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강돌은 영혼 108개가 뭉친 포켓몬인데, 카드값은 대부분 천원대였습니다
화강돌 한글판 카드 28장을 16년 발매 기록으로 훑었습니다. 무등급은 대부분 천원대, 등급을 받으면 값이 열 배 넘게 뛰었고 20장은 거래 기록 자체가 없었습니다.
도감 설명은 이렇습니다. 나쁜 짓만 하다가 신비한 술법에 걸려 쐐기돌에 본모습이 묶였고, 그 안에 영혼 108개가 뭉쳐 있다고요. 그 포켓몬이 화강돌입니다. 영어 이름 Spiritomb도 영혼(spirit)과 무덤(tomb)을 합친 말입니다. 이름부터 노골적입니다.
한국에는 2010년 「DP 확장팩 고대의 수호자」부터 카드로 나왔습니다. 올해 6월 어비스아이까지 16년째입니다. 그동안 나온 한글판이 28장. 표를 만들다가 저도 그중 20장은 거래 기록 자체가 없다는 걸 알고 좀 놀랐습니다.
■ 108이라는 숫자가 따라다닙니다
도감 번호가 442번인데 마지막 두 자리가 108의 배수는 아니고, 대신 몸무게가 108.0kg입니다. 방어·특방 종족값도 각각 108. 우연이라기엔 너무 많이 겹칩니다. 나무위키는 불교의 108번뇌, 또는 108명의 도적이 나오는 중국 소설 「수호전」에서 따왔을 가능성을 꼽습니다. 정답은 공식적으로 나온 적이 없습니다.
올해 나온 어비스아이 카드(위 이미지) 하단에는 "108개의 영혼으로 되어 있다. 두 번 다시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쐐기돌에 묶여 있다"는 문구가 그대로 인쇄돼 있습니다. 2017년 빛나는 전설 카드에도 같은 설정이 반복해서 적혀 있으니, 이건 회사가 꽤 오래 붙들고 있는 설정입니다.
■ 28장 중, 값을 믿고 쓸 수 있는 카드는 8장뿐이었습니다
네이버쇼핑·번개장터·카드냥·break 경매 기록을 전부 뒤졌습니다. tcgbox와 ktcgpanda는 원래도 신뢰하지 않는 소스라 뺐습니다. 그렇게 걸러내니 28장 중 8장만 남았습니다. 나머지 20장은 2010~2020년 초반 카드가 대부분입니다.
| 세트 (발매일) | 레어도 | 가격대 | 비고 |
|---|---|---|---|
| 냉혹한 반역자 (2016-09) | C | 4,500원 | 호가 1건뿐 |
| 빛나는 전설 (2017-10) | U | 700원 | 번개장터 2건, 같은 값 |
| 다크판타스마 (2022-07) | U | 500~1,000원 | 호가 2건 |
| 다크판타스마 (2022-07) | CHR | 1,000~6,500원 | 경매 낙찰 7건 + 호가 13건 |
| 샤이니트레저ex 이로치 (2024-01) | S | 3,000~4,980원 | 호가 4건 |
| 메가브레이브 (2025-09) | AR | 500~2,500원 | 경매 낙찰 2건 + 호가 17건 |
| MEGA 드림ex (2026-01) | AR | 2,500~11,870원 | 호가 20건, 실거래 없음 |
| 어비스아이 (2026-06) | R | 600~1,900원 | 호가 5건 |
표본이 두 자릿수까지 쌓인 건 다크판타스마 CHR과 메가브레이브 AR 딱 두 장뿐입니다. 나머지는 몇 건 안 되는 호가로 대략 가늠하는 수준입니다.
■ 등급이 붙으면 값이 확 뛰었습니다
메가브레이브 AR은 무등급 경매·호가가 500원부터 2,500원 사이에서 움직입니다. 그런데 7월 1일 break 경매에서 BRG10 등급을 받은 한 장이 16,000원에 낙찰됐습니다. 무등급 중간값의 열 배가 넘습니다. 격차가 꽤 큽니다.
다크판타스마 CHR도 비슷합니다. 무등급은 1,000~6,500원 사이인데, 8월 28일 네이버카페 경매에서 BRG10 한 장이 20,000원에 낙찰됐습니다.
저라면 이 두 장은 무등급으로 사겠습니다. 등급비를 감안해도 격차가 너무 큽니다.
그리고 다크판타스마 CHR의 무등급 경매 낙찰가 자체도 1,000원부터 6,500원까지 널을 뜁니다. 같은 소스(break), 같은 등급 없음 카드인데 6배 넘게 벌어집니다. 카드 상태 차이라기보다, 그날 경매에 입찰자가 몇 명 붙었는지의 문제로 보입니다.
■ 이 호가 하나는 안 믿습니다
MEGA 드림ex의 "난천의 화강돌"(위 이미지)은 실거래 기록이 전혀 없고 호가만 20건 있습니다. 대부분 2,500~4,900원 사이인데, 6월 16일 딱 하나가 11,870원으로 찍혀 있습니다. 같은 날 나온 다른 호가는 7,900원이었고요. 숫자 하나만 튑니다.
이건 안 믿습니다. 배송비를 얹었거나, 파는 사람이 혼자 세게 부른 값으로 봅니다.
■ 그리고 20장은 여전히 모릅니다
2010년 DP 확장팩 고대의 수호자(맨 왼쪽 이미지)는 가장 오래된 화강돌 카드인데 거래 기록이 하나도 없습니다. EX 배틀 부스트(2013)·팬텀게이트(2014)·울트라문(2018)·다크오더(2019)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한 가격은 모릅니다. 모른다고 쓰는 게 대충 아무 값이나 갖다 붙이는 것보다 낫다고 봅니다.
냉혹한 반역자(2016, 4,500원)와 샤이니트레저ex 이로치(2024, 3,000~4,980원)도 표본이 적습니다. 이걸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화강돌 카드는 16년 동안 28장이 나왔지만 대부분 천원 안팎에서 조용히 거래됩니다. 등급을 받으면 값이 열 배 넘게 뛰고, 오래된 카드일수록 시세 자체를 알 수 없습니다. 영혼 108개보다 기록 없는 카드 20장이 더 큰 미스터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