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러렐'이라고 쓰면 아무도 못 찾습니다
국내 실거래 468건의 판매 제목을 전수로 셌습니다. 같은 말을 다섯 가지로 쓰고 있었고(페레 64건 vs 패러렐 13건), 카드번호를 적은 건 절반이 안 됐습니다. 제목을 다 적은 낙찰은 카드샵가의 0.46~2.06배로 얌전한데, 번호만 적힌 통상판에 붙은 낙찰은 중앙 21배였습니다. 내일 신탄을 뜯고 파실 분을 위한 제목 쓰는 법.
경매장에 올라온 원피스 카드 제목을 468건 전부 세어봤습니다. 그러다 이상한 걸 발견했어요. 다들 같은 말을 다섯 가지로 쓰고 있었습니다.
패러렐 13건. 페러렐 8건. 패레 6건. 패러 5건. 그리고 페레 64건.
표준 표기라고 할 만한 "패러렐"이 96건 중 13건입니다. 13.5%. 나머지 열에 아홉은 다르게 씁니다. 검색창은 글자를 그대로 맞춰봅니다. "패러렐"이라고 검색하면 여덟 장이 안 보이는 거죠.
내일 「창해의 칠걸」이 나옵니다. 뜯고 나서 파실 분이 많을 거예요. 그래서 오늘은 파는 쪽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제목 한 줄이 값을 얼마나 가르는지, 숫자로만.
■ 세는 기준
국내 실거래 468건(브레이크 마켓 168 · 네이버 카페 300)의 판매 제목을 전수로 읽었습니다. 값 비교는 카드샵 판매가(ktcgpanda)를 기준선으로 잡았습니다. 부르는 값(온라인 판매글)은 이 글에 안 넣었습니다. 실제로 손이 바뀐 건만 봅니다.
제목에 카드번호를 적는 사람이 절반이 안 됩니다
468건 중 카드번호(OP13-118 같은 것)를 적은 건 219건, 46.8%입니다. 판본이 통상인지 패러렐인지 밝힌 건 95건, 20.3%. 다섯 중 넷은 안 적습니다.
| 제목에 적힌 것 | 건수 | 비율 |
|---|---|---|
| 카드번호(OP00-000) | 219 | 46.8% |
| 판본 지역(한글판/일판/영문) | 215 | 45.9% |
| 등급(PSA·BRG·무등급 등) | 162 | 34.6% |
| 사양(망가·수배서·프로모·SEC 등) | 147 | 31.4% |
| 판본(패러렐/통상) | 95 | 20.3% |
| 상태(직뽑·S급·민트) | 46 | 9.8% |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원피스 카드는 같은 번호가 일곱 번까지 찍힙니다. 번호만 적고 판본을 안 적으면 그 제목은 일곱 장 중 어느 것도 가리키지 못해요.
제목을 다 적은 글은 값이 얌전합니다
번호와 판본을 둘 다 적은 낙찰만 골라봤습니다. 카드샵가 대비 배율이 이렇게 나옵니다.
| 카드 | 제목 | 카드샵 | 낙찰 | 배율 |
|---|---|---|---|---|
| 루피 OP13-001_p1 | cgc10등급 프리스틴 루피 리더페레 op13-001 | 143,000 | 200,000 | 1.40배 |
| 비비 OP04-001_p1 | Op04-001 리더페레 X동료비비 | 50,000 | 103,000 | 2.06배 |
| 로 EB03-062_p1 | [직뽑S급] EB03-062 SEC페레 | 50,000 | 61,000 | 1.22배 |
| 핸콕 OP07-038_p1 | 보아 행콕 OP07-038 리더 패러렐 한글판 | 60,000 | 65,000 | 1.08배 |
| 비비 OP04-001_p1 | 네펠타리 비비 OP04-001 리더 패러렐 한글판 | 50,000 | 46,000 | 0.92배 |
| 루피 ST01-012_p1 | ST01-012 몽키 D. 루피 (수배지 패러렐) | 150,000 | 82,000 | 0.55배 |
| 뵈프 버스트 OP12-060_p1 | 상디 이벤트 페레 OP12-060 | 150,000 | 80,000 | 0.53배 |
| 나미 OP01-016_p1 | [brg9] 나미 페레 카드 OP01-016 | 100,000 | 46,000 | 0.46배 |
0.46배부터 2.06배 사이. 여덟 장이 전부 읽을 수 있는 폭 안에 있습니다. 어떤 건 손해고 어떤 건 이득이지만, 적어도 무슨 카드가 얼마에 팔렸는지는 압니다.
