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는 사람들은 이걸 'SP'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한글판 SP 83장을 전부 열어보니 얼빡·타로·장면형·수배서 네 갈래였습니다. 그리고 83장 중 70장이 남의 번호였어요.
지난달부터 이번 주까지 한국 카페 경매에 올라온 제목 세 개를 나란히 놓아 봅니다.
"원피스 - 보아 행콕 SP (얼빡) [PSA 10]"
"한글판 포트거스D에이스 SP 타로 CCG10"
"티치수배서brg10"
셋 다 저희 데이터베이스에는 똑같이 SP 한 칸으로 들어옵니다. 그런데 파는 사람은 아무도 그렇게 안 부르더군요. 얼빡, 타로, 수배서. 카드를 실제로 만지는 쪽이 훨씬 세밀하게 나눠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글판 SP 83장을 전부 열어봤습니다. 그림을 하나씩 확대해서요.
먼저, SP가 뭔가
SP는 Special의 약자입니다. C · UC · R · SR · SEC 같은 레어도 사다리에 끼어 있는 칸이 아니라, "특별 사양"이라는 별도 표시예요. 카드번호 뒤에 _p2, _p3 같은 꼬리표가 붙습니다.
한글판에 83장. 카드샵 판매가가 확인되는 82장을 다 더하면 2,025만 9,000원, 중앙값은 97,000원입니다. 그리고 최저가가 15,000원이에요. 커먼도 언커먼도 레어도 슈퍼레어도 시크릿레어도 전부 바닥이 200원인데, SP만 200원짜리가 한 장도 없습니다.
그림은 세 갈래였습니다
83장을 훑고 나니 화풍이 크게 셋으로 갈렸습니다. 시장에서 부르는 이름이 마침 그 셋과 거의 맞아떨어지더군요.
① 얼빡 — 얼굴이 카드를 꽉 채운다
배경이 거의 없습니다. 인물의 얼굴과 상반신이 카드 끝까지 밀고 들어와요. 보아 행콕 SP는 검은 머리를 늘어뜨린 채 손가락을 입가에 대고 있고, 뒤는 흐릿한 연보라 한 겹뿐입니다. 판매자가 괄호 치고 "얼빡"이라고 적은 그 카드가 이겁니다.
같은 사양이 해군 쪽에도 있습니다. 마젤란은 검은 제복 모자 아래 얼굴만, 사카즈키는 MARINE 모자챙 아래 험한 표정만 크게 잡혀 있어요. 배경이라 할 게 없습니다.
보아 행콕 500,000원 · 마젤란 15,000원 · 사카즈키 15,000원
② 타로 — 테두리에 문양이 빽빽하다
타로 카드처럼 생겼다고 해서 타로입니다. 인물 뒤로 넝쿨·꽃·기하 문양이 화면을 빈틈없이 채우고, 그게 그대로 액자 역할을 해요.
니코 로빈 SP는 보라와 금색 아라베스크 무늬 위에 붉은 꽃이 얹혀 있습니다. 에넬은 파랑·금색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원형 문양 한가운데 앉아 있고, 쥬얼리 보니는 붉고 노란 페이즐리 무늬와 구름 사이에 서 있어요. 나미는 파라솔과 꽃무늬가 노란 배경을 덮습니다.
니코 로빈 800,000원 · 에넬 70,000원 · 쥬얼리 보니 150,000원 · 나미 400,000원
③ 장면형 — 인물이 풍경 속에 들어가 있다
셋 중 제일 조용한 갈래입니다. 인물을 크게 세우지도, 문양으로 감싸지도 않고 그냥 어떤 장면 안에 놓아둬요.
레베카는 해바라기밭에 앉아 있고, 뒤쪽에 큐로와 드레스로자 사람들이 작게 그려져 있습니다. 샬롯 링링은 분홍색 성과 웃는 해와 구름이 있는 동화 풍경 한가운데 있고요. 싸우는 장면이 아니라 살고 있는 장면입니다.
레베카 120,000원 · 샬롯 링링 60,000원
그리고 수배서가 또 따로 있습니다
WANTED가 찍힌 낡은 종이 사양. 이건 지난번에 따로 다뤘던 그 열두 장인데, 그중 아홉 장의 레어도 칸이 SP입니다. 티치 수배서가 BRG10을 달고 16만 1천 원에 팔린 게 지난달이에요.
지난번 제 판단을 고칩니다
나흘 전 색깔별 아트를 정리한 글에서 저는 "장식 액자형은 주로 SP"라고 썼습니다. 절반만 맞았어요. 액자형이 SP인 건 맞는데, SP가 액자형인 건 아니었습니다. 얼빡도 장면형도 수배서도 전부 같은 SP 칸에 들어 있습니다. 열두 장쯤 보고 내린 결론이었는데 여든세 장을 보니 달랐습니다.
