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왕관 루피가 3만 5천 원에도, 45만 5천 원에도 팔렸습니다
8월 첫 열흘 원피스 경매 65건 전수. 상위 10건에 무등급 한글판이 0장이었습니다. 왕관 루피 P-043 한 장이 한·미·일 판본으로 아홉 번 팔린 기록으로 등급과 판본 중 뭐가 먼저인지 봤고, PSA 10과 CGC 10 값이 세 카드에서 갈린 것도 확인했습니다.
8월 1일부터 11일까지, 네이버 카페와 break에서 원피스 카드 65건이 낙찰됐습니다. 값이 높은 쪽부터 훑다가 좀 이상했어요. 열 건을 세도록 무등급 한글판 카드가 한 장도 안 나옵니다. 전부 등급 슬라브거나, 일본판·북미판이거나, 팩에서 나오지 않는 프로모였습니다.
그중 한 장이 눈에 걸렸습니다. 왕관 쓴 루피, 카드번호 P-043. 이 카드는 한국 카페 경매에서만 최근 두 달 동안 아홉 번 팔렸는데, 한 번은 3만 5천 원, 한 번은 45만 5천 원이었습니다. 같은 그림, 같은 코스트 7, 같은 파워 7000. 언어만 다릅니다.
왼쪽부터 한글판 · 일본판 · 영문판. 그림도 능력도 같습니다.
프로모가 뭐길래
프로모(P-) 카드 = 부스터 팩에서 안 나오는 카드
주간소년점프 부록, 이벤트 배포, 편의점 캠페인, 미니틴 세트 동봉, 대회 참가상. 카드번호가 P-로 시작합니다. 팩을 아무리 뜯어도 안 나오니 수량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죠. 그리고 한국 카페 경매에는 일본판·북미판 프로모가 그대로 올라옵니다. 한글판만 거래되는 게 아니에요.
저희 DB에 잡힌 프로모 실거래는 72건. 전부 네이버 카페 경매입니다. 그리고 이 72건 중 54건(75%)이 루피 카드였습니다. 나머지 25%를 로빈·우타·나미·핸콕·에이스·쵸파·버기·사보·소녀가 나눠 가졌고요.
왕관 루피 한 장으로 보는 값의 층
P-043은 2023년 주간소년점프 부록으로 나온 카드입니다. 아홉 번의 낙찰을 판본과 등급으로 갈라 세워봤습니다.
| 마감 | 판본 | 등급 | 낙찰가 |
|---|---|---|---|
| 7/13 | 영문판 | PSA 10 | 455,000원 |
| 7/4 | 영문판 | PSA 10 | 380,000원 |
| 6/29 | 영문판 | PSA 10 | 360,000원 |
| 7/2 | 영문판 | PSA 10 | 345,000원 |
| 8/7 | 일본판 | PSA 10 | 331,000원 |
| 8/9 | 일본판 | PSA 10 | 329,000원 |
| 7/9 | 일본판 | 무등급 | 181,000원 |
| 8/2 | 일본판 | 무등급 | 151,000원 |
| 7/30 | 일본판 | PSA 9 | 132,000원 |
| 7/28 | 한글판 | 무등급 | 35,000원 |
표를 만들다가 저도 순서를 한 번 잘못 읽었는데, 이건 판본 순서가 아닙니다. 등급이 먼저고 판본이 그다음이에요. 영문판 10점 넉 장이 위를 차지하고, 일본판 10점이 바로 아래, 그 밑에 일본판 무등급이 옵니다.
그런데 표 아래쪽이 좀 이상하죠.
PSA 9(132,000원)가 무등급(151,000 · 181,000원)보다 쌌습니다. 감정을 보내서 9점을 받아온 카드가, 아무것도 안 한 카드보다 싸게 팔린 겁니다. 감정비와 왕복 배송비는 따로고요.
이건 제가 이틀 전 등급 감정 글에서 "10점이 안 나오면 계산이 무너진다"고 썼던 얘기의 실물입니다. 그때는 카드가 다 제각각이었어요. 이번엔 같은 카드 한 장 안에서 그게 나왔습니다.
