EX SR | XY BREAK 20주년 | SR | 15,000~44,500원 |
| 피죤투 | 피죤투ex SAR | 흑염의 지배자 | SAR | 2.2만~4만원(PSA10 118,000원) |
피죤투EX SR(XY BREAK 20주년)의 15,000~44,500원 구간은 PSA 같은 등급기관 감정가가 아니라, 판매자가 스스로 매긴 B급·B+급 컨디션 표기 기준입니다. 등급기관 감정가와 헷갈리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피죤 AR 원장에는 "피죤투진화셋"이라는 32,000원 매물이 하나 있었는데, 이름 그대로 구구·피죤·피죤투 세 장을 묶어 파는 번들로 보여 이번 표에서는 뺐습니다. 단일 카드 시세로 잡으면 오해를 살 수 있어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