같은 사양인데 33배 차이가 납니다
얼빡 세 장을 다시 보죠. 보아 행콕 500,000원, 마젤란 15,000원, 사카즈키 15,000원. 33배입니다.
그림 방식은 셋이 똑같아요. 얼굴 크게, 배경 거의 없이. 그런데 값은 33배 벌어집니다. 타로 쪽도 마찬가지예요. 로빈 80만 원과 에넬 7만 원이 같은 문양 사양입니다.
그러니까 화풍은 값을 안 정합니다. 카드 몇 장이 풀렸느냐, 그 캐릭터를 몇 명이 찾느냐가 정하죠. 이건 덱 카드를 뜯어봤을 때와 같은 결론입니다. 그때는 똑같이 테두리를 걷어낸 풀아트가 부스터에 들어가면 200배, 덱에 확정 동봉되면 0.5배였어요.
83장 중 70장이 '그 세트 카드'가 아닙니다
이게 이번에 제일 놀란 부분입니다. SP는 신상 카드가 아니라 이미 나왔던 카드를 다시 그린 것이었어요.
| 세트 | 정발 | SP | 남의 번호 | 합계 |
|---|---|---|---|---|
| 강대한 적 OPK-03 | 2024-10 | 4장 | 4장 | 245,000원 |
| 모략의 왕국 OPK-04 | 2024-12 | 5장 | 5장 | 620,000원 |
| 신시대의 주역 OPK-05 | 2025-02 | 6장 | 5장 | 600,000원 |
| 쌍벽의 패자 OPK-06 | 2025-04 | 6장 | 6장 | 275,000원 |
| 500년 후의 미래 OPK-07 | 2025-07 | 6장 | 6장 | 255,000원 |
| 두 전설 OPK-08 | 2025-09 | 6장 | 6장 | 335,000원 |
| 새로운 황제 OPK-09 | 2025-11 | 10장 | 7장 | 1,635,000원 |
| 왕족의 혈통 OPK-10 | 2026-01 | 6장 | 6장 | 345,000원 |
| 신속의 권 OPK-11 | 2026-03 | 8장 | 8장 | 2,985,000원 |
| 사제의 연 OPK-12 | 2026-04 | 8장 | 8장 | 3,650,000원 |
| 계승되는 의지 OPK-13 | 2026-06 | 9장 | 9장 | 4,314,000원 |
| 히로인즈 EBK-03 | 2026-07 | 9장 | 0장 | 5,000,000원 |
합쳐서 70장이 남의 번호입니다. 「신속의 권」의 220만 원짜리 루피는 카드번호가 OP05-119예요. 「신시대의 주역」 카드입니다. 2025년 2월에 이미 나왔던 번호를 2026년 3월에 다시 그려서 넣은 거죠. 「사제의 연」의 180만 원짜리 티치도 OP09-093, 「계승되는 의지」의 200만 원짜리 샹크스도 OP09-004입니다.
전부 남의 번호로 만든 SP · 2,200,000 / 2,000,000 / 1,800,000 / 250,000원
SP 한 장이 나오려면 그 카드가 먼저 인기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순서가 반대예요. 팔려서 다시 그리는 거지, 다시 그려서 팔리는 게 아닙니다.
히로인즈만 규칙에서 빠져 있습니다
표에서 마지막 줄만 0입니다. 지난달 정발한 「ONE PIECE Heroines Edition」의 SP 아홉 장은 전부 자기 번호예요. 남의 카드를 다시 그린 게 한 장도 없습니다. 그리고 세트 하나의 SP 합계로는 500만 원, 열두 세트 중 1위입니다.
애초에 SP 아홉 장을 깔고 기획한 세트라 그렇겠죠. 다른 세트는 SP가 부록이고, 이쪽은 SP가 본편입니다.
파워 0인 사람들이 액자 안에 있습니다
카드에 적힌 파워가 0인 SP가 세 장 있습니다. 시라호시 150,000원, 레베카 120,000원, 슈거 25,000원.
며칠 전에 확인한 대로 이 카드들은 때리는 능력이 없고 대신 맞아주는 능력만 있습니다. 싸움에 안 나가는 사람들이에요. 그런 사람 셋이 제일 화려한 사양을 받았습니다. 레베카는 해바라기밭에, 시라호시는 물방울 안에.