PSA 10과 CGC 10이 같은 값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하나 더 나왔습니다. 프로모 중에 같은 카드가 PSA 10으로도, CGC 10으로도 팔린 게 세 장 있었어요. 둘 다 만점입니다. 그런데 값이 갈렸습니다.
| 카드 | PSA 10 | CGC 10 | 배율 |
|---|---|---|---|
| P-033 점프 루피 | 635,000원 | 351,000원 | 1.81배 |
| P-041 니카 루피 | 440,000원 (3건 중앙) | 225,000원 | 1.96배 |
| P-099 신사황 루피 | 531,000원 | 382,000원 (2건 중앙) | 1.39배 |
세 장이 전부 같은 방향입니다. PSA 쪽이 위예요.
닷새 전 글에서 저는 "회사별로 값이 다른지는 표본이 얇아 모르겠다"고 썼습니다. 그때 근거가 샹크스 수배서 한 쌍뿐이었고, 그건 2% 차이라 차이가 없어 보였거든요. 이번엔 세 장 여섯 건이 같은 쪽을 가리킵니다.
그래도 아직 법칙이라고는 안 하겠습니다. 여섯 건이고, 전부 루피 프로모고, 낙찰일도 제각각이에요. 다만 세 장이 다 같은 방향인 건 우연치고는 눈에 띕니다. 다음에 등급 데이터가 쌓이면 이 표부터 다시 볼 생각입니다.
40만 원 넘는 루피 프로모들
프로모 상위권은 전부 루피가 차지했습니다. 어떤 카드들인지 값과 함께 보시죠.
| 카드 | 출처 | 최고 낙찰 |
|---|---|---|
| P-033 루피 | 주간소년점프 프로모 | 635,000원 (PSA10) |
| P-099 루피 | 신 사황 테마 프로모 | 531,000원 (PSA10) |
| P-061 루피 | 필름 레드 앙코르팩 | 480,000원 (PSA10) |
| P-043 루피 | 주간소년점프 (영문판) | 455,000원 (PSA10) |
| P-041 루피 | 원피스데이 23 DAY2 | 451,000원 (PSA10) |
| P-080 루피 | 모스버거 캠페인 | 402,000원 (PSA10) |
| P-041_p3 루피 | 세븐일레븐 프로모 | 340,000원 (CGC10) |
| P-001 루피 | 25주년 프로모 | 200,000원 (CGC10) |
| P-022 루피 | 필름 레드 프로모 | 158,000원 (CGC10) |
| P-001_p4 루피 | 세븐일레븐 캠페인 | 150,000원 (CGC10) |
모스버거. 세븐일레븐. 햄버거 사고 편의점 갔다가 받은 카드가 40만 원입니다. 저는 이 목록이 원피스 프로모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봐요. 카드가 좋아서가 아니라, 그때 거기 있어야만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값이 붙습니다.
열흘에 아홉 번 팔린 카드
루피 아닌 카드도 하나 짚고 갑니다. P-159 고기 루피… 아, 이것도 루피네요. 29주년 기념으로 소년점프 33호에 들어간 카드입니다. 최근 열흘 사이 아홉 번 팔렸습니다.
| 마감 | 낙찰가 | 비고 |
|---|---|---|
| 7/22 | 63,000원 | 1,000원 시작 경매 |
| 7/24 | 39,000원 | 1,000원 시작 경매 |
| 7/25 | 62,000원 | 잡지 통째로 |
| 7/25 | 37,000원 | 단품 |
| 7/25 | 30,000원 | 단품 |
| 7/26 | 47,000원 | 1,000원 시작 경매 |
| 7/28 | 32,000원 | 1,000원 시작 경매 |
| 7/31 | 2,000원 | 잡지 여러 권 묶음 |
| 8/1 | 31,000원 | "등급용" |
열흘 만에 63,000원에서 31,000원. 반토막입니다.
이유는 표 안에 있습니다. 7월 25일 마감분만 세 건인데 62,000 · 37,000 · 30,000으로 두 배가 벌어져요. 새 잡지가 풀리면서 같은 카드가 며칠 사이 여러 장 시장에 나온 겁니다. 공급이 몰리면 값은 내려가죠. 첫 낙찰에 63,000원을 낸 분은 이틀 뒤 39,000원짜리를 봤을 거고요.