번호만 적으면 값이 스무 배로 벌어집니다
반대쪽을 봤습니다. 통상판 번호(꼬리표 없는 번호)에 붙은 무등급 한글판 낙찰 157건. 제목에 프로모·25주년·쿠지 같은 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갈랐습니다.
| 제목 | 건수 | 배율 중앙값 |
|---|---|---|
| 별물건임을 밝힘(프로모·25주년·쿠지 등) | 24 | 21.25배 |
| 아무 말 없음 | 133 | 1.63배 |
13배 차이. 무슨 뜻이냐면, 통상판 번호로 20배 넘게 팔린 카드는 통상판이 아니었습니다. 25주년 기념판이거나 쿠지 경품이거나 잡지 부록이었죠. 제목에 그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 번호 | 카드샵 | 낙찰 | 배율 | 제목이 말한 것 |
|---|---|---|---|---|
| 루피 OP13-001 | 500 | 280,000 | 560배 | "쿠지 프로모" |
| 조로 OP01-001 | 500 | 121,000 | 242배 | "25주년 기념 프리미엄 컬렉션" |
| 비비 ST01-009 | 200 | 32,000 | 160배 | "JUMPGIGA 2023 WINTER" |
| 야마토 OP06-022 | 500 | 47,000 | 94배 | "Weekly Shonen JUMP 프로모" |
| 조로 OP09-076 | 400 | 36,000 | 90배 | "2026 매칭배틀 프로모" |
위 다섯 장 이미지는 500원짜리 통상판입니다. 팔린 건 저 그림이 아니에요. 같은 번호를 쓰는 다른 물건입니다. 사시는 분은 이걸 조심하시고, 파시는 분은 반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한 줄을 안 적으면 500원짜리로 보입니다.
예상이 빗나간 곳
저는 이렇게 예상했습니다. "패러렐 카드를 팔 때 제목에 패러렐이라고 적으면 더 비싸게 팔리겠지." 세어보니 아니었어요.
아트 카드(꼬리표 붙은 번호) 무등급 한글판 43건 기준으로, 판본을 밝힌 37건이 중앙 0.54배, 안 밝힌 6건이 0.71배였습니다. 밝힌 쪽이 오히려 낮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6건과 37건이라 표본이 너무 기울어 있고요. 다만 짐작은 갑니다. 비싼 카드일수록 제목을 꼼꼼히 쓰고, 비싼 카드일수록 카드샵가 아래에서 팔립니다. 그건 제목 탓이 아니라 값이 큰 카드의 성질이죠. 확인은 못 했습니다.
별명으로도 팔립니다, 번호만 맞으면
재밌는 걸 봤어요. 빈스모크 레이주 OP06-068은 카드샵 300원짜리 커먼입니다. 이게 브레이크 마켓에서 네 번 팔렸어요.
| 제목 | 낙찰 |
|---|---|
| Op06-068 레이주 | 24,000 |
| Op06-068 레이주 우유버젼 | 26,500 |
| Op06-068 요즘핫한레이쥬 | 27,000 |
| 밀크레이쥬op06-068 | 32,000 |
이름 표기가 넷 다 다릅니다. 레이주, 레이쥬, 우유버젼, 밀크. 그런데 넷 다 카드번호는 정확히 적었습니다. 그리고 넷 다 팔렸고, 오히려 값이 조금씩 올랐어요.
여기서 배울 게 있습니다. 이름은 틀려도 되고 별명이어도 됩니다. 번호가 다리 역할을 합니다.
제목만으론 뭔지 모르겠는 것들
번호를 적었는데도 못 읽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 장 보여드릴게요.
① 레어도가 안 맞는다
"직뽑s급 op13-116 루피 sec" — 30,000원에 팔렸습니다. 그런데 OP13-116은 「이 바다에서 가장 자유로운 녀석이 해적왕이야.」라는 200원짜리 언커먼 이벤트 카드예요. SEC가 아닙니다. 루피 SEC는 OP13-118이고요. 번호를 잘못 적었거나 제가 못 읽는 겁니다.
② 색이 안 맞는다
"바바누키 노랑" 15,000원, "바바누키+타루카" 36,000원. 한글판 바바누키는 OP01-107 한 장뿐이고 보라색입니다. 노란 바바누키는 저희 데이터에 없어요.