실제로 팔린 SP는 두 달에 열여덟 장
카드샵 진열가 말고 사람이 실제로 사 간 기록입니다.
| 마감 | 카드 | 상태 | 낙찰가 | 카드샵가 |
|---|---|---|---|---|
| 8/10 | 보아 행콕 (얼빡) | PSA 10 | 616,000원 | 500,000원 |
| 7/25 | 에이스 (타로) | CCG 10 | 300,000원 | 30,000원 |
| 7/26 | 보아 행콕 (얼빡) | BRG 9 | 271,000원 | 500,000원 |
| 7/24 | 시라호시 | CCG 10 | 185,000원 | 150,000원 |
| 7/24 | 야마토 | CCG 10 | 169,000원 | 35,000원 |
| 7/13 | 티치 (수배서) | BRG 10 | 161,000원 | 200,000원 |
| 7/17 | 루피 (수배지) | 무등급 | 82,000원 | 150,000원 |
| 8/16 | 레일리 (타로) | CCG 10 | 75,000원 | 65,000원 |
| 7/18 | 우타 | 무등급 | 73,000원 | 250,000원 |
| 7/26 | 미스 올 선데이 | 무등급 | 69,000원 | 25,000원 |
| 8/1 | 야마토 | 무등급 | 68,000원 | 35,000원 |
| 7/21 | 리무 | BRG 10 | 51,000원 | 40,000원 |
| 7/30 | 에넬 (앨범용) | 무등급 | 46,000원 | 70,000원 |
| 8/15 | 레일리 (타로) | 무등급 | 40,000원 | 65,000원 |
| 8/11 | 카이도 (앨범용) | 무등급 | 19,000원 | 25,000원 |
두 달 동안 83장 중 팔린 게 열여덟 건입니다. 나머지는 진열만 되어 있어요. 그리고 값이 확인된 몇 장은 카드샵 숫자와 방향이 제각각입니다. 야마토 SP는 카드샵 35,000원인데 무등급으로 68,000원에 낙찰됐고, 우타 SP는 카드샵 250,000원인데 73,000원에 넘어갔습니다.
레일리 타로가 이번 주에 이틀 간격으로 두 번 팔린 게 눈에 띕니다. 8월 15일 무등급 40,000원, 8월 16일 CCG 10 슬라브 75,000원. 같은 카드, 같은 주, 1.9배. 감정 케이스 하나 값이죠.
검색할 때 걸리는 함정: '루피타로'
"타로"로 판매글을 훑다가 한참 헤맸습니다. 검색 결과 대부분이 루피타로였거든요. 이건 화풍 이름이 아니라 와노쿠니에서 루피가 쓴 가명입니다. 일본판 거래 기록에도 "루피타로"가 스무 건 넘게 뜨는데 전부 그 카드예요.
화풍 '타로'로 확인된 건 에이스 · 레일리 · 야마토 쪽 판매글입니다. 검색어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자리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저라면 이렇게 합니다
하나. 화풍 이름 보고 값을 짐작하지 않습니다. 얼빡끼리 33배, 타로끼리 11배가 벌어집니다. 사양이 같아도 값이 같지 않아요. "얼빡이라 비싸다"가 아니라 "행콕이라 비싸다"입니다. 마젤란도 사카즈키도 똑같은 얼빡인데 15,000원이에요.
둘. 15,000~30,000원짜리 SP 몇 장은 담아볼 만합니다. 마젤란 15,000 · 사카즈키 15,000 · 로브 루치 20,000 · 잇쇼 20,000 · 볼사리노 20,000. 이 다섯 장이 SP 83장 전체의 바닥 구간이고, 다 합쳐 90,000원입니다. SP는 어차피 200원짜리가 없는 칸이라 여기가 입구예요.
다만 오를 걸 기대하고 사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이 다섯 장은 두 달 동안 실제로 팔린 기록이 한 건도 없습니다. 값이 확인된 적이 없다는 뜻이에요. 저는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담는 정도로 봅니다.
그리고 하나 모르겠는 게 남았습니다. 왜 해군 쪽 SP만 유독 싼가. 마젤란·사카즈키·잇쇼·볼사리노가 나란히 바닥에 깔려 있는데, 화풍도 세트도 파워도 제각각이라 공통점을 못 찾겠습니다. 인기 문제라고 하면 설명이 되긴 하는데, 그건 데이터가 아니라 짐작이죠.
세 줄 정리
· SP는 화풍 이름이 아니라 상자입니다. 안에 얼빡 · 타로 · 장면형 · 수배서가 같이 들어 있어요.
· 83장 중 70장이 남의 번호입니다. SP는 신상이 아니라 이미 인기 있던 카드를 다시 그린 겁니다.
· 같은 사양끼리 33배가 벌어집니다. 값을 정하는 건 그림이 아니라 캐릭터와 물량이에요.
사흘 뒤에 다시 세어봐야 합니다
8월 21일에 「창해의 칠걸」이 한글판으로 나옵니다. 공지에 스페셜 카드 12종이 적혀 있어요. 지금 83장인 SP가 95장이 되는 겁니다. 한 번에 12장은 지금까지 제일 큰 폭이에요. 「계승되는 의지」가 9장이었으니까요.
그때 볼 게 두 가지입니다. 열두 장 중 몇 장이 남의 번호인가, 그리고 얼빡·타로 말고 새 사양이 들어오는가. 다음날인 22일엔 일본에서 4주년 신탄이 나오면서 SEC 위에 트레저 레어라는 칸이 하나 더 열립니다. 그것도 액자일지 만화 컷일지 아직 아무도 모르죠.
세보고 다시 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