발매 직후 물건에 값을 매기는 게 왜 어려운지, 이만한 사례가 없습니다. 8월 21일 창해의 칠걸이 나오면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겁니다.
한글판 프로모는 어디쯤 있나
여기까지 나온 값이 대부분 일본판·영문판이었습니다. 한글판은요?
| 카드 | 한글판 | 일본판 | 차이 |
|---|---|---|---|
| P-041 니카 루피 (PSA10) | 220,000원 | 451,000원 | 2.05배 |
| P-041 니카 루피 (무등급) | 11,000원 | 28,000~51,000원 | 2.5~4.6배 |
| P-043 왕관 루피 (무등급) | 35,000원 | 151,000~181,000원 | 4.3~5.2배 |
| P-033 점프 루피 | 175,000원 (CCG10) | 635,000원 (PSA10) | — |
같은 경매장, 같은 구매자들, 같은 주에 팔린 카드입니다. 판본만 다릅니다. 그런데 한글판이 절반에서 5분의 1이에요.
왜 그런지는 저도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한글판 프로모가 더 늦게, 더 많이 풀렸을 수도 있고, 일본판을 원본으로 치는 분위기일 수도 있어요. 다만 한글판 프로모 실거래는 두 달 통틀어 다섯 건뿐이라 뭐라 단정할 만한 데이터가 아닙니다. 같은 기간 한글판 프로모 호가는 254건이었고요. 부르는 값은 넘치는데 팔린 기록이 없는 상태죠.
루피 아닌 프로모들. 로빈 350,000 · 우타 150,000 · 북미판 루피 161,000 · 쵸파 188,000 · 에이스 75,000 · 핸콕 43,000 · 나미 35,000 · 소녀 20,000 · 버기 11,000 · 사보 20,000 · 루피 13,000.
같은 기간, 한글판 부스터 카드는요
대조군이 있어야 이 값들이 높은 건지 알 수 있죠. 8월 첫 열흘, 한글판 부스터 카드가 카드샵 판매가 대비 얼마에 낙찰됐는지 봤습니다.
| 카드 | 카드샵 | 낙찰 | 배율 |
|---|---|---|---|
| 루피 OP11-118 SEC | 35,000원 | 7,000원 | 0.20배 |
| 니코 로빈 EB03-055 SR | 30,000원 | 9,000원 | 0.30배 |
| 샹크스 OP01-120 SEC | 8,500원 | 3,000원 | 0.35배 |
| 보아 행콕 EB03-026_p1 | 65,000원 | 28,000원 | 0.43배 |
| 네펠타리 비비 EB03-024_p1 | 40,000원 | 27,000원 | 0.68배 |
| 골 D. 로저 OP09-118 SEC | 20,000원 | 14,000원 | 0.70배 |
| 쥬얼리 보니 OP12-118 SEC | 30,000원 | 62,000원 | 2.07배 |
| 야마토 OP01-121_p2 SP | 35,000원 | 68,000원 | 1.94배 |
여덟 장 중 여섯 장이 카드샵 값 아래입니다. 히로인즈 에디션(7월 24일 정발) 카드들이 특히 그래요.
샹크스 SEC는 좀 봐야겠습니다. 이 카드는 7월 30일에 55,000원에 팔렸고, 8월 9일에 3,000원에 팔렸습니다. 열흘 만에 18분의 1이요. 저는 이게 시세가 그만큼 빠진 거라고는 안 봅니다. 상태가 다르거나, 시작가 근처에서 입찰이 안 붙었거나, 제목에 안 적힌 뭔가가 있겠죠. 하지만 그게 뭔지 제목만 보고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래서 낙찰 한 건으로 시세를 말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반대쪽. 등급이 붙으면 방향이 통째로 뒤집힙니다.