③ 판본이 안 맞는다
"조로쥬로 R 레어 프로모션 카드(OP05-067)" 108,000원. OP05-067 통상판은 500원입니다. 216배죠. 같은 번호 패러렐이 25,000원, SP가 40,000원이니 그것도 아니고요. 세 번째 마주치는데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카드가 아닌 것도 섞여 있습니다
제목에 카드번호가 있으면 저희는 카드로 봅니다. 그래서 이런 게 끼어듭니다.
"매트 루피 (EB02-010 공식 플레이 매트 리미티드 에디션)" 450,000원. EB02-010은 800원짜리 루피 리더 카드고, 팔린 건 플레이 매트입니다. 카드가 아니에요. 번호는 그림이 같아서 붙인 거고요.
묶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바누키+타루카"는 두 장이고, "원피스 2주년, 3주년, 최강 점프 5월호 2권, 쵸파 2권" 188,000원은 여러 개를 한 번에 판 겁니다. 제목에 개수를 안 적으면 한 장 값으로 읽히죠.
가운데 두 장은 「카무사리」 통상(600원)과 패러렐(40,000원)입니다. "op10-019 r페러렐 샹크스 카무사리"라는 제목으로 59,000원에 팔렸는데, 번호는 통상판 것이었어요. 판본은 적었고 번호가 어긋난 경우죠. 이러면 표기가 서로 싸웁니다.
맨 오른쪽은 미스 올 선데이 OP04-064입니다. 카드에 인쇄된 이름은 "미스 올 선데이"인데, 판매 제목은 "op04-064 sr 로빈"이었어요. 사람 눈엔 같은 사람이고, 검색창엔 다른 단어입니다.
내일 팩을 뜯고 파실 분께
■ 제목에 넣을 것 (숫자로 확인된 순서)
1. 카드번호. OP14-020 이런 식으로. 468건 중 절반이 이걸 빠뜨립니다. 이게 있으면 이름은 별명이어도 팔립니다(레이주 네 장).
2. 판본. 통상인지 패러렐인지. 같은 번호가 최대 일곱 장이라 이게 없으면 무슨 카드인지 확정이 안 됩니다.
3. 판본 지역. 한글판인지 일판인지. 국내 경매장 낙찰의 절반 가까이가 해외판입니다. 안 적으면 사는 쪽이 물어봅니다.
4. 등급 여부. 무등급이면 무등급이라고. 안 적으면 등급품인 줄 알고 들어왔다 나갑니다.
5. 장수. 여러 장이면 몇 장인지. 묶음을 한 장으로 읽으면 시세 자체가 틀어집니다.
제 판단 두 가지
저라면 제목에 "페레"와 "패러렐"을 둘 다 적습니다. 근거는 맨 위 숫자예요. 96건 중 표준 표기는 13건뿐이고, 사는 사람 대부분이 "페레"로 검색합니다. 그런데 카드 이름으로 찾아 들어오는 사람은 "패러렐"로 칠 수도 있죠. 글자 두 개 더 쓰는 게 제일 싼 보험입니다. 값이 오른다는 얘기가 아니라, 안 보이면 시작도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저라면 내일 뜯은 카드를 내일 팔지 않습니다. 히로인즈 때를 보면, 같은 카드가 발매 엿새 사이에 7,500원과 56,000원에 팔렸습니다. 나미 SR은 이틀 만에 32% 내렸고요. 기준선이 없는 상태에서 값을 부르면 그건 제목을 잘 쓰고 말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흘에서 나흘쯤 다른 사람들 낙찰가를 보고 나서 올리려고요. 물론 저는 팔 카드도 없습니다.
내일 나오는 카드로 연습해보면
왼쪽은 미호크 리더 OP14-020, 오른쪽은 미호크 SEC 망가 OP14-119_p2입니다. 둘 다 미호크고, 둘 다 내일 나옵니다.
"미호크 팝니다"라고만 쓰면 이 둘이 구별이 안 됩니다. 일본판 기준으로 SEC 통상은 1만 6천 원대, 망가는 150만 원대예요. 90배 차이가 제목 한 줄에 걸려 있습니다.
「창해의 칠걸」이 나오면 이 468건이 며칠 안에 늘어날 겁니다. 신탄 첫 주엔 제목이 특히 거칠어져요. 아직 다들 뭘 뽑았는지 몰라서 그렇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세어보려고 합니다. 그때는 "페레"가 몇 건이고 "패러렐"이 몇 건인지, 신탄에서도 같은 비율이 나오는지 보겠습니다.
그리고 조로주로 108,000원 말인데요.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저는 세 번째 포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