| 카드 | 카드샵 | 등급 낙찰 | 배율 |
|---|---|---|---|
| 루피 ST21-014 (매거진 특집) | 2,000원 | 450,000원 (CGC10) | 225배 |
| 루피 OP12-015 (북미판) | 8,000원 | 170,000원 (PSA10) | 21배 |
| 니코 로빈 OP12-087 (북미판) | 7,000원 | 160,000원 (PSA10) | 23배 |
| 롤로노아 조로 OP06-118 SEC | 15,000원 | 140,000원 (CGC10) | 9.3배 |
| 보아 행콕 OP01-078_p2 SP | 500,000원 | 616,000원 (PSA10) | 1.23배 |
| 루피 OP09-119 SEC | 20,000원 | 90,000원 (CGC10) | 4.5배 |
2,000원짜리 매거진 특집 루피가 슬라브에 담겨 45만 원. 그리고 이미 50만 원인 핸콕 SP는 10점을 받아도 1.23배입니다. 싼 카드일수록 배율이 커지는 이 구조는 이제 네 번째 확인이네요.
표를 만들면서 걸러낸 것들
경매 제목은 생각보다 정보가 없습니다.
① 묶음인지 단품인지 안 적힙니다. 고기 루피 2,000원짜리는 잡지 여러 권 묶음이었고, 62,000원짜리는 잡지를 통째로 판 거였어요. 단품 낙찰만 세면 30,000~47,000원입니다.
② 판본이 안 적힙니다. "원피스 루피 프로모"라고만 쓴 글이 여럿이었습니다. 한글판인지 일본판인지 알려면 사진을 봐야 하죠.
③ 같은 카드가 DB에 두 줄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북미판 P-075는 저희 DB에 두 행으로 등록돼 있었어요. 8월 1일 164,000원과 8월 6일 161,000원이 각각 다른 줄에 붙었습니다.
④ 8월 4일 마감 야마토 PSA10 250,000원은 이번에도 뺐습니다. 제목이 "피치모모코 일러스트"인데 저희 DB의 ST13-016은 스타트덱 커먼(200원)이거든요. 번호만 같은 다른 카드입니다.
저라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하나. 프로모를 산다면 무등급 일본판을 봅니다. P-043 기준으로 무등급이 151,000~181,000원, PSA 10이 329,000~331,000원. 등급 프리미엄이 딱 2배입니다. 그 2배를 직접 만들려면 10점이 나와야 하는데, 같은 카드 PSA 9는 132,000원이었어요. 무등급보다 쌌습니다. 9점이 나오는 순간 감정비까지 얹어서 손해예요. 저는 그 도박을 안 하고 무등급을 사서 그대로 두겠습니다.
둘. 한글판 프로모는 지금 값을 안 믿습니다. 실거래가 두 달에 다섯 건인데 호가는 254건이에요. 비교할 대상이 없으니 그 호가가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할 방법 자체가 없습니다. 이건 사흘 전 대회 프로모 글에서도 같은 말을 했는데, 데이터가 더 쌓인 지금도 결론이 안 바뀌네요.
덧붙이면, 둘 다 "오를 테니 사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프로모는 팩에서 안 나오니 앞으로 물량이 늘지 않는다는 것뿐이고, 그게 값이 오른다는 뜻은 아니에요. 고기 루피가 열흘 만에 반토막 난 걸 위에서 보셨잖아요.
세 줄로
· 등급이 판본보다 먼저입니다. 같은 왕관 루피가 영문판 PSA10 455,000원, 일본판 무등급 151,000원, 한글판 무등급 35,000원에 팔렸습니다.
· PSA 10과 CGC 10은 값이 달랐습니다. 세 장 여섯 건에서 PSA 쪽이 1.4~2.0배 위였어요. 아직 법칙이라 부르진 않겠습니다.
· 발매 직후 값은 값이 아닙니다. 고기 루피가 열흘에 아홉 번 팔리며 63,000원에서 31,000원이 됐습니다. 8월 21일 창해의 칠걸도 똑같을 겁니다.
열흘 뒤면 창해의 칠걸이 나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그다음 날 4주년탄이 나오면서 새 프로모가 대량으로 풀립니다. 그때 이 표를 다시 들고 오겠습니다. 특히 PSA와 CGC 얘기는, 표본이 더 쌓이면 제가 오늘 한 말을 뒤집게 될 수도 있고요